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바리스타 감성을 원하면서도 조작은 쉬운 가정용 커피 머신을 찾고 있다면, 이번에 필립스에서 출시한 '바리스티나'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직접 써보며 느낀 실사용 후기와 장단점을 솔직하게 정리했다.
1. 내가 이 제품에 기대하지 않았던 이유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결과는 달랐다.
사실 처음 바리스티나라는 이름을 들었을 땐 그다지 큰 기대는 없었다. 기존에 필립스에서 나온 머신들도 나쁘진 않았지만, ‘반자동 감성’과 ‘전자동 편의성’ 사이에서 늘 어중간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제품은 다소 다른 접근을 한다. 실제로 3주 이상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진짜 괜찮다”는 것. 자동 머신 특유의 편리함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커피 추출의 ‘감성’을 챙기고자 한 시도가 눈에 띄었다.
2. 생긴 건 반자동, 안은 전자동?
겉모습은 반자동, 작동은 전자동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구조
(1) 외관부터 보면… 감성은 있다
- 전면에는 포터 필터가 달려 있어 외형상 반자동 머신처럼 보인다.
- 상단에는 원두 호퍼가 있고, 뒷면에는 1.2L 용량의 물통이 있다.
- 컵 받침대를 제거하면 높은 텀블러나 라떼용 잔도 수용 가능하다.
(2) 내부 구조는 전자동에 가깝다
- 원두를 호퍼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분쇄 → 템핑 → 추출까지 자동 진행된다.
- 내부에는 세라믹 플랫버 그라인더가 장착돼 있으며, 보통 9~11g 정도 자동 도징된다.
- 추출 압력은 최대 16바. 실제 포터 필터에서 걸리는 압력은 약 7~9바 수준으로 추정된다.
3. 버튼 3개로 에스프레소를 뽑는다
조작은 간단하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다.
- 좌측 버튼: 에스프레소 추출
- 가운데 버튼: 부스트 기능 및 디카페인 수동 추출
- 우측 버튼: 룽고 추출
특히 부스트 버튼이 유용했다. 한 번 누르면 1g 추가 투입되며, 농도가 약 10% 증가한다. 나는 매번 부스트 기능을 켜고 사용했다. 기본 세팅으로는 약간 연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4. 라떼와 아메리카노, 응용도 가능할까?
가능하다. 하지만 몇 가지 기준은 지켜야 한다.
(1) 우유와 시럽만 더하면 다양한 메뉴 완성
- 에스프레소 + 물 = 아메리카노
- 에스프레소 + 우유 = 라떼
- 여기에 시럽을 추가하면 바닐라 라떼, 카페모카 등으로 확장 가능하다
(2) 라이트 로스팅 원두도 문제 없이 사용 가능
- 테스트해본 결과 미디엄 라이트까지는 안정적인 추출이 가능했다.
- 다만 자동 머신 특성상 너무 연하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 이럴 땐 부스트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 에스프레소 메뉴 별 추천 희석 비율은?
| 원두 로스팅 정도 | 희석 비율 (커피:물/우유) |
|---|---|
| 다크 로스팅 | 1:4~1:5 |
| 미디엄 | 1:3~1:4 |
| 라이트 | 1:1~1:2 |
이 기준을 따르면, 각 원두에 맞는 풍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다. 특히 라이트 로스팅의 경우에는 희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5. 관리와 세척은 얼마나 쉬울까?
간편한 관리도 이 제품의 강점 중 하나였다.
- 물통 및 컵 받침대 분리 가능
- 커피 퍽 제거는 버튼만 누르면 깔끔하게 분리됨
- 자동 헹굼 기능 포함 → 부스트 버튼 5초 누르면 작동
- 스팀 밀크포머 별도 구매 가능 → 우유 거품도 간편하게 생성 가능
다만 주의할 점은 있다. 포터 필터가 다소 약한 재질로 되어 있어, 너무 세게 다루면 파손 위험이 있다. 이 부분은 사용자 입장에서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6. 이 제품을 쓰면서 느낀 아쉬운 점들
편리한 건 분명하지만, 단점도 있다.
바리스티나는 초보자에게는 매우 편한 머신이지만, 사용하면서 느낀 단점도 있었다. 특히 커피 맛에 민감하거나, 머신의 디테일을 따지는 사람이라면 신경 쓰일 만한 부분이 있다.
(1) 포터 필터 재질이 약하다
- 커피 머신 중 가장 많이 손이 가는 부품이 바로 포터 필터다.
- 하지만 바리스티나는 이 포터 필터의 재질이 다소 약하다.
- 세게 조작하면 쉽게 파손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조심하지 않으면 휘거나 깨질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2) 호퍼 입구 구조가 비효율적이다
- 호퍼 입구 쪽에 원두가 쉽게 끼는 구조라, 원두 교체나 청소 시 불편했다.
- 이건 자주 사용하는 사람에게 꽤나 거슬릴 수 있는 부분이었다.
(3) 농도감은 한계가 있다
- 16바의 펌프 압력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나오는 커피의 농도는 비교적 연한 편이다.
- 이유는 분쇄도의 제한 때문인데, 자동 머신 특성상 너무 곱게 분쇄하면 추출이 어렵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가늘게 세팅할 수 없다.
- 그 결과, 진한 커피를 원하는 사용자에겐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7. 이 제품은 누구에게 어울릴까?
나는 이 기준으로 판단했다.
바리스티나는 사용자 취향에 따라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고, ‘아쉬운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조금 더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내가 느낀 추천 대상 & 비추천 대상
| 조건 | 추천 여부 | 이유 |
|---|---|---|
| 커피 입문자 | ✅ 추천 | 복잡한 설정 없이 쉽게 사용 가능 |
| 감성 잡고 싶은 사용자 | ✅ 추천 | 포터 필터, 디자인 모두 감성적 요소 있음 |
| 진한 에스프레소 원하는 사람 | ❌ 비추천 | 농도감 부족, 분쇄도 조절 불가 |
| 고급 머신처럼 커스터마이징하고 싶은 사람 | ❌ 비추천 | 도징량, 분쇄도, 압력 등 사용자 조절 불가 |
| 기존에 캡슐 머신을 쓰던 사람 | ✅ 추천 | 맛과 감성 모두 캡슐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됨 |
| 다양한 원두 사용하며 맛 비교하는 사람 | △ 보류 | 일정 수준까지만 가능, 세세한 튜닝은 어려움 |
8. 바리스티나를 구매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3가지
📝 이건 미리 알고 시작하자
- 에스프레소 맛은 괜찮지만, 카페 수준을 기대하진 말자
진한 커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커피 맛의 디테일보다는 편리함에 초점을 둬야 만족도가 높다. - 세척과 관리가 정말 쉬운 편이다
자동 헹굼 기능, 간단한 분해 구조 등은 매일 커피 마시는 사람에게 큰 장점이다. - 캡슐 머신에서 커피를 더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
감성은 챙기면서도 너무 복잡하지 않은 머신을 찾는다면, 바리스티나는 그 공백을 딱 채워주는 제품이었다.
마치며
바리스티나는 커피를 어렵게 배우고 싶진 않지만, 집에서 ‘바리스타 흉내’를 내고 싶은 사람에게 딱 맞는 머신이었다. 진한 농도의 커피를 뽑아내긴 어렵지만, 매일 한두 잔씩 기분 좋게 마시기엔 충분했다.
나처럼 평소에는 자동 머신을 쓰다가 가끔은 포터 필터를 잡고 커피를 뽑고 싶을 때, 이 정도 감성과 조작 편의성을 갖춘 머신은 흔치 않다.
장점과 단점을 확실히 알고 접근한다면, 오랫동안 잘 쓸 수 있는 홈카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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