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는 2026년,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조금만 빨리 알았어도”라는 생각이 들 때다. 나 역시 40대 중반이 되면서 느끼는 건, 정보는 넘치는데 정작 판단에 쓸 만한 구조화된 정보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도구 중 하나인 제미나이를 투자 리서치에 활용하고 있다. 단순 추천이 아니라, 질문 설계에 따라 꽤 쓸 만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오늘은 내가 실제로 써본 흐름을 기준으로 세 가지 방법을 정리해본다.
1. 이벤트를 기준으로 협력주를 먼저 추려본다
나는 먼저 ‘이벤트’를 잡는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의 신제품 공개 행사다.
(1)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면 답이 달라진다
막연하게 “요즘 투자할 만한 종목 뭐 있나?”라고 묻는 대신, 질문을 이렇게 좁힌다.
“삼성전자 신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상장사 중, 수혜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3~5개 추려줘.”
이렇게 묻는 이유는 명확하다. 삼성전자라는 대기업 단독이 아니라, 밸류체인 전체를 보겠다는 의도다.
(2) 상장 여부와 사업 내용은 한 번 더 걸러본다
제미나이가 종목을 추려주면, 여기서 끝내지 않는다.
① 상장 여부와 기본 정보부터 다시 본다
- 상장사인지 재확인한다.
- 최근 1~2년 사이 관리종목 이슈는 없는지 살핀다.
- 시가총액 규모가 너무 작은지 확인한다.
② 협력 관계가 실질적인지 체크한다
- 단순 납품인지, 전략적 파트너인지 구분한다.
- 매출에서 해당 고객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본다.
- 최근 공시나 보도자료에서 관련 언급이 있는지 본다.
이 단계는 AI가 뽑아준 초안을 사람이 다듬는 과정이다. AI가 초벌 작업을 하고, 최종 판단은 내가 한다는 흐름이다.
2. 사업보고서를 통째로 넣고 핵심만 뽑아낸다
나는 예전에 공시를 전부 직접 읽었다. 몇 시간씩 걸렸다. 지금은 구조가 바뀌었다.
(1) 공시를 내려받아 제미나이에 넣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내려받는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다.
“이 보고서 기준으로 이 회사의 핵심 기술, 주요 매출원, 특정 고객사 의존도, 신제품 출시 수혜 가능성을 요약해줘.”
그러면 수십 페이지를 몇 분 안에 정리해준다.
(2) 내가 특히 보는 부분
나는 기업을 볼 때 세 가지를 먼저 본다.
① 최대주주 지분율이 충분한가
- 10% 미만이면 일단 보수적으로 본다.
- 오너가 지분을 충분히 보유한 회사가 방향성이 명확한 경우가 많았다.
② 매출 구조가 단순한가, 복잡한가
- 특정 고객사 비중이 50% 이상이면 리스크도 크다.
- 반대로 확실한 성장 산업에 묶여 있다면 기회도 있다.
③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흐름
- 매출은 정체인데 설비투자만 늘면 부담이다.
- 매출 성장과 함께 투자 확대라면 방향이 보인다.
이 과정을 AI가 요약해주면, 나는 그중 숫자와 문장을 다시 공시 원문과 대조한다. AI는 방향을 잡는 도구고, 최종 검증은 사람이 해야 한다.
3. 언팩 전 3개월, 데이터로 다시 물어본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간다.
“최근 5년간 삼성전자 신제품 공개일 기준, 해당 기업의 주가가 직전 3개월과 이후 3개월에 어떻게 움직였는지 비교해줘.”
이 질문이 핵심이다.
(1) 왜 3개월을 보나
단기 매매가 아니라, 중단기 스윙 관점이다. 3개월은 수급과 기대감이 쌓이기 좋은 시간이다.
(2) 이렇게 다시 나눠서 묻는다
① 언팩 3개월 전에 매수하고 당일 매도했다면
- 평균 수익률은?
- 마이너스였던 해는 몇 번인가?
② 언팩 당일 매수하고 3개월 보유했다면
-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는지
- 이후 실적 발표 전까지 흐름은 어땠는지
이렇게 묻다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보일 때가 있다. 기대감은 행사 전 쌓이고, 행사 후에는 재료 소멸로 조정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매번 반복되는 공식은 아니다. 다만, 아이디어를 구조로 만드는 과정에서 AI는 분명 시간을 줄여준다.
4. 내가 공부한 투자 원칙을 AI에 학습시킨다
이건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하게 쓰는 방식이다.
나는 투자 관련 책을 읽으면 워드 파일에 핵심을 정리해 둔다. 그 파일을 제미나이에 넣고 이렇게 묻는다.
“이 투자 원칙에 맞는 현재 상장 기업을 3~5개 추려주고, 그 이유를 설명해줘.”
(1) 가치 지표를 반영하게 만든다
① PER, PBR, EV/EBITDA 조건을 설정한다
-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인지
- 최근 실적 개선이 동반됐는지
② 거래대금과 유동성 조건을 넣는다
- 너무 거래가 없는 종목은 제외
- 기관 수급이 완전히 끊긴 종목은 제외
AI는 내가 준 원칙을 기반으로 후보군을 좁힌다. 그리고 나는 그중 1~2개를 다시 깊게 판다. 예전 같으면 하루 종일 걸릴 작업이 지금은 1시간 내에 끝난다.
📊 내가 제미나이를 쓸 때 지키는 흐름
- 아이디어는 AI에게 받는다.
- 숫자와 공시는 내가 다시 확인한다.
- 최종 매수는 분할로 접근한다.
- 이벤트 매매는 일정표를 미리 만든다.
마치며
제미나이는 종목을 대신 골라주는 도구가 아니다. 내가 정한 질문을 더 빠르게 실험해보는 도구다.
언팩 전 3개월 전략처럼, 이벤트를 기준으로 가설을 세우고 AI로 빠르게 검증하고 마지막 판단은 스스로 내리는 구조.
이 흐름을 한 번만 제대로 만들어두면, 다음 이벤트부터는 훨씬 수월해진다.
다음 신제품 일정이 언제인지 달력에 먼저 표시해두고, 관련 밸류체인을 한 번쯤 직접 추려보는 것도 좋다. 그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보로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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