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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공개한 ‘터미널 프로’, 진짜 제품일까?…알고 보니 이 마케팅

by 코스티COSTI 2025. 3. 30.

시작하며

애플이 최근 공개한 '터미널 프로'라는 신제품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짙은 블루 컬러의 미니멀한 디자인에, 맥 제품군처럼 보이는 이 제품은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등장해 한때 실제 출시 제품으로 오해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모든 것은 하나의 마케팅이었다. 애플 TV+ 오리지널 드라마 '세브란스(Severance)' 시즌2를 홍보하기 위해 기획된 가상 제품으로, 애플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이례적인 방식의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콘텐츠에서는 터미널 프로에 담긴 메시지와 함께 애플 TV+가 처한 상황, 그리고 애플이 이를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1. 터미널 프로는 실존 제품이 아니다

이번에 공개된 터미널 프로는 맥 제품처럼 생겼지만 실제 판매되는 제품은 아니다. 이는 '세브란스'라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기업 '루먼 인더스트리(Lumen Industries)'의 소속 기기처럼 보이게 제작된 것이다. 심지어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클릭하면, ESC 키와 컨트롤 키가 없는 키보드 디자인까지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단절된 직장 생활을 암시하는 상징적 장치로 해석된다.

1) 터미널 프로가 상징하는 의미

  • ESC 키 없음: 탈출 불가능한 구조를 암시
  • 컨트롤 키 없음: 통제권의 부재를 나타냄
  • 루먼 인더스트리 소속 로고: 세브란스 세계관과 연결

이러한 세세한 디자인은 드라마 속 설정과 깊이 연결되어 있어,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팬들에게 재미를 주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2. 애플 TV+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

애플은 애플 TV+ 서비스를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실적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실제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한화로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1) 스트리밍 시장 경쟁 현황

  • 넷플릭스: 약 3억 명
  • 디즈니+: 1억2,000만 명
  • HBO Max: 1억1,000만 명
  • 애플 TV+: 4,000만 명 수준 (Apple One 번들 포함 수치)

2) 비용 대비 수익 문제

  •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약 50억달러 이상 투자
  • 최근 지출 감축: 2023년 기준 5억달러 절감
  • 가입자 증가율 정체

애플 TV+는 영상미나 연출, 작품성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결정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3. 세브란스 시즌2에 거는 기대와 노이즈 마케팅

2022년 첫 시즌이 공개된 '세브란스'는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드라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했고, 각종 시상식 후보에도 올랐을 만큼 작품성 면에서는 이미 입증된 콘텐츠다. 애플은 이 작품을 통해 애플 TV+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자 적극적인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1) 마케팅 수단으로 등장한 터미널 프로

  • 홈페이지 메인에 제품처럼 전시
  • 세브란스 시즌2 예고 영상 및 촬영 뒷이야기 연결
  • 키보드 디자인에 상징을 담은 설정

2) 드라마 홍보와 동시에 TV+ 가입 유도

  • 제품 페이지 옆에 ‘3개월 무료 구독’ 홍보 문구
  • 시청 유도 페이지 바로 연결

3) 팀 쿡의 이례적 등장

  • 드라마 속에 직접 카메오처럼 등장한 장면도 있음
  • 공식 채널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 확산

이러한 이례적인 마케팅은 애플이 그만큼 애플 TV+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단순한 콘텐츠 홍보를 넘어 서비스 자체를 살리기 위한 총력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애플 TV+가 재미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

애플 TV+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고급스럽고 정제된 콘텐츠'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콘텐츠 자체가 무겁고 난해하다는 점에서 대중성과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1) 지나치게 고상한 콘텐츠 편향

  • 다큐멘터리, 예술적 드라마, 실험적인 연출 비중이 높음
  • 일반 시청자가 쉽게 공감하거나 몰입하기 어려움

2) 재미와 감정 이입 부족

  • 영상미는 좋지만 '몰입감' 부족
  • '볼거리는 많지만 끌리지 않는다'는 평가

3) 결과적으로 낮은 재방문율

  • 콘텐츠 품질 대비 시청 시간 짧음
  • 구독 후 유지율이 낮은 것으로 추정됨

이러한 흐름은 애플이 단순히 플랫폼만 가지고는 경쟁하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넷플릭스나 디즈니+처럼 오락성과 대중성을 갖춘 콘텐츠가 더 높은 시청률과 유지율을 기록하는 추세다.

 

5. 국내 시장에서의 전략과 가능성

애플은 최근 한국 시장에서 조금 다른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특정 콘텐츠의 현지화, 국내 제작사와의 협업, 그리고 드라마와 영화의 지역별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조금씩 방향을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1)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

  •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투자 확대 가능성
  • 국내 배우, 감독과의 협업 프로젝트 진행

2) 현지 전략의 일환으로 '세브란스' 활용

  • 한국 시청자층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장치로 활용
  • 기존 가입자 외 신규 이용자를 유도하는 마케팅

3) 타 플랫폼과의 제휴 가능성

  • 디즈니+와의 협업 루머 지속
  • 콘텐츠 교류 및 번들형 서비스 확장 가능성

결국 한국 시장에서의 실험은 전체 애플 TV+의 방향성 변화의 일부일 수 있다. 국내 이용자들은 콘텐츠 수준뿐 아니라 가격, 접근성, 재미를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애플의 전략 변화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치며

터미널 프로라는 가상의 제품을 통해 애플은 드라마와 브랜드, 기술을 연결한 독특한 방식의 마케팅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애플 TV+라는 수익 구조에서 유일하게 약점을 보이는 서비스가 있다. 단순히 고급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애플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세브란스' 시즌2는 그런 의미에서 애플이 기존의 고상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중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자 하는 시도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재미와 감동이라는 기본적인 가치에 충실할 때 가능할 것이다.

노이즈 마케팅은 한순간 이목을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서비스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콘텐츠의 본질과 시청자의 만족감이다. 애플 TV+가 그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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