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음식과 관련된 스토리를 알고 먹는 즐거움
중국여행 중에 먹어 본 털게요리.
식당 벽면에 걸린 액자에 사진과 함께 쓰여진 글귀가 있습니다.
'1945년 쑤저우의 빈곤한 가정에서 민물 털게를 먹으며 연명하고 살았다'는 내용인데요.
이에 대해선 중국 내에서도 말이 많습니다.
저 당시에는 쌀값이 매우 비싸서 가난한 사람들은 쌀을 적게 먹고, 배를 채우기 위해 싼값의 털게를
먹었다는 말도 있는 반면에 테이블 위에는 털게가 가득하고 나이어린 소년이 저렇게 먹는게 이미 가난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털게는 중국 기록에서 송나라 때에도 그당시 미식가들 사이에 언급되는 게 종류의 하나였습니다.
또한 중화민국 시기인 1918년 11월 2일의 한 보면 한 부자가 '좋은 국화 수십 송이를 진열하고 제철 진미로 양청호 게를 준비하여 손님을 접대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늦가을의 털게도 당시의 별미였음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털게의 생산량은 제한적이며 인공양식이 없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양청호 털게는 당시에도 희귀한
상품이었을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사진 속 소년은 가난하지 않고, 털게는 가난한 사람들이 쉽게 먹을수 없었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사진 속 소년이 먹은 건 식당에서 홍보하며 파는 털게가 아닌 다른 종류의 게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저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는 미국인인데요.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그는 미 해군에서 복무했고 1945년 10월 12일부터 1946년 2월 5일까지 해군 구축함 연락
선과 함께 상하이에서 살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25세의 그는 카메라를 사용하여 상하이 거리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생생한 얼굴을 많이 포착했으며 96장의 흑백 사진을 모두 모아 앨범 shanghai 1945에 담았습니다.
게를 먹는 어린 소년의 이 사진도 그 중 하나인데 사진의 원래 설명에는 '게를 먹는'이라는 제목
과 함께 사진 속 장면과 어린 소년의 신원이 설명되어 있으며 '양청호 털게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언급
은 없었습니다.
송나라 때부터의 기록과 함께 먹으려는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알게 되니까 더 흥미를 가지고 맛있게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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