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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티 이야기/생활정보

포도즙에서 거품까지, 집에서 샤인머스캣 스파클링 와인 만드는 법

by 코스티COSTI 2025. 11. 15.

시작하며

마트나 온라인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샤인머스캣은 달고 향이 좋아 그냥 먹기에도 충분히 훌륭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로 샴페인처럼 기포가 살아 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샴페인’이라는 이름은 쓸 수 없지만 스파클링 와인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구입한 샤인머스캣으로 직접 발효를 시도해봤다.

과정과 결과를 하나씩 정리해 본다.

 

1. 샤인머스캣으로 샴페인을 만들 수 있을까

샴페인은 오직 프랑스 상파뉴(Champagne)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술을 말한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서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도 ‘샴페인’이라 부를 수 없다.

하지만 발효를 이용해 자연 탄산이 생기는 스파클링 와인이라면 집에서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

핵심은 탄산을 따로 주입하지 않고, 효모가 설탕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만든다는 점이다.

 

2. 네이버 쇼핑에서 샤인머스캣 구입하기

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샤인머스캣 5kg 상품을 주문했다.

상품 설명에 당도가 17브릭스 이상으로 표시돼 있었고, 후기들도 괜찮았다.

배송 상태는 신선했고, 포도알이 크고 단단했다.

당도계를 이용해 직접 측정해보니 실제로 17.6브릭스 정도로 달았다.

이 정도면 와인 발효용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3. 포도 손질과 착즙 과정

집에서 와인을 만들 때 가장 힘든 부분이 바로 포도즙 짜기다.

(1) 포도 알 분리와 세척

송이에서 알을 하나씩 따내고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세척했다.

전통적인 샴페인 방식은 송이째 압착하지만, 가정에서는 장비가 없으니 현실적으로 어렵다.

(2) 으깨기와 여과

깨끗이 씻은 포도를 수작업으로 으깨서 즙을 분리했다.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류는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즙만 발효시키는 게 특징이다.

(3) 착즙 장비 활용

처음엔 손으로 짜다가 너무 비효율적이라 수동 과일 압착기(약 7만원대)를 구입했다.

덕분에 약 7리터 정도의 샤인머스캣 즙을 얻을 수 있었다.

향부터 청포도처럼 상큼했다.

 

4. 1차 발효 – 샤인머스캣 와인 만들기

스파클링 와인용 효모를 넣고 발효를 시작했다.

약 2주 뒤, 효모 향은 조금 남았지만 전체적으로 향긋하고 신선한 맛이었다.

  • 발효 전 비중: 1.062
  • 발효 후 비중: 0.992

→ 알코올 도수 약 9도 수준으로 계산됐다.

이후 청징제를 넣고 냉장 보관하자 탁한 부분이 아래로 가라앉았다.

약 9일 후 위의 맑은 부분만 옮겨 담았다.

 

5. 2차 발효 – 탄산 만들기

샴페인 방식의 핵심은 2차 발효 과정에서 자연 탄산을 형성하는 것이다.

(1) 병입 준비

  • 샴페인용 병을 소독해 건조
  • 효모와 설탕을 정량 넣고 잘 섞은 뒤 병에 담음
  • 입구를 단단히 봉인

이때 설탕량이 너무 많으면 병이 터질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과하면 압력 폭발이 날 수 있다.

(2) 예상치 못한 사고

숙성 중 이틀쯤 지나자 냉장고 근처에서 술 냄새가 났다.

확인해보니 병 뚜껑이 튀어나오며 술이 새어나왔다.

남은 병들은 바로 냉장고로 옮겨 안전하게 숙성시켰다.

 

6. 병 숙성과 효모 제거 과정

(1) 리 숙성(lees aging)

효모 찌꺼기와 접촉시키는 과정을 거치면 빵이나 견과류 같은 향이 생긴다.

나는 약 2주간 냉장 숙성했다.

(2) 르뮈아주(병 돌리기)

병을 거꾸로 세워 찌꺼기를 병목 쪽으로 모았다.

3일간 하루에 몇 번씩 손으로 살짝 돌려가며 진행했다.

(3) 데고르주망(효모 제거)

염화칼슘 수용액을 만들어 병목을 영하 20도까지 얼려 효모 찌꺼기를 제거했다.

몇 번 실패 끝에 맑고 투명한 와인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은 냉동온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 초보자는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7. 도사주(Dosage) – 마지막 당도 조절

효모를 제거할 때 일부 술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 양만큼 새 술을 채워 넣는다.

이 과정을 도사주라고 부르며, 샴페인의 단맛 정도를 결정하는 단계다.

나는 남은 샤인머스캣으로 새로 만든 와인을 도사주용으로 사용했다.

당도는 20브릭스까지 높여 발효했는데, 향과 산미가 더 강했다.

이 와인을 소량 넣어 밸런스를 맞추자, 확실히 풍미가 한층 좋아졌다.

 

8. 완성된 샤인머스캣 스파클링 와인

잔에 따르자마자 거품이 생기며 ‘칙’ 하는 소리가 났다.

거품 입자가 고르고, 향은 청포도와 사과 사이의 느낌이었다.

  • 단맛: 2점 (5점 만점 기준)
  • 신맛: 중간 수준
  • 알코올감: 살짝 강함

전문 와이너리 제품과 비교하면 약 60% 정도의 완성도였지만,

집에서 만든 것치고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일정한 온도와 숙성 기간만 확보된다면, 훨씬 근접한 퀄리티로 만들 수 있을 듯하다.

 

9. 남은 찌꺼기로 증류주 만들기

포도즙을 짜고 남은 찌꺼기는 설탕을 더해 발효시킨 뒤 증류했다.

두 번 증류한 결과, 도수 약 62도의 술이 나왔다.

향은 포도보다는 곡물향에 가까운 달콤함이 있었고, 전체적으로 무난한 수준이었다.

이 술은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테이스팅했다.

 

마치며

샤인머스캣을 직접 수확하지 않아도,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포도만으로 충분히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수 있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괜찮았다.

물론 병 폭발 위험이 있어 가정에서 그대로 따라 하기엔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 달간의 기다림 끝에 내 손으로 만든 거품 와인을 마시는 기분은 특별했다.

앞으로는 온도 유지 장치를 보완해 더 안정적인 와인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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