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AI 95% 실패, 연쇄 부도 가능성, 2008년과 유사.
이런 단어들이 한 번에 묶여 나오면 누구라도 손이 멈춘다.
요즘 AI 관련 기사나 인터뷰를 보면 공통된 흐름이 있다.
“대부분 망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2025년 이후 여러 보고서에서 생성형 AI 기업 다수가 수익화에 실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고, 일부 글로벌 테크 임원들도 비슷한 취지의 경고를 했다. 그렇다면 이 위기는 과장일까, 아니면 준비해야 할 신호일까.
나는 이 문제를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보려고 했다.
1. 95%가 사라진다는 말, 왜 이렇게까지 나올까
이 이야기는 단순 공포 마케팅이 아니다. 산업 구조를 보면 이해가 된다.
(1) API만 붙인 서비스가 왜 흔들릴까
나는 몇몇 AI 서비스를 직접 유료로 써보고 있다. 써보면 느껴진다. 겉은 다르지만 속은 비슷하다.
많은 스타트업이
GPT,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대형 모델의 API를 호출해서
UI·UX를 다듬고 특정 기능에 맞게 포장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① 모델이 좋아질수록 중간 서비스는 설 자리가 줄어든다
- 대형 모델이 문서 요약, 코드 작성, 이미지 생성, 영상 설명까지 한 번에 처리한다
- 컨텍스트 길이가 늘어나면서 외부 보조 툴 필요성이 줄어든다
- 모델 업데이트 한 번이면 차별점이 사라진다
② 기술 해자가 거의 없다
- 자체 학습 데이터가 없다
- 모델 소유권이 없다
- 공급자가 가격을 올리면 그대로 비용이 전가된다
결국 “포장” 중심 전략은 모델 성능이 낮을 때는 통했지만, 모델이 범용화되고 기억력과 처리 능력이 급격히 개선되면 설 자리가 줄어든다.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2) 여러 모델을 모아주는 플랫폼은 괜찮을까
처음에는 나도 이 부분은 동의하기 어려웠다.
여러 AI를 한 번에 쓸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은 편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런 질문이 남는다.
“공급자가 직접 고객을 만나면 중간 플랫폼은 필요할까?”
① 중계 비즈니스의 약점
- 수수료 모델에 의존한다
- 원가 통제권이 없다
- 공급자가 자체 스토어를 열면 협상력이 급격히 약해진다
② 가격 결정권은 누가 쥐고 있나
-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한 기업이 절대 우위
- 모델을 만든 기업이 API 가격을 통제
- 중간 플랫폼은 가격 협상에서 불리하다
이 구조는 과거 유통 시장에서도 반복됐다.
공급자가 강하면 중간 단계는 압박을 받는다.
2. 그렇다면 어디가 남을 가능성이 높을까
이 지점에서 나는 40대 중반 투자자로서 과거 몇 번의 사이클을 떠올렸다.
닷컴 버블 때도, 스마트폰 초창기에도
결국 남은 건 “인프라를 쥔 기업”이었다.
AI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1) 연산력을 쥔 기업들
AI는 결국 계산이다.
그리고 계산은 반도체에서 나온다.
대표적으로
- 엔비디아
- TSMC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AI가 커질수록 더 많은 물리적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다.
① 병목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이동 중
- 모델 성능은 점점 평준화
- 차이는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
-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폭증
② 대체가 어렵다
- 초미세 공정은 극소수 기업만 가능
- 설비 투자 규모가 수십조원 단위
- 신규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은 현재 AI 서버 시장에서 핵심 축으로 언급된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쪽을 동시에 가진 구조라 전략적 선택지가 많다.
(2) 설계와 추론 쪽은 어떤가
AI가 훈련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한다는 분석도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각종 디바이스에 AI가 들어가면 추론 칩 수요가 커진다.
이 흐름 속에서
- 브로드컴
- 마벨 테크놀로지
- 퀄컴
같은 기업들이 언급된다.
① 맞춤형 칩 설계 수요 증가
- 빅테크가 자체 AI 칩 설계 시도
- 설계 파트너 역할 기업의 중요성 확대
② 온디바이스 AI 확대
- 스마트폰 내 추론 처리 증가
- 클라우드 의존도 일부 감소
결국 “칩을 만들거나, 칩 설계를 돕거나, 칩에 들어갈 메모리를 파는 기업”이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3. 데이터 해자를 가진 기업은 다를까
모델은 평준화되더라도
데이터는 평준화되지 않는다.
독점적 산업 데이터, 국방·제조 온톨로지 같은 구조는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 리커전 파마슈티컬스
이런 기업들이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① 독점 데이터
- 외부에서 쉽게 수집 불가
- 산업 특화 모델 구축 가능
② AI와 결합 시 확장성
- 기존 데이터에 AI를 얹는 구조
- 단순 API 서비스와는 차별화
다만 이런 기업들도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성장률과 수익성은 항상 동시에 오르지 않는다.
4. 그래서 지금은 공포인가, 기회인가
나는 이 질문을 댓글 분위기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중 심리는 늘 극단으로 치닫는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이제 끝났다”는 말이 넘쳤다.
하지만 실제로는 구조적으로 강한 기업들이 이후 시장을 지배했다.
지금도 비슷하다.
- 포장 중심 AI 서비스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 인프라·반도체·독점 데이터 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 모든 기업이 망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AI가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AI 성장의 이익이 어디로 집중되느냐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본다.
모델 위에 얹힌 기업보다
모델을 돌릴 연산 자원을 쥔 기업이 더 오래 간다.
투자를 하든, 산업을 보든
이 질문 하나는 던져볼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AI가 좋아질수록 더 강해지는가, 아니면 더 약해지는가?”
그 답이 명확해지면
95% 공포 속에서도 방향은 잡힌다.
AI 시장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다만, 무대 위 주인공이 바뀌고 있을 뿐이다.
'경제 및 부동산 > 경제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뉴욕 매장에서 본 샤크닌자, 가성비로 시장을 잠식한 이유 (0) | 2026.03.09 |
|---|---|
| 코스트코가 만든 커클랜드 시그니처, 나이키·코카콜라 매출을 넘은 이유 (0) | 2026.03.08 |
| 사모펀드가 휩쓴 저가 커피 시장, 점주는 왜 불안해졌나 (0) | 2026.02.27 |
| 삼성전자 1조 달러 클럽 입성, 월마트 제치고 12위 오른 이유 (0) | 2026.02.27 |
| 동대문에서 가볼 만했던 DDP 행사, 주변 상권 매출이 오른 이유 (0) | 2026.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