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전자기기 사용기

작은 AI가 거대 모델을 이겼다? TRM 연구를 둘러싼 진실

by 코스티COSTI 2025. 10. 14.

시작하며

700만 파라미터밖에 안 되는 AI가 구글의 제미니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AI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 놀라운 성과 뒤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전제 조건과 제한점이 있었다.

 

1. 작은 AI가 대형 모델을 이겼다고? 이게 그렇게 놀라운 일인가

처음엔 ‘삼성이 해냈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구글 제미니, 딥시크 등을 뛰어넘었다는 자극적인 제목이 많았고, TRM이라는 초소형 AI가 거대 모델들을 눌렀다는 점이 강조됐다.

하지만 이런 홍보성 메시지에 빠지기 전에, 이 모델이 정확히 어떤 기준에서 '이겼는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 TRM 성능 비교는 어떤 조건이었을까?

항목 TRM 제미니 미니 딥시크 클로드 3 미니
파라미터 수 700만 약 10억 수십억 이상 수십억 이상
테스트 종류 수도쿠, 미로찾기, ARC 퍼즐 동일 동일 동일
성능 결과 가장 높은 정확도 낮음 중간 수준 낮음
목적 특정 문제 해결 범용 언어 이해 범용 언어 이해 범용 언어 이해

결론부터 말하면, ‘퍼즐 해결’이라는 좁은 범위에서만 이긴 것이다.

AI 전체 성능이나 범용성에서는 거대 모델들이 여전히 우세하다.

 

2. TRM의 핵심 원리는 무엇이 달랐을까?

내가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TRM의 추론 방식이었다.

스스로의 답변을 반복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해가는 구조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 TRM은 이렇게 생각하고 다시 고친다

이 모델은 세 단계를 반복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 입력값(X): 문제나 질문이 들어온다.
  • 초기 답변(Y): 모델이 처음 추론한 답이다.
  • 생각 과정(Z): 답이 맞는지 계속 생각하고, 다시 고친다.

이 과정을 최대 16회 반복하면서 답변의 정확도를 높인다.

즉,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추는 게 아니라', 계속 다듬어가며 맞춘다.

이 방식이 기존의 ‘한 번에 답을 내놓는’ LLM과는 다른 지점이다.

 

3. 그렇다면 왜 이런 작은 모델이 오히려 더 잘 풀었을까?

작은 모델이 큰 모델보다 더 잘 푼다는 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건 문제의 성격과 모델 설계에 따라 가능한 일이었다.

 

🤖 작은 AI가 오히려 유리했던 이유

  • 복잡한 일반 지식 없이도 문제 해결에 집중 → 문제 푸는 데 꼭 필요한 규칙만 잘 이해하면 가능.
  • 데이터가 적을 때 오버피팅 방지 → 큰 모델은 그냥 외워버리는 경우가 많다.
  • 연산량이 작아 반복 추론에 더 유리 → 빠르게 수십 번 검토 가능.

내가 느낀 건, '모델 크기'보다 '문제 해결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AI가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면, 크기가 작아도 효율이 높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4. ‘진짜’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TRM 논문이 보여준 방향성

내가 보기에 이 논문의 핵심은 단순히 ‘삼성이 잘했다’가 아니다.

오히려 AI 업계 전반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본다.

 

📌 이 논문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 무조건 큰 모델이 능사는 아니다 → 특정 목적에 특화된 모델은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 온디바이스 AI의 가능성 → 스마트폰, 로봇, IoT 등에서 바로 구동 가능한 소형 AI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
  • 에너지 효율성과 실용성 중시한 설계 → 반복 추론을 통해 계산 자원을 아껴가며 정확도를 높이는 구조.
  • 전문가형 AI의 부상 → 모든 걸 아는 ‘백과사전형’ AI보다, 잘 아는 분야 하나에 집중하는 AI가 더 유용할 수 있다.

 

5. 그렇다면 TRM의 한계는 없을까?

물론 있었다. 성공의 조건이 너무 제한적이었다.

 

❗ 이런 점들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 특정 문제에만 특화된 구조 → 수도쿠에는 강하지만, ARC 퍼즐 등 다른 문제에선 성능 저하가 발생.
  • 훈련 데이터 양이 적다지만, 사실은 데이터 증강을 많이 했다 → 실제로는 데이터를 수천 배로 뻥튀기해서 학습한 셈.
  • 정답이 하나로 고정된 문제에만 적합 → 창의적 답변이나 열린 질문에는 부적합.
  • 조금만 훈련 범위를 벗어나면 급격히 성능 저하 → 전문가형 AI의 대표적인 약점.

결국, ‘특화 AI’와 ‘범용 AI’는 애초에 출발선이 다른 셈이다.

 

마치며

이번 논문은 단순히 ‘삼성이 제미니를 이겼다’는 식으로 볼 게 아니다.

AI는 크기보다 구조와 목적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특정한 문제 해결에 최적화된 작은 AI도 존재할 수 있으며,

이것이 엣지 컴퓨팅, 휴머노이드, 자동화 등 실제 응용에서 점차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걸 잘하는 만능 AI가 아니라, 특정 분야에 강한 ‘전문가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AI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면, ‘크게 만들까?’보다 ‘왜 만들까?’를 먼저 떠올려보는 게 낫다.

사업자 정보 표시
코스티(COSTI) | 김욱진 | 경기도 부천시 부흥로315번길 38, 루미아트 12층 1213호 (중동) | 사업자 등록번호 : 130-38-69303 | TEL : 010-4299-8999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경기부천-1290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