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아차산 트레일러닝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한다.
“산을 어떻게 뛰지?”
나도 처음엔 똑같이 생각했다. 도로에서만 달리다가 흙길로 발을 옮긴 날, 그때부터 러닝이 조금 달라졌다.
이번 글에서는 광나루역에서 출발해 아차산 5km 코스를 다녀온 흐름과 함께, 왜 트레일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1. 광나루역에서 시작하면 생각보다 금방 산이 나온다
퇴근하고도 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정도만 걸으면 초입이 보인다. 중간에 편의점도 있고, 주택가를 지나면 바로 숲길이 시작된다. 준비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나는 이날 물도 많이 챙기지 않았다. 5km 정도라면 중간 급수 없이도 충분했다. 초보라면 작은 물병 하나면 충분하다.
🌿 “처음 가면 어디까지 뛰면 될까?”
① 일단 고구려정 전망대까지만 가보자
- 경치가 시원하게 열려 동기부여가 된다
- 초보자도 천천히 오르면 충분히 도달 가능하다
- 왕복 3km 내외라 부담이 적다
② 체력이 남으면 정상까지
- 아차산은 약 300m가 채 안 된다
- 계단 구간이 많아 숨은 차지만 길지는 않다
- 정상에서 용마산 방향은 다음 단계로 남겨두는 게 좋다
③ 힘들면 걷는 게 정답
- 경사에서는 대부분 걷는다
- 잘 뛰는 사람도 오르막은 속도를 줄인다
- ‘못 뛰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전략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처음이라면 욕심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는 마라톤 준비 중이라도 산에서는 기록을 보지 않는다.
2. 도로 러닝보다 산이 덜 지루했던 이유
나는 한강 트랙도 자주 달렸다. 기록 관리에는 좋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반복되는 풍경이 조금 단조롭다.
아차산은 다르다. 올라가는 동안 길이 계속 바뀐다. 흙길, 돌길, 데크길, 계단.
숨은 차는데 지루하지 않다.
🌄 “왜 트레일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을까?”
① 속도를 내려놓게 된다
- 기록보다 리듬에 집중하게 된다
- 심박이 오르면 그냥 걷는다
- ‘밀어붙이는 운동’이 아니라 ‘이어가는 운동’이 된다
② 풍경이 계속 바뀐다
- 날씨, 계절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 정상에서 시야가 열리는 순간 보상받는 느낌이 든다
- 중간중간 멈춰 서도 어색하지 않다
③ 사람 분위기가 다르다
- 힘들면 서로 양보한다
- 쉬면서 간식 먹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 경쟁보다 완주 분위기가 강하다
나는 이 점이 좋았다. 40대가 되니 ‘얼마나 빠른가’보다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3. 초보가 가장 걱정하는 오르막과 내리막
처음 산을 뛰면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무섭다.
나도 처음엔 뒤꿈치로 버티다가 무릎이 묵직해졌다. 몇 번 겪고 나서야 감을 잡았다.
🏃 “오르막, 내리막에서 내가 바꾼 방법”
① 오르막에서는 과감히 걷는다
- 손으로 허벅지를 밀며 올라가면 체력 소모가 줄어든다
- 짧은 보폭이 훨씬 편하다
- 숨이 고르면 다시 뛴다
② 내리막은 상체를 약간만 전방으로
- 뒤로 젖히면 중심이 흔들린다
- 시선은 발끝이 아니라 10~15도 앞을 본다
- 작은 스텝으로 리듬을 만든다
③ 계단은 욕심내지 않는다
- 한국 산은 계단이 많다
- 무릎 부담이 느껴지면 걷는다
- 데크 구간에서는 속도보다 안정이 먼저다
예전에 간호사로 일하던 시절,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 경험 때문인지 나는 관절 부담이 느껴지면 바로 속도를 줄인다. 산은 도망가지 않는다.
4. 5km만 뛰어도 충분했던 이유
이날 나는 5km만 채우고 내려왔다.
예전 같으면 “이왕 온 김에 더 가자” 했을 텐데, 지금은 다르다.
훈련은 누적이다. 한 번의 과부하보다 꾸준함이 낫다.
🌲 “아차산 5km로 얻은 변화”
① 심폐 자극은 확실하다
- 짧은 거리라도 오르막 덕에 강도가 올라간다
- 평지 8~10km 뛴 느낌과 비슷한 피로가 온다
② 하체 근육 사용이 달라진다
- 발목, 종아리, 둔근 사용이 늘어난다
- 균형 감각이 좋아진 느낌을 받는다
③ 스트레스가 풀린다
- 숲 냄새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 정상에서 잠깐 멈춰 서는 시간이 리셋이 된다
산에서 내려와 다시 도로로 나왔을 때,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맑은 느낌이 들었다. 그게 트레일의 묘미다.
5. 이런 사람이라면 아차산부터 시작해도 좋다
- 러닝을 3km 이상은 무리 없이 뛸 수 있는 사람
- 기록보다 재미를 찾고 싶은 사람
- 도로 러닝이 조금 지루해진 사람
- 주말에 가볍게 땀 흘리고 싶은 사람
반대로, 무릎 통증이 이미 심하다면 평지 걷기부터 다지는 게 낫다. 산은 도전이지만, 몸 상태를 무시하면 오래 못 간다.
마치며
아차산 트레일러닝 5km는 거창하지 않다.
해발 300m도 안 되는 산이다.
하지만 러닝에 새로운 자극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나는 요즘 한강과 산을 번갈아 간다. 둘 중 하나만 고집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야 오래 간다.
혹시 러닝이 조금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이번 주말엔 광나루역에서 시작해 아차산 정상까지 천천히 걸어 올라가 보길 권한다. 뛰지 않아도 된다. 올라갔다 내려오는 그 경험만으로도 러닝에 대한 시선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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