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광합성을 하는 동물이라니, 상상이 되는가? 식물처럼 햇빛을 받아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살아가는 동물이 실제로 존재한다. 이들은 염록체를 ‘훔쳐서’ 자신의 몸속에 심는다. 지금부터 그 놀라운 생물들의 이야기를 차근히 풀어본다.
1. 염록체 도둑,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 이야기
식물에만 있는 줄 알았던 염록체, 동물도 가져갈 수 있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것이다. “내 몸에도 염록체가 있다면, 햇볕만 쬐어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된 경우가 있다. 바로 '염록체 도둑(Kleptoplasty)' 현상을 보이는 몇몇 해양 생물들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바다 민달팽이 ‘엘리시아 클로로티카’다.
이 동물은 조류(녹조류)를 먹고 그 안의 염록체만 자신의 세포에 보관해, 스스로 광합성을 하며 포도당을 만든다. 이처럼 외부 생물의 세포기관을 자신 안에 넣고, 기능까지 활용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2. 단순한 생존 기술이 아니다: 공생의 진화적 흔적
(1) 어떻게 염록체를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대부분의 동물은 식물을 먹어도 소화 과정에서 염록체를 완전히 분해한다. 하지만 엘리시아처럼 특별한 종은 소화하지 않고 염록체만 선택적으로 흡수한 뒤 세포 속에 보관한다. 심지어 염록체가 작동할 수 있게 필요한 단백질을 자체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까지 갖추고 있다.
이건 마치, 식물의 일부 기능을 흡수한 새로운 생명체로 진화해가는 중간 단계처럼 보인다.
(2) 염록체는 유전되지 않는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능력이 유전이 아니라 ‘경험’으로 축적된다는 점이다. 엘리시아는 태어날 때는 염록체가 없고, 성장 과정에서 조류를 먹으며 염록체를 획득해야 광합성을 할 수 있다.
3. 염록체가 단순히 ‘에너지 생산’만 하는 게 아니었다
(1) 광합성 외의 기능도 밝혀지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이 염록체가 에너지를 만들 뿐 아니라, 몸의 손상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세포 내에서 염록체가 활성산소를 조절하거나 회복 관련 효소의 생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2)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도 유지되는 이유
심해처럼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도 이 염록체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실험에 따르면,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염록체를 ‘식량’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마치 비상식량처럼 몸에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분해해 영양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 엘리시아가 광합성을 하며 살아가는 이유 3가지
- 햇빛으로 포도당을 만들어 생존 기간 연장
굶긴 실험에서, 염록체를 보유한 엘리시아는 3~6주 이상 더 생존했다. - 염록체로부터 몸의 회복을 돕는 효소 분비
활성산소 제거, 세포 회복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부수적 효과들이 발견됐다. - 필요할 땐 염록체를 분해해 식량으로 사용
빛이 없거나 영양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염록체를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전환한다.
4. 보호까지 해주는 숙주의 면역계, 진화의 정교함
(1) 외부 물질인데, 공격하지 않는다?
보통 외부 세포가 들어오면 면역계는 이를 제거한다. 그런데 엘리시아는 염록체를 보호하는 지질막 구조를 스스로 만들어, 면역계의 공격을 피하도록 한다.
(2) 세포 내 소화 시스템도 억제
보통 세포 안의 이물질은 리소좀이라는 소기관이 소화한다. 그런데 엘리시아 안의 염록체는 리소좀의 작용을 받지 않도록, 리소좀의 접근을 멈추게 만드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5. 인공 광합성 기술, 건축까지 연결되다
(1) ‘남세균’을 이용한 인공 나무
최근에는 염록체를 가진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를 바이오잉크로 만들어 3D 프린터로 구조물을 만드는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이 구조물은 실제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산소를 만들어낸다.
(2) 결과적으로 탄산칼슘 구조물이 된다
이 바이오구조물은 시간이 지나면 탄산칼슘으로 단단하게 굳고, 1년에 소나무 한 그루가 20년 동안 흡수하는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마치며
식물이 아닌 동물도 염록체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던 생명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연구들은 인간도 언젠가 ‘광합성’을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 이제 생물의 세계를 더 깊이 들여다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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