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스팀덱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게이머들이 스팀OS의 직관적인 UI와 슬립모드의 편리함에 감탄했다. 하지만 다양한 UMPC가 등장하면서 하드웨어는 더 강력해졌지만, 운영체제는 여전히 윈도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ASUS ROG Ally X, 이른바 흑갈리와 같은 기기에서는 성능은 우수하지만, 전용 OS가 아니기 때문에 게임기 같은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흑갈리에 스팀OS를 설치하고, 윈도우와 듀얼 부팅으로 구성해본 실제 과정을 정리해본다.
1. 기본 SSD 업그레이드부터 시작
스팀OS를 설치하려면 시스템에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 흑갈리 기본 모델에는 1TB SSD가 탑재되어 있지만, 윈도우와 스팀OS를 동시에 설치하기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SSD를 2TB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이 가장 먼저 필요했다.
① 준비한 부품
- SK 하이닉스 P41 2TB SSD
- 열 전도 방지용 SSD 방열패드
- 정밀 수동 드라이버
- 헤라(플라스틱 오프너)
② 분해 및 장착 시 주의사항
- 배터리 케이블을 가장 먼저 분리해야 함
- 헤라를 사용할 때 기기의 내부 버튼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
- SSD 탈거 후, 새로운 SSD를 조심스럽게 밀어넣듯 장착
- 배터리 다시 연결 전, 방열패드를 부착해야 발열 안정성 확보 가능
③ 조립 후 체크 사항
- 전원이 바로 들어오지 않으면 어댑터를 연결해 볼 것
- BIOS에 진입해서 SSD 인식 여부 확인
- 클라우드 복구 기능을 통해 윈도우 재설치
SSD 업그레이드를 마친 후, 흑갈리는 2TB의 넉넉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제 스팀OS 설치와 듀얼 부팅 구성으로 넘어갈 준비가 되었다.
2. 스팀OS 설치를 위한 준비 과정
스팀OS는 기본적으로 스팀덱 전용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흑갈리 같은 다른 UMPC에 설치하려면 약간의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 설치에는 'bazzite'라는 툴킷을 사용해 스팀OS를 흑갈리에 이식했고, 윈도우와 스팀OS를 듀얼 부팅으로 구성했다.
① 설치 툴 및 다운로드
- bazzite 커스텀 스팀OS 이미지
- USB 부팅 툴 (Rufus 등)
- 스팀OS ISO 이미지 파일
② 윈도우에서 파티션 분할
- 디스크 관리에서 기존 SSD 용량 중 절반(약 1.8TB)을 비할당으로 분리
- 장치 암호화 기능은 비활성화해야 충돌 방지 가능
- 파티션 축소 시 계산 실수로 공간이 작게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
③ BIOS 설정 변경
- Secure Boot(안전 부팅) 기능 해제
- UEFI 부팅 모드 유지
- USB 부팅 우선순위 조정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이제 본격적으로 스팀OS를 설치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3. 스팀OS 설치 및 듀얼 부팅 구성
스팀OS 설치는 일반 리눅스 배포판 설치와 유사하며, GUI 기반의 설치 화면을 제공해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다만 키보드와 마우스가 필수로 필요하므로 설치 전 허브나 무선 장비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① 설치 방식
- UEFI 부팅 후 USB 설치 디스크에서 진입
- 설치 시 언어 선택: 한국어 지원 가능
- 설치 대상 파티션: 윈도우에서 비워둔 비할당 영역 선택
② 파티션 구성
- 300MB EFI 시스템 파티션 생성
- 나머지 공간을 스팀OS 루트 파티션으로 설정
- 파티션 포맷 형식은 ext4 선택
③ 설치 이후 설정
- 설치 완료 후 자동 재부팅
- 부팅 시 부트로더에서 윈도우 또는 스팀OS 선택 가능
- 처음 부팅 시 데스크톱 모드와 게임 모드 선택 가능
설치 완료 후 실제로 스팀OS가 부팅되었을 때의 인터페이스는 스팀덱과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굉장히 익숙하게 느껴졌다. UI 반응 속도도 빠르고, 조이스틱 LED 연동도 제대로 작동한다.
4. 실사용 후기: 스팀덱과 얼마나 비슷할까?
스팀OS를 직접 설치한 후 며칠간 실제로 사용해보면서 스팀덱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흡사한지를 테스트해보았다. 특히 기대했던 슬립모드 기능의 구현 여부와 게임 실행의 안정성에 집중했다.
① 슬립모드 작동 테스트
- 전원 버튼 클릭 시, 조이스틱 LED 꺼지고 슬립모드 진입
- 재부팅 없이도 2~3초 내에 복귀 가능
- 윈도우 대비 전력 소모 및 복귀 속도 모두 우수
② 게임 구동 테스트
- 스팀 라이브러리 자동 인식
- 게임 패드 자동 매핑으로 별도 설정 없이 실행 가능
- 트리플 A 게임 외에는 대부분 문제없이 구동됨
③ 데스크톱 모드 활용
- 스팀OS 내 데스크톱 전환 기능을 통해 리눅스 기반 데스크톱 사용 가능
- 브라우저, 파일 탐색기, 간단한 오피스 작업도 가능
- 다중 용도로 활용 가능해 휴대용 미니PC처럼 사용 가능
전체적으로 게임만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스팀OS는 매우 직관적이고 빠르게 작동한다. 설정 메뉴도 단순화되어 있고, 시스템 자원도 적게 소모되는 편이라 성능 대비 효율성이 높다.
5. 윈도우와 스팀OS, 언제 어떤 OS를 선택할까?
듀얼 부팅 환경이 마련된 이상, 상황에 따라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각 OS의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 스팀OS를 쓸 때 적합한 상황
- 가벼운 퍼즐 게임, 인디 게임 위주로 즐기는 경우
- 슬립모드, 전원 효율성을 중시할 때
- 컨트롤러 기반 UI에 익숙한 사용자
② 윈도우를 쓸 때 적합한 상황
- 트리플 A급 고사양 게임 위주 플레이
- DLSS, AFMF 등 최신 기술 사용이 필요한 경우
- 마우스와 키보드 기반의 정밀 조작이 필요한 장르
결론적으로, 윈도우는 확장성과 호환성에 강점이 있고, 스팀OS는 직관성과 휴대성, 간편함에서 강점을 갖는다. 두 운영체제를 병행함으로써 용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마치며
흑갈리에 스팀OS를 설치하고 직접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은, 운영체제만 달라져도 기기의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는 것이었다. 윈도우 기반 UMPC로만 쓰기엔 아쉬웠던 점들이 스팀OS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되었고, 게임 전용 기기로서의 몰입감이 확연히 높아졌다. 물론 설치 과정에서 약간의 설정과 정보 탐색이 필요하지만, 한 번 구성해두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스팀덱 없이도 스팀OS의 매력을 누리고 싶다면, 흑갈리와 같은 고성능 UMPC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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