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및 해외여행/국내여행

수석 드로잉이 주는 낯선 매력, 서울 종로 전시회에서 직접 보았다

by 코스티COSTI 2025. 10. 21.

시작하며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갈라 포라스-김 개인전: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은 드로잉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질문하게 만든다. 전시를 직접 관람하고 나서, 미술 전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할 이유들을 정리해보았다.

 

1. 이번 전시, 왜 특별하게 느껴졌을까?

자연을 소재로 하되 자연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한 드로잉

사실 이 전시는 단순히 ‘드로잉 전시’라고 말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평범한 그림처럼 보였지만,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자연을 다룬다’는 게 이렇게 복잡할 수 있구나 싶었다.

전시 공간은 두 섹션으로 나뉘어 있었다. 바깥쪽에는 습기라는 변수로 만들어진 추상적 드로잉이 있었고, 안쪽에는 작가가 수석을 해석한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신호’ 시리즈의 제작 방식이었다.

 

(1) 이런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전시장 습기로 그려진 드로잉이 있다고?

이건 처음 듣는 방식이었다. 작가는 전시장에 설치된 제습기를 이용해, 거기서 모인 물방울을 흑연이 묻은 천 위로 떨어뜨린다. 천 아래엔 흰 패널이 있고, 물방울이 떨어지며 무작위로 형체를 만든다. 이게 ‘신호’ 드로잉 시리즈다.

그렇다 보니 이 작품은 아래와 같은 요소들에 따라 모양이 완전히 달라진다.

💡 전시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요소들

  • 전시가 열린 국가와 지역의 기후
  • 관람객 수와 그들의 움직임
  • 계절과 실내 온도·습도

실제로 이 작품은 세계 여러 도시의 전시장에서 구현되었고, 각 전시장의 이름과 전시 기간이 제목에 포함돼 있었다.

 

(2) 장소마다 달라진 드로잉

어떤 작품들이 있었을까?

작품명 및 장소 제작 연도 사이즈 특징
Signal (Pitzer) 2024년 182.9cm 정사각형 미국에서 전시
Signal (Cleveland 미술관) 2025년 182.9cm 정사각형 미드웨스트 지역의 기후 반영
Signal (멕시코시티 MUAC) 2023년 182.9cm 정사각형 고온다습한 기후 반영
Signal (덴버 현대미술관) 2024년 182.9cm 정사각형 고지대 지역 특성 반영
Signal (스페인 세비야) 2023년 182.9cm 정사각형 유럽 남부의 여름 반영

→ 이건 전시회라기보다 기후 기록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예쁜 작품을 감상한다기보다, 전시장 환경과 예술의 상호작용을 목격하는 경험이었다.

 

2. 수석 드로잉은 왜 더 흥미로웠나?

‘돌’을 새롭게 보는 시선이 필요했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수석’을 주제로 한 드로잉들이 기다리고 있다. 나도 예전엔 수석을 그저 ‘돌’로만 봤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

 

(1) 어떤 드로잉이 있었는지 살펴보면?

수석 드로잉의 종류와 특징

작품명 크기 기법 특징
6 Balanced stones 152.4x182.9cm 색연필, Flashe 균형 잡힌 구조 강조
9 Animal shaped stones 121.9x121.9cm 색연필, Flashe 동물 형상으로 보이는 돌
39 Mountains 182.9x289.6cm 흑연 산을 연상시키는 돌 구성
15 Rocks from outer space 182.9x228.6cm 색연필, Flashe 우주에서 온 것 같은 형상
12 Sacred stones 182.9x152.4cm 색연필, Flashe 신성함을 상징하는 돌 이미지
10 Mythological stones 182.9x152.4cm 색연필, Flashe 신화적 존재처럼 보이는 돌

→ ‘수석도 이런 식으로 분류할 수 있구나’ 싶었다.

기존의 전통적 분류(균형·형상·희귀성)에서 벗어나 작가만의 기준으로 돌을 해석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3. 왜 ‘책거리’와 연결했을까?

회화적 정밀 묘사로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

이 드로잉들은 단순히 돌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조선 후기의 ‘책거리’ 형식을 참조해, 수집품을 배열하고 관찰하는 방식을 드로잉 안에 담았다.

책거리는 ‘물건을 진열해 놓은 정물화’지만, 단순한 구도가 아니다. 애정과 관심, 기록의 의미가 담긴 회화 장르다.

→ 이번 드로잉도 마찬가지다. 그냥 돌을 그린 게 아니라, 작가의 ‘관찰의 시선’을 드러낸다.

 

4. 전시장 안에서의 또 다른 장치

수석 수집가들과의 협업이 있었던 이유는?

전시 후반부에는 실제 수석 수집가들이 모은 수석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드로잉과 실물 수석을 나란히 비교하며 볼 수 있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흥미로운 구성이었다.

→ 전시가 더 풍부해진 이유는?

  • 관람객 입장에선 작품과 실물의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 수석 수집가들의 개인적 해석과 설명도 함께 비치되어 있어, 그들의 시선을 엿볼 수 있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싶은 듯했다.

“수집이란 단순한 소유가 아니라, 재해석의 시작이다.”

 

5. 이 전시가 던지는 질문

“우리는 사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분류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전시는 보는 사람의 인식 방식을 흔들어놓는다.

돌이라는 단순한 대상을 통해서도, 얼마나 다양한 시선과 분류가 존재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다.

  • 누군가는 예술 작품으로,
  • 누군가는 자연 유물로,
  • 누군가는 소장품으로 본다.

이 전시는 그 경계를 흐리고, 그 안에서 개인의 해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마치며

《갈라 포라스-김 개인전: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은 단순한 드로잉 전시가 아니었다. 자연과 인간, 제도와 예술, 습기와 선(線)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요소들이 서로 맞닿으며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낸다.

삼청동 국제갤러리를 찾는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작품과 나 사이의 거리를 천천히 줄여가 보자.

이건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해석의 여정을 따라가는 경험에 더 가깝다.

 

사업자 정보 표시
코스티(COSTI) | 김욱진 | 경기도 부천시 부흥로315번길 38, 루미아트 12층 1213호 (중동) | 사업자 등록번호 : 130-38-69303 | TEL : 010-4299-8999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경기부천-1290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