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명동칼국수 겉절이를 집에서 비슷하게 만들려면 양념 종류를 늘리는 것보다 배추의 소금간과 물기 제거, 많은 양의 마늘에 신경 쓰는 편이 낫다. 의외로 액젓이나 새우젓, 쪽파, 부추까지 이것저것 넣는 방식이 아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밀가루풀이다. 그냥 물이 아니라 사골국물에 밀가루를 풀어 사용한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생마늘, 설탕, 감칠맛 조미료를 더해 상당히 되직한 양념을 만든다.
다만 집에서 따라 할 때는 배추 크기와 절여진 정도가 매번 다르다. 그래서 적혀 있는 숫자만 그대로 맞추는 것보다 절인 배추의 간을 직접 맛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1. 칼국수집 겉절이는 배추 절이기부터 다르다
이 겉절이는 나중에 액젓이나 새우젓으로 부족한 간을 채우는 방식이 아니다. 처음 배추를 절일 때 사실상 간을 끝낸다.
배추는 겉의 질긴 잎과 상한 부분을 떼고 젓가락으로 집어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너무 잘게 자르면 물을 빼고 버무리는 동안 식감이 떨어질 수 있어 큼직하게 써는 편이 낫다.
가정에서 만들 때 사용한 염수 비율은 다음과 같다.
- 물 4L
- 소금 종이컵 4컵
- 배추 위에 추가할 소금 약 반 컵
- 위에 흩뿌릴 물 약 1컵
먼저 물에 소금을 완전히 녹인다.
썰어놓은 배추에 소금물을 붓고 전체적으로 한 번 뒤집어 소금물이 고루 묻게 한다. 그 위에 소금 반 컵 정도를 뿌리고 물도 살짝 흩뿌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시간을 숫자로만 외우지 않는 것이다.
대용량 조리에서는 훨씬 진한 소금물로 약 3시간 정도 절일 수 있지만, 가정에서는 염도를 낮춰 더 오래 절이는 방식이 가능하다. 배추 크기와 계절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8시간이라는 숫자보다 마지막 상태가 더 중요하다.
배추의 두꺼운 줄기 부분을 씻어서 먹어봤을 때 간이 맞으면 된다. 너무 짜다면 맹물에 10~20분 정도 담갔다가 다시 맛을 본다.
반대로 지나치게 씻어 짠맛을 전부 빼버리는 것도 좋지 않다. 뒤에 들어가는 양념에는 액젓이나 새우젓처럼 간을 크게 보충할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2. 맛 차이는 양념보다 물 빼기에서 크게 난다
집에서 겉절이를 만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김치통 바닥에 빨간 물이 흥건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 레시피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바로 물 빼기다.
절인 배추를 2~3번 씻은 다음 체에 받친다. 단순히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끝내지 않고 배추가 머금은 수분을 상당히 줄인다.
가정에서는 체 위에 배추를 올리고 그 위에 바구니나 접시를 놓은 다음 약 5kg 정도의 무게를 올리는 방법을 쓸 수 있다. 6~8시간 정도 두면 생각보다 많은 물이 빠진다.
그렇다고 배추를 완전히 말리는 과정은 아니다.
겉으로 물이 줄줄 흐르지 않고 양념을 버무렸을 때 양념이 배추에 달라붙을 정도면 된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양념을 넣으면 처음에는 그럴듯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배추에서 수분이 나온다. 양념은 묽어지고 고춧가루와 마늘맛도 함께 옅어진다.
식당식 겉절이를 따라 할 때 고춧가루를 더 넣는 것보다 먼저 확인할 부분이 여기에 있다.
3. 사골국물로 밀가루풀을 만드는 이유
일반적인 김치라면 찹쌀풀이나 밀가루풀을 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 방식은 조금 다르다.
칼국수 육수와 어울리는 맛을 만들기 위해 사골국물로 밀가루풀을 만든다. 사골국물은 영어로 뼈 육수(Bone Broth)라고 부르는 방식과 비슷하게 이해하면 쉽다.
준비할 것은 간단하다.
- 사골국물 400g
- 밀가루 깎아서 3큰술
냄비에 사골국물과 밀가루를 넣고 중불에서 계속 저어준다. 약 3~5분 지나 점성이 생기면 불을 끈다.
푸딩처럼 단단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양념을 한데 붙잡아 줄 정도로 걸쭉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반드시 한김 식혀 사용한다.
집에서 간단히 먹을 겉절이라면 물로 풀을 만들어도 된다. 하지만 칼국수집에서 먹던 묵직한 양념맛을 재현하려는 목적이라면 사골국물을 빼지 않는 쪽이 이 레시피의 특징을 더 잘 살린다.
4. 배추 한 망 양념 비율과 가장 중요한 마늘 500g
양념 재료만 보면 오히려 허전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배추 한 망 분량으로 잡은 구성은 대략 이렇다.
| 재료 | 사용량 |
|---|---|
| 고춧가루 | 종이컵 약 3컵 |
| 생마늘 | 500g |
| 설탕 | 종이컵 약 반 컵 |
| 감칠맛 조미료 | 약 2~3큰술 |
| 사골 밀가루풀 | 앞에서 만든 분량 |
여기서 고춧가루와 조미료 양은 배추 크기와 제품에 따라 조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공된 조리 과정에서도 조미료는 약 2큰술을 먼저 넣었고, 정리된 비율에는 2.5~3큰술 정도가 제시돼 차이가 있다. 처음부터 최대량을 넣기보다 적게 시작해 맛을 보고 더하는 편이 안전하다.
그리고 이 김치의 성격을 결정하는 재료는 마늘이다.
500g이면 집에서 김치 한 번 담글 때 넣는 양으로는 상당히 많게 느껴진다. 하지만 마늘을 조금 줄이면 평범한 배추겉절이 쪽으로 맛이 가까워진다.
가능하다면 미리 갈아놓은 마늘보다 생마늘을 바로 갈아 넣는다. 알싸한 향이 강하게 살아 있어 칼국수나 만두처럼 맛이 비교적 담백한 음식과 함께 먹었을 때 존재감이 생긴다.
쪽파와 부추, 양파까지 넣고 싶어질 수 있는데 원래 구성에서는 넣지 않는다. 재료를 계속 추가하는 순간 우리가 흔히 먹는 일반 겉절이에 가까워진다.
5. 설탕과 조미료는 한 번에 다 넣지 않는 게 낫다
이 부분은 집에서 만들 때 특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설탕 반 컵은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꽤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배추 자체의 단맛도 계절마다 다르다.
따라서 처음에는 반 컵보다 조금 적게 넣고 버무린 뒤 결정하는 방법이 편하다. 설탕은 나중에 추가할 수 있지만 이미 달아진 김치에서 빼낼 수는 없다.
감칠맛 조미료도 마찬가지다.
원래 사용한 것은 미원(글루탐산나트륨(MSG))을 주성분으로 하고 다른 핵산계 감칠맛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다. 특정 제품이 없다면 무조건 같은 양의 다른 조미료로 치환하기보다는 제품의 염도와 감칠맛 강도를 생각해 양을 줄여 시작하는 편이 낫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양념의 농도다.
완성된 양념은 생각보다 뻑뻑해야 한다.
물을 추가해 쉽게 버무리려고 하면 당장은 편하지만 배추에서도 다시 수분이 나온다. 처음부터 양념까지 묽으면 시간이 지난 뒤 국물이 많아진다.
배추에서는 충분히 물을 빼고, 양념은 되직하게 만든다.
이 두 가지가 같이 맞아야 한다.
6. 버무린 뒤 바로 먹어도 되는 겉절이
물기를 충분히 뺀 배추에 양념을 넣고 전체에 골고루 묻도록 뒤집어가며 버무린다.
처음 양념을 만들었을 때 고춧가루 색이 생각보다 연해 보여도 바로 추가할 필요는 없다. 고춧가루가 양념 속 수분을 흡수하면서 색이 더 진해진다.
다만 배추가 유난히 크거나 색이 부족하다면 고춧가루를 조금 더 넣을 수 있다.
완성했을 때 맛의 순서는 꽤 분명하다.
먼저 생마늘의 알싸한 향이 강하게 들어오고 뒤에서 은근한 단맛과 감칠맛이 받쳐주는 형태다. 젓갈 향이 중심인 겉절이와는 방향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칼국수뿐 아니라 왕만두나 수육, 백숙처럼 담백하거나 기름기가 있는 음식과 곁들이기 좋다.
바로 먹는 겉절이 성격이 강하므로 처음부터 지나치게 많은 양을 만드는 것보다 가정에서는 배추 양을 줄여 비율대로 환산하는 것도 방법이다.
7. 김치통에 담을 때도 물 생기는 것을 줄여야 한다
마지막에 대충 김치통에 던져 넣으면 앞에서 애써 물을 뺀 의미가 줄어든다.
버무린 배추는 통 안에 빈 공간이 크게 생기지 않도록 차곡차곡 담고 살짝 눌러준다. 다만 배추 조직이 으깨질 정도로 강하게 압축할 필요는 없다.
보관하면서 배추에서는 어느 정도 수분이 다시 나온다.
그래서 처음 만들었을 때 국물이 거의 없다고 실패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흥건하다면 배추 물기가 충분히 빠지지 않았거나 양념 자체가 묽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레시피는 오래 익혀 먹는 김장김치보다는 만들어서 비교적 빠르게 소비하는 식당식 겉절이에 더 가깝다.
마치며
명동칼국수 스타일 배추겉절이를 따라 할 때 재료를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무엇을 넣지 않는지가 눈에 띈다.
액젓과 새우젓, 쪽파와 부추 없이 소금으로 배추의 간을 먼저 잡는다. 이후 물기를 충분히 빼고 사골 밀가루풀과 많은 양의 생마늘을 넣은 되직한 양념으로 버무리는 방식이다.
특히 마늘 500g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절인 배추의 간과 물기다. 배추 한 조각을 직접 먹어 간을 확인하고, 충분히 물을 뺀 다음 양념을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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