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다양한 신기술과 신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전자제품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2024년에 SU7 모델을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2025년 3월 29일, 중국 안후이성에서 벌어진 SU7 관련 충돌 및 화재 사고는 해당 모델과 자율주행 시스템, 그리고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사고로 인해 20대 여성 3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사건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글에서는 이 사고의 주요 쟁점과 함께, 전기차 안전성과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의 문제점을 단계적으로 짚어본다.
1. 사고의 개요: SU7 고속도로 단독 충돌 후 화재
2025년 3월 29일 저녁, 중국 안후이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샤오미 SU7 표준 모델이 도로공사 구간에서 시멘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였던 20대 여성 3명이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전소되어 사망했다.
이 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 충돌 직후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차량 문이 자동으로 잠기면서 승객들이 탈출할 수 없었던 점이 비극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2. 폭발 원인에 대한 세 가지 쟁점
1) 충돌 직후의 폭발과 배터리 종류
SU7 표준 모델에는 BYD의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충돌 직후 바로 화재와 폭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그간 “뚫어도 불이 나지 않는다”고 강조돼온 블레이드 배터리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에 큰 금이 갔다.
2) 문이 열리지 않았던 원인
사고 당시 차량의 문이 자동으로 잠기면서 탑승자들은 외부로 탈출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소프트웨어 오류일 가능성과 충돌로 인한 차체 변형 가능성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3)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의 개입 시점
사고 차량은 고속도로에서 샤오미의 고도화된 레벨 2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이용 중이었다. 당시 도로공사로 인해 일부 구간이 폐쇄돼 있었고, 시스템은 위험을 감지한 뒤 수동 모드로 전환됐다.
전환 시점과 충돌 시점 사이의 간격은 불과 2초였고,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구조물과 충돌하고 말았다.
3. LFP 배터리는 정말 안전한가?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는 가격과 수명, 안전성 측면에서 각광받아 왔다. 특히 테슬라와 중국 주요 전기차 브랜드가 채택하면서 화재 위험이 적은 배터리로 인식되어 왔지만, 이번 사고는 그 통념에 균열을 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LFP 배터리의 절대적인 안전 신화는 다시 검토될 필요가 있다.
- 충격 흡수 구조와 배터리 모듈 간 간격이 사고 충격에 버티지 못했을 가능성
- 배터리 보호 회로의 결함 또는 고속 충돌 시 예외적인 반응
- 소프트웨어가 물리적 충격을 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
4. 자율주행 시스템의 신뢰도 논란
샤오미 SU7은 공식적으로 레벨 2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지원한다. 레벨 2는 여전히 운전자가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하는 단계지만, 많은 사용자가 이를 과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고가 발생한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 자율주행 시스템이 위험을 인지한 시점과 수동 전환 사이의 간격이 너무 짧았다는 점
- 수동 전환 후 사고까지 2초밖에 없었다는 점은, 사실상 회피 조작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였음을 보여준다
- 운전자에게 정확한 안내와 경고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도 추가로 확인돼야 한다
5. 피해자의 구조 실패와 차량 설계 이슈
이번 사고에서는 차량이 폭발하면서 불이 붙은 직후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들이 탈출하지 못한 점이 특히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다음은 구조 실패와 관련된 핵심 이슈들이다.
- 자동문 잠금 시스템의 오류 가능성: 충돌 시 전원이 차단되면서 문을 여는 전자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
- 차체 변형에 의한 기계적 고장: 고속 충돌로 인해 차체 프레임이 찌그러지면서 문이 물리적으로 열리지 않았을 가능성
- 탑승자 구조 시스템 부재: 일부 고급 차량에는 비상시 자동으로 잠금이 해제되는 기능이 있지만, SU7에는 해당 기능이 없었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음
이로 인해 사고 직후 발생한 화재에서 단 몇 초라도 탈출이 가능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6. 사고 이후 샤오미와 시장의 반응
사고가 보도된 후 샤오미는 사고 대응팀을 현장에 급파했고, 경찰과 유가족, 관련 기관과 협력해 원인 규명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 샤오미 주가 6.5% 급락: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인한 직접적인 반응, 향후 판매량 감소 및 리콜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우려
- 온라인 상 여론 급변: '전기차는 위험하다'는 기존 불안감이 다시 확산, 특히 자율주행 기능과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불신 증가
- 샤오미의 입장: 차량은 SU7 표준 모델이며, 충돌 당시 자율주행 보조가 사용 중이었음을 확인. 관련 부품 및 기능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힘
7. 이번 사고가 던지는 의미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기술의 고도화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안전성 확보 없이 속도만 추구하는 방식은 소비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전기차는 충돌 시 화재 위험과 전자 시스템 오류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배터리의 안전성 (소재와 설계 방식 포함)
- 충돌 시 문 개방 여부 등 구조 시스템
- 자율주행 보조의 실제 작동 방식과 한계
- 제조사의 대응 시스템과 신뢰성
마치며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나와 가족의 안전을 책임지는 제품이다. 특히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까다롭게 안전성과 기술적 신뢰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샤오미 SU7 사고는 단지 한 회사의 기술 문제를 넘어, 급속도로 확장 중인 전기차 산업 전반에 던지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자율주행 보조 기술의 미숙함, 예상 외의 배터리 화재, 구조 실패 등은 향후 차량 구매와 기술 개발 방향에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이다.
이제는 단지 화려한 스펙과 저렴한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 위급 상황에서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자동차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의 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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