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갤럭시 Z 폴드7을 쓰기 시작한 지 2주가 지났다. 처음에는 “왜 이걸 샀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제품이 가진 진짜 장점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 불편했던 순간들과, 결국 적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솔직히 정리해본다.
1. 첫날의 불안함, “얘 왜 이렇게 얇아?”부터 시작됐다
새 기기를 꺼냈을 때 설렘보다 걱정이 먼저 들었던 건 처음이었다.
처음 박스를 열고 손에 쥐었을 때, 진심으로 든 생각이 있었다.
“이거 망가지는 거 아니야?”
폴드7은 분명히 얇고 가벼워졌는데, 그게 장점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손에 힘이 안 들어가는 느낌. 펼칠 때 손가락에 걸리는 지점이 부족해서 약간의 불안감이 계속 따라붙었다.
그리고, 케이스를 씌우면 이 멋진 얇음이 사라질까 봐 결국 케이스도 안 씌웠다.
얇은 게 장점인데, 얇아서 더 불안한 아이러니.
2. ‘이걸 왜 샀나’ 싶었던 순간들, 진짜로 있었다
신제품이라면 기대할 법한 부분들이 오히려 실망으로 돌아올 때가 있었다.
💢 화면 반사 너무 심한 거 아니야?
폴드7의 디스플레이는 밝고 선명하지만, 문제는 반사였다.
조금만 밝은 조명 아래 있으면 내 얼굴이 그대로 비치고, 검은 화면은 거울처럼 반짝였다.
안쪽이야 그렇다 쳐도, 겉면은 반사방지 처리를 해줄 수 있었던 거 아닌가?
💢 게임 화면 잘림, 이건 좀 심각했다
폴드7에서 게임을 켰을 때, 버튼이 잘려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가장 자주 하는 게임 하나가 이런 상태니, 새 기기를 샀다는 기쁨이 싹 사라졌다.
비율이 달라졌다는 건 알겠지만, 적응의 시간이 아니라 포기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스피커 음향 밸런스, 예민한 귀엔 거슬렸다
영상이나 음악을 들을 때, 소리가 한쪽에서 쏠리는 듯한 느낌이 계속 있었다.
균형 설정, 이퀄라이저 다 만져봤지만 결국 기본값이 그나마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기기 얇아진 만큼 울림통이 줄었다는 건 알겠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면 아쉽다.
3. 커버 디스플레이, 생각보다 ‘거의 이걸로만 쓴다’
한 가지 확실한 변화는 ‘펼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점이었다.
전작 폴드에서는 커버 디스플레이가 너무 좁아서 간단한 작업도 펼쳐야 했지만, 이번엔 확실히 달라졌다.
- 인스타그램, 웹서핑, 카톡 다 커버 화면으로 충분
- 비율이 일반 스마트폰과 거의 비슷해져서 ‘불편하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점점 ‘펼칠 이유’가 줄어든다.
이게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기의 존재 이유를 되묻게 한다.
“그럼 왜 폴드를 쓰지?”
하지만 펼치면 여전히 확실한 장점이 있다.
4. 콘텐츠 볼 때만은 폴드가 답이다
‘태블릿 꺼내러 가기 귀찮은 날’엔, 펼치면 끝난다.
누워서 영상을 볼 때, 기존엔 아이패드를 꺼냈다.
하지만 폴드를 쓰고 나서는 그게 귀찮아졌다.
그냥 손에 들고 있는 폰을 펼치기만 하면 넷플릭스든 유튜브든 바로 몰입이 된다.
내 기준에서 태블릿을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이게 유일하다.
딱히 더 빠르지도 않고, 더 선명하지도 않지만,
펼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회의 문’처럼 느껴진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게 되는 이유’
처음엔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돌아보면 다시는 못 돌아갈 수도 있다.
🧩 커버 디스플레이 덕분에 태블릿, 노트북 꺼낼 일이 줄었다
닫힌 상태로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하다.
열 때는 콘텐츠 소비나 프레젠테이션처럼 목적이 있을 때만.
🧩 무게감 줄어서 ‘들고 다니기’가 편해졌다
가방이든 주머니든, 예전 폴드에 비해 들고 다니는 피로도가 낮다.
🧩 주름이나 힌지 품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히 주름은 거의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줄었고, 힌지도 단단하면서 부드럽게 열렸다.
6. 폴드7, 추천할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
누구에게는 혁신이지만, 누구에겐 비싼 불편일 수 있다.
✔ 이런 사람에겐 잘 맞는다
-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이에서 고민 중인 사람
- 콘텐츠 소비를 자주 하는 편
- 새롭고 유니크한 디바이스에 관심 많은 사용자
-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고 싶은 사람
❌ 이런 사람은 다시 생각해볼 것
- 게임 위주 사용자 (비율 최적화 미흡)
- 음향에 민감한 사용자
- 매번 펼치고 접는 것 자체가 귀찮은 사람
- 얇은 제품에서 내구성 불안을 느끼는 사람
마치며
갤럭시 Z 폴드7은 처음에는 불편했고, 몇 번은 진심으로 “왜 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주쯤 지나고 나니, 손이 이 기기에 익숙해지고,
다른 스마트폰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졌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고,
전작 대비 극적인 변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펼칠 수 있다는 유일한 경험이 여전히 이 제품을 쓰게 만든다.
조금 불편하지만, 결국 포기할 수 없는 폰이라는 게 지금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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