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이키는 그야말로 순탄치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였던 나이키가 위기를 맞으며 주가가 급락하고 대규모 인력을 감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나이키의 몰락의 배경을 간단하게 살펴보고, 그 원인을 분석해 보려 한다.
1. CEO의 교체와 전략 변화
2020년 나이키의 CEO로 부임한 존 도나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내세우며 나이키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IT 업계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나이키의 기존 방식과는 사뭇 다른 접근을 시도했다. 그의 대표적인 전략은 '다이렉트 투 컨슈머(Direct to Consumer)'였다. 이는 나이키 제품을 중간 유통업체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도매 및 소매 파트너와의 관계를 거의 모두 끊어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나이키는 많은 유통업체와의 협력관계를 잃게 되었고, 이는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또한 도나호는 나이키의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를 주었다. 기존에는 운동 퍼포먼스와 기능성을 강조하며 성장해 온 나이키였지만, 도나호는 대중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능성 제품보다는 일상에서도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스포츠웨어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기존 나이키의 핵심 고객층이 이탈하는 결과를 낳았다. 기능성 제품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나이키는 다른 경쟁 브랜드들, 예를 들어 포카나 브룩스 같은 브랜드에 밀리게 되었다.
2. 온라인 판매의 의존성과 팬데믹의 여파
도나호의 임기 중 또 하나의 변화는 나이키의 디지털화였다. 그는 나이키의 온라인 판매를 대폭 확대하고,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에 주력했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이러한 전략은 일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나이키의 디지털 판매는 2020년 4분기에만 75% 증가했다. 이로 인해 나이키의 주가는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때 큰 성과를 거두는 듯 보였다.
하지만 팬데믹이 점차 잦아들면서 온라인 쇼핑의 붐도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나이키는 이커머스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매출 감소가 발생했고, 이는 곧 재고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특히 2023년 나이키의 재고는 전년도 대비 40% 증가하며, 금액으로는 97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재고를 안게 되었다. 기존의 도매 및 소매 유통망을 단절했기 때문에 재고를 처리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결국 나이키는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방식을 택했지만, 이는 나이키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3. 나이키의 팬들과 투자자의 실망
나이키의 브랜드가 위기를 맞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기존 팬들과 투자자들의 실망이었다. 나이키는 원래 러닝화나 농구화 등 퍼포먼스 제품의 기능성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도나호의 임기 동안 기능성보다는 대중성을 강조한 나이키의 변화는 기존 충성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이들은 기능성을 강조하는 다른 브랜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나이키의 핵심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의 실망도 컸다. 2024년 6월 28일, 나이키의 소비자 직접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것이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은 크게 반응했다. 나이키의 주가는 단 하루 만에 20% 가까이 급락하며 시가 총액 280억 달러가 증발했다. 투자자들은 도나호가 2023년 투자자들과의 만남에서 나이키의 비즈니스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자신들이 속았다고 주장하며 소송까지 제기했다.
4. CEO 교체와 나이키의 미래
하지만 최근 나이키에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24년 10월, 존 도나호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CEO로 엘리엇 힐이 임명되었다. 그는 1988년 나이키에 입사해 2020년까지 나이키를 만들어 온 인물로, 나이키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엘리엇 힐의 부임 이후, 나이키는 기존의 소매 파트너십을 회복하고, 다시 러닝화와 같은 기능성 제품 개발에 투자를 늘리며 나이키의 본래 강점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엘리엇 힐의 부임 소식이 전해지자 나이키의 주가는 9% 가까이 상승했으며, 직원들 또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이키가 엘리엇 힐과 함께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변화의 방향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결론
나이키의 최근 위기는 단순히 외부 요인 때문만은 아니다. 잘못된 전략적 선택과 기존의 강점을 무시한 변화들이 위기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CEO의 교체와 함께 나이키는 다시 한 번 변화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기업의 운명은 결국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나이키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엘리엇 힐과 함께 나이키가 다시 한 번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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