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이 만든 가격 인상, 꽃게에서 빵까지

시작하며

최근 몇 년 간 물가 상승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에서 접하는 여러 음식들의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 예전에는 쉽게 즐기던 음식들도 이제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상승했다. 이는 단순히 인플레이션의 결과만은 아니다.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우리가 먹던 음식들이 어느새 고가의 품목이 되어버린 것이다. 오늘은 특히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음식들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물가 상승의 배경과 그로 인해 비쌌던 음식들이 어떤 경로로 가격이 오르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1. 꽃게 – 저렴한 식재료에서 고급 해산물로

꽃게는 예전에는 잡어로 취급받던 해산물이었지만, 이제는 고급 해산물로 자리 잡았다. 꽃게의 가격 상승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것이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꽃게는 어민들에게 골칫거리였다. 그물에 걸린 꽃게는 다른 생선에 피해를 주기도 하고, 꽃게끼리 서로 싸우기도 하여 어민들이 불편해하던 수산물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꽃게는 참깨처럼 인기가 있는 수산물이 아니었으며, 서해안 지역에서나 소비되던 음식이었다.

하지만 꽃게는 1960년대부터 수출 품목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 특히 일본과의 수교 이후 꽃게 수출이 급증했으며, 냉동 꽃게의 등장으로 연중 꽃게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1980년대 후반, 꽃게의 생산량은 3만 톤을 넘었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남획,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그리고 불법 조업 등이 있었다.

이러한 여러 요인들로 인해 꽃게의 가격은 급등했다. 현재 꽃게의 가격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싸졌으며, 일부 품종은 마리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수요가 많고,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게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고급 해산물로 자리잡고 있다.

 

2. 빵 – 양산 빵에서 프랜차이즈와 고급 베이커리로

우리나라 빵 가격은 세계적으로 비싼 편에 속한다. 특히 서울을 기준으로 하면, 뉴욕보다 저렴하긴 하지만, 세계적인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빵이 원래부터 비쌌던 것은 아니다. 60년대까지 밀가루가 매우 저렴했기 때문에, 빵은 일상적인 간식이자 저렴한 식사 대용으로 소비되었다. 당시 빵 가격은 매우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급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는 전국 어디에서나 똑같은 맛과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 생산과 유통 체계를 구축했다. 이로 인해 빵의 가격은 자연스럽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또한, 고급화가 이루어졌고, 소비자들은 점점 더 좋은 품질의 빵을 선호하게 되었다.

빵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재료의 고급화이다. 프랑스산 버터나 밀가루를 사용하는 프리미엄 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료 가격도 상승했다. 그 결과, 빵 가격은 크게 오르게 되었다. 이와 함께, 빵을 간식으로 소비하는 문화에서, 식사 대용으로 소비하는 문화로 변화하면서 가격 상승은 불가피했다.

 

3. 오징어와 갈치 – 남획과 기후 변화로 인한 가격 상승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오징어는 매우 저렴한 생선이었다. 대학생들이나 서민들에게는 오징어 회가 주식처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저렴했으며, 그때는 오징어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오징어 가격은 급격히 상승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연간 20만 톤 이상 잡히던 오징어가 2010년대 후반에는 5만 톤 이하로 잡히게 되면서, 오징어는 이제 '금징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비싼 해산물이 되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남획이다. 오징어는 생물도 잘 팔리지만 가공식품으로도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수요에 맞춰 과도한 어획이 이루어졌다. 여기에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까지 가세하면서 오징어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다 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오징어의 서식지가 북쪽으로 이동한 점도 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이다.

갈치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15만 톤 이상 잡히던 갈치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줄어들었고, 현재는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갈치의 경우 새끼인 풀치가 별미로 취급되면서, 이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게 되었다. 갈치 역시 오징어와 마찬가지로 남획과 기후 변화로 인한 서식지 변화가 주요 원인이다.

 

4. 사과와 배 – 기후 변화와 인건비 상승의 영향

사과와 배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던 과일이었다. 90년대에는 매년 6~70만 톤의 사과가 생산되었고, 배 역시 40만 톤 이상 생산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사과와 배의 가격은 급격히 상승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기후 변화이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꽃이 일찍 피고, 꽃샘추위로 인해 꽃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사과와 배의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또한, 과일 농사는 거의 모든 과정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매우 높다. 최근에는 외국인 노동자도 구하기 어려워졌고, 인건비 상승은 사과와 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기후 변화와 함께 작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일의 가격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마치며

물가 상승은 이제 단순한 경제적 현상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이다. 음식들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우리의 소비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상승이 단순히 물가 상승만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제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지, 아니면 다시 내려갈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즐거움들을 찾으며 버텨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