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오래된 차를 타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엔진 소리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엔진코팅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마치 엔진을 새것처럼 만들어 줄 것 같지만, 시중에 떠도는 정보만 보고 선택하다 보면 오히려 엔진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특히, 팀켄 테스트로 광고되는 실험 영상들, 극압 성능만 강조한 제품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엔진코팅제의 실질적인 평가 기준과 피해야 할 성분, 그리고 내 차에 맞는 안전한 제품을 고르는 법을 자세히 살펴본다.
1. 팀켄 테스트? 그게 전부는 아니다
(1)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간이 테스트, 믿어도 될까
팀켄 테스트는 윤활유의 극압 성능을 측정하는 장비에서 유래된 실험 방식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실험 영상에서 사용되는 팀켄 기기는 정식 장비가 아니라 간이 장비다. 이 장비들은 실험 조건이 일정하지 않고, 열이나 압력, 산소 노출 같은 실제 엔진 내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2) 극압 성능? 실제 주행에서는 중요도 낮다
극압 성능이란 금속끼리 강한 압력으로 맞닿았을 때 마찰을 줄여주는 능력을 말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자동차 주행 상황에서 그렇게 높은 압력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건 지속적인 마찰로 인한 금속 손상을 줄여주는 내마모성이다.
(3) 내마모성 측정은 어떻게? 포볼 테스트
정확한 내마모 성능을 확인하려면 포볼 시험이 필요하다. 이 실험은 4개의 강철 볼을 이용해 일정한 조건 아래 윤활유의 성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윤활유 회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공인된 시험법이다.
2. 엔진을 진짜로 보호하는 건 내마모성이다
(1) 내마모성이 중요한 이유
엔진은 계속해서 상하로 움직이는 피스톤과 회전하는 크랭크축이 금속끼리 맞닿으며 돌아간다. 이때 윤활유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면 마찰열로 인해 금속 표면이 갈리고, 그로 인해 엔진이 손상될 수 있다. 이 과정을 줄이는 능력이 바로 내마모성이다.
| 부위명 | 마찰 상황 | 내마모성 부족 시 문제 |
|---|---|---|
| 피스톤 링 | 실린더 벽면과 마찰 | 출력 저하, 엔진 소음 증가 |
| 캠샤프트 | 로커암과 맞물림 | 마모로 인한 밸브 작동 오류 |
| 크랭크축 베어링 | 회전축과 접촉 | 진동 발생, 오일 누유 |
| 타이밍 체인 | 고속 회전 부품 간 마찰 | 소음 증가, 단선 위험 |
(2) 포볼 테스트가 내마모성 측정에 적합한 이유
- 동일한 조건에서 A, B 제품을 비교할 수 있다
- 실제 마찰 상황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 국제적으로 인정된 시험법이다
3. 조심해야 할 성분, 엔진을 망칠 수도 있다
(1) 염화파라핀: 부식의 주범
극압 성능을 높이는 첨가제로 자주 쓰이는 염화파라핀은 열에 약해 300도 정도만 되어도 염산 가스를 발생시킨다. 이 가스는 금속과 접촉 시 부식을 유도하고, 한 번 노출되면 부식이 계속 진행된다.
(2) 실험으로 본 위험성
한 실험에서는 염화파라핀 성분이 포함된 엔진코팅제를 300도로 가열한 후, 가스를 피스톤에 노출시켰다. 하루 만에 피스톤 표면은 하얗게 백화됐고, 손에 녹이 묻어날 정도로 부식이 진행됐다. 반면, 성분이 안전한 제품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 성분명 | 역할 | 위험성 | 대체 가능 여부 |
|---|---|---|---|
| 염화파라핀 | 극압 성능 강화 | 산성가스 발생 → 부식 | 대체제 있음 |
| 이황화몰리브덴 | 내마모 강화 | 고체로 필터 막힘 우려 | 제한적 사용 필요 |
| 테프론 | 마찰 저감 | 고온에서 변형 가능 | 엔진 내부엔 부적합 |
(3) 왜 이런 성분이 사용되는가
단가가 저렴하고 실험상 성능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간이 팀켄 테스트에서는 성능이 좋아 보이지만, 실제 엔진 환경에서는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4. 엔진코팅제, 어떻게 골라야 안전할까
(1) MSDS 확인은 필수
MSDS는 ‘물질안전보건자료’로,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된 문서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면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 문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2) 제품 선택 시 확인할 포인트
- 염화파라핀 포함 여부
- 이황화몰리브덴, 테프론 유무
- 공인 시험기관의 테스트 결과 존재 여부
- 포볼 테스트 등 정확한 실험 방식 사용 여부
| 항목 | 확인 방법 | 체크 여부 |
|---|---|---|
| 유해 성분 포함 여부 | MSDS 확인 | ✔️ |
| 시험 방식 | 포볼 테스트 유무 | ✔️ |
| 시험 기관 | 공인 기관 결과 존재 여부 | ✔️ |
| 성분 투명성 | 홈페이지 전성분 공개 여부 | ✔️ |
(3) 실례: AUMC 성분 사용 제품
최근에는 AUMC(Advanced Organic Molybdenum Compound)라는 유기계 몰리브덴 계열 성분이 사용된 제품이 주목받는다. 이 성분은 내마모성은 높이면서도 열에 강하고 필터를 막지 않는 장점이 있다.
5. 잘못된 선택이 불러올 수 있는 결과들
(1) 부식은 한 번 시작되면 계속된다
엔진코팅제에 포함된 성분이 고온에서 분해되면, 산성 가스가 발생하고 금속 부식이 시작된다. 문제는 이 부식이 단순히 노출된 순간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산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넓게 퍼진다는 것이다. 실린더 안쪽, 피스톤 상단, 커넥팅로드까지 그 영향은 매우 광범위하다.
(2) 실제 주행에서 나타나는 문제들
- 시동 시 소리가 거칠어짐
- 가속 시 응답성이 둔해짐
- 오일 소모량이 증가
- 엔진 오일 필터가 자주 막힘
- 연비 감소 및 출력 저하
(3) 열악한 환경에서 더 빠르게 진행된다
겨울철의 낮은 외부 온도와 여름철의 고온 주행 모두 엔진에 큰 부담을 준다. 이럴 때 잘못된 코팅제가 들어가 있으면 열에 쉽게 분해되고, 그로 인해 발생한 화학 변화는 금속을 빠르게 약화시킨다.
6. 광고 문구보다 성분과 실험 결과를 보자
(1) 고급 코팅제? 고온에서 버텨야 진짜다
시중에는 ‘고급 코팅제’, ‘5세대 엔진 보호’ 등의 표현이 넘친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건 그런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제품이 고온에서도 안정적인지, 내마모 성능이 입증됐는지다.
(2) 믿을 수 있는 제품은 이렇게 다르다
| 항목 | 신뢰할 수 있는 제품 | 과장된 마케팅 제품 |
|---|---|---|
| 성분 공개 | MSDS 전성분 공개 | 일부 정보만 제공 |
| 실험 방식 | 공인된 포볼 테스트 사용 | 간이 팀켄 테스트 강조 |
| 위험 성분 | 염화파라핀, 테프론 무첨가 | 극압 성능 강조, 첨가 여부 불명 |
| 설명 방식 | 시험 수치 및 결과 중심 | 감성적 문구 및 비유 사용 |
(3) 브랜드를 맹신하지 말자
브랜드만 보고 선택하기보다는, 그 브랜드가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공인 시험 결과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간단한 표 하나만 봐도 어떤 제품이 더 믿을 만한지 구분이 가능하다.
7.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 소비자의 눈
(1)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을 보자
- 제품의 공식 홈페이지에 MSDS가 있는지
- 시험 방식이 명시되어 있는지
- 과장된 표현 없이 객관적인 설명이 되어 있는지
(2) 리뷰보다 중요한 것은 자료의 존재
사람마다 차량 운전 습관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리뷰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오히려 객관적인 수치를 제공하는 제품이 더 믿을 수 있다.
| 체크 항목 | 확인 방법 |
|---|---|
| 1. 성분 확인 | MSDS 문서로 염화파라핀, 테프론 포함 여부 확인 |
| 2. 시험 방식 | 포볼 테스트 여부 체크 |
| 3. 실험 기관 | 공인된 시험기관의 결과인지 확인 |
| 4. 성분 공개 | 공식 홈페이지에서 전성분 확인 가능 여부 |
| 5. 광고 문구 | 과장 없이 구체적인 수치나 결과가 포함되어 있는지 |
(3) 내 차에 맞는 제품을 고르자
모든 차량에 같은 제품이 맞는 건 아니다. 연식이 오래된 차일수록 내마모성 중심의 제품이 더 유리하며, 고성능 차량일수록 고온에서도 안정된 성분이 중요하다.
마치며
엔진코팅제 하나로 차의 성능과 수명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중요한 건 간단한 실험 영상이나 화려한 광고가 아니라, 제품 속에 들어간 성분과 그것이 검증된 방식으로 평가되었는지다. 오랫동안 내 차를 잘 관리하고 싶다면, 오늘부터라도 꼼꼼히 따져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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