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한여름 더위에 작은 방에서도 쓸 수 있는 저렴한 에어컨을 찾다가, 창문형 에어컨을 직접 사서 1개월간 사용해봤다. 11만 원이라는 가격과 1만 원 남짓한 전기요금, 과연 이 조합이 실사용에 적합한 선택일까?
1. 가격은 저렴한데 과연 ‘시원’할까?
여름이 시작되는 6월 말, 집에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는 작은 방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창문형 에어컨을 구입했다. 11만 원 초반이라는 가격은 확실히 저렴했지만, 처음부터 기대치가 높진 않았다. 실외기와 일체형인 5kg 무게의 본체는 창틀에 올려야 했고, 설치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다만 이 글에서 다루고 싶은 핵심은 따로 있다. '이 에어컨이 과연 실사용에 적합한가?'라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원하진 않아도, 충분히 쾌적했다.
2. 직접 써보고 느낀 창문형 에어컨의 장단점
설치부터 전기요금, 체감 온도까지 실제 사용 경험을 기준으로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부분에서 한계가 있었는지 정리해본다.
(1) 실제로 쾌적했던 이유들
- 설치 환경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창문형 에어컨은 설치가 매우 중요하다. 틈새를 제대로 막지 않으면 바깥 더운 공기가 유입되며 성능이 떨어진다. 나는 박스와 실리콘 테이프, 안마 커튼까지 총동원해 완전 밀폐에 가깝게 만들었다. 덕분에 장마, 태풍까지 견디며 실내는 확실히 덜 더웠다.
- 작은 방에서는 효과 충분하다: 내가 사용한 공간은 3.2평 정도 되는 아주 작은 방이었다. 처음에는 33도였던 온도가 약 1시간 작동 후 27.8도까지 떨어졌다. 비록 ‘시원하다’까지는 아니지만, 숨이 막히던 실내가 확실히 쾌적해졌고 활동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 전기요금 부담이 거의 없다: 소비 전력이 390W 수준으로, 하루 8시간씩 사용해도 한 달 전기요금은 1,650원 정도였다. 실제로는 누진세 때문에 조금 더 나올 수 있지만, 일반 벽걸이 에어컨에 비하면 부담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 야간, 장마철에는 오히려 더 유용하다: 한여름 낮에는 체감 온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비 오는 날이나 밤에는 오히려 ‘쌀쌀하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특히 열대야가 계속되던 7~8월에는 꺼놓는 것보다 켜두는 게 훨씬 좋았다.
- 습도 조절 능력이 생각보다 괜찮다: 에어컨의 제습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장마철에 실내 습도를 68%에서 50% 초반까지 줄여줘서 체감 온도가 더 낮아졌다. 제습기와는 달리 온도도 같이 내려간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3. 이런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모든 제품이 그렇듯, 이 창문형 에어컨도 단점은 분명히 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는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1) 사용 전 꼭 고려해야 할 상황들
- 넓은 방에서는 절대 부족하다: 3평을 넘는 공간에서는 냉방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나는 두 대를 두 방에 나눠 사용했는데, 하나는 효과가 있었고, 다른 하나는 단열이 부족해서 큰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
- 설치를 대충 하면 의미 없다: 빈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냉방 효과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본체 주변을 빈틈없이 막고, 커튼 등으로 햇빛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이 작업이 귀찮다면 만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
- 풍량이 약해서 추가 선풍기가 필요하다: 냉기 자체는 나오는 편이지만 바람 세기가 약하다. 그래서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해야 효과가 확실히 느껴진다. 실제로 나는 내부 공기 순환용으로 선풍기를 꼭 함께 사용했다.
- 디자인이나 설치 외관이 아쉬울 수 있다: 내가 설치한 방식은 박스를 자르고 시트지까지 붙인 ‘DIY’ 수준이었다. 보기에는 다소 부실해 보이고, 창문 개방도 일부 제한된다. 미관을 중시한다면 고민이 필요하다.
- 온도 조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리모컨에 온도 조절 버튼이 있긴 했지만, 냉방 출력이 약해 의미가 없었다. 무조건 ‘최저 온도’ 설정으로 돌리는 게 정답이었다.
4. 비교해 보니, 이런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에게 조언을 하자면,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보는 것이 좋다.
(1) 구매 전 꼭 따져볼 5가지 체크포인트
- 방 크기가 3평 이하인가? 그렇다면 냉방 효과는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다. 더 크면 만족도 낮아짐.
- 창틀에 올릴 수 있는 구조인가? 이 에어컨은 창문형으로, 창문이 없는 공간에는 설치 자체가 어렵다.
- 설치를 DIY로 어느 정도 할 수 있는가? 박스 자르기, 테이핑 등 손이 많이 간다. 설치에 자신 없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 선풍기, 커튼 등 보조 기구를 함께 쓸 수 있는가? 단독으로는 성능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조합 사용이 중요하다.
- 낮보다는 밤, 제습 중심으로 쓸 생각인가? 한여름 낮엔 부족해도 밤이나 비 오는 날엔 기대 이상이다.
마치며
솔직히 말해서 이 에어컨 하나로 거실을 시원하게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벽을 뚫을 수 없는 작은 방, 간이용 공간, 또는 부가적인 냉방이 필요한 곳에서는 생각 이상으로 효율적이었다. 특히 전기요금 부담이 거의 없고, 설치 후 방 내부 공기가 확실히 쾌적해졌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내가 이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히 ‘싼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설치만 제대로 하고, 좁은 공간에만 사용한다면 여름 내내 실용적인 냉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작은 방에서 사용할 저렴한 에어컨을 찾고 있다면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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