한국과 이스라엘, 물 관리 시스템의 차이와 개선 방향

이스라엘의 물 관리가 특별한 이유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에 위치한 국가로, 연평균 강수량이 극히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관리와 분배의 효율성에서 세계적인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국립 수도국이라는 독립 기관이 있다. 국립 수도국은 정치적 간섭을 철저히 배제한 상태에서 물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이는 물 관리와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을 전문가와 시민의 손에 맡기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한 결과다. 이러한 독립성은 정치적 선심성 정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한 물 분배와 낭비를 방지한다.

 

이스라엘의 물 관리 모델은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철저히 시장 원리에 입각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물 부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고, 전 세계의 물 관리 선진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물값 상승, 어떻게 해결했을까?

이스라엘은 물값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정치가가 선거를 위해 물값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정책을 펼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차단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상업용 물값은 2006년에 2달러였으나, 2013년에는 7달러로 약 세 배 상승했다. 이는 담수화 시설을 가동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정확히 반영한 결과였다.

 

물론 이러한 가격 상승은 소비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소비자들이 물을 절약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투명하고 정직한 가격 정책을 채택했다. 물값이 생산 비용을 반영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자원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이는 물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의 사례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한국에서는 물, 전기, 가스 등의 공공요금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공공기관의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결국 국민 세금으로 이를 보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스라엘처럼 생산 비용을 정확히 반영한 공공요금 정책은 자원 낭비를 줄이고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100% 자동화된 담수화 플랜트와 누수율 3%의 비밀

이스라엘의 물 관리 시스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담수화 플랜트의 완전 자동화이다. 이스라엘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담수화 플랜트를 건설했다. 이 시설은 100% 자동화되어 24시간 작동하며, 단 두 명의 기술자가 중앙 제어실에서 모든 운영을 관리한다. 이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생산 비용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상수도 누수율은 3% 이하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자랑한다. 이는 물이 귀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상하수도 시설을 철저히 관리한 결과다. 이와 비교해 한국은 상수도 누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년 상당량의 물이 낭비되고 있다. 물을 소중히 여기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이스라엘의 방식은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한국과 이스라엘 공공기관의 차이점

한국의 공공기관은 국민들에게 저렴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 안정에 기여해 왔다. 전기, 가스, 수도 등 필수 자원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면서 기업과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지속적으로 적자를 누적시키며, 국민 세금으로 이를 보전하는 구조적 문제를 낳았다.

 

반면, 이스라엘은 공공기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시장 원리에 따라 운영한다. 물의 가격은 생산 비용과 유지 비용을 정확히 반영해 책정되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이는 자원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정치적 간섭을 배제한 국립 수도국은 물 관리 정책을 공정하게 실행하며, 이스라엘 국민이 물을 소중히 여기도록 유도했다.

 

우리나라에 주는 교훈

한국은 공공기관 적자 문제와 자원 낭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물 관리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첫째, 물가를 현실적으로 책정하고, 정치적 영향을 배제한 독립 기관을 설립해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상하수도 시설의 누수율을 줄이고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셋째, 물을 포함한 공공요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전환해, 자원이 가진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는 교육과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의 사례는 물 관리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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