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2025년, 다시 트럼프가 부상하면서 미국의 정치와 외교가 또다시 격랑 속에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단순한 선거 결과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의 근본 구조다. 김봉중 교수는 이 지점을 ‘위험한 미국사’라는 책에서 찔렀다.
1. 트럼프는 진짜 예외적 존재일까?
교수의 진단은 다르다: 트럼프는 돌출변수가 아니라 미국 내부 흐름의 상징이다.
김봉중 교수는 트럼프를 단순한 변칙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 사회 내부에 잠재해 있던 지역 갈등, 인종 차별, 불평등, 그리고 ‘다양성의 역설’이 축적되며 등장한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나 역시 트럼프를 처음 봤을 땐 “미국에 이런 사람이?”라는 반응이 먼저였지만, 그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집권 가능성을 얻는 걸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미국은 ‘자유’의 나라 이전에, 복잡한 긴장과 갈등을 안고 있는 거대한 다양성의 나라였다는 걸 잊고 있었다.
2. 미국이라는 나라는 왜 이렇게 자주 혼란스러워 보일까?
이건 원래부터 그랬다. 혼란이 미국의 ‘민주주의 DNA’였던 셈이다.
(1) 남북전쟁조차 단순한 흑백 이슈가 아니었다
흑인 노예 해방 전쟁으로 알려진 남북전쟁은, 사실 ‘주(州)의 권한’과 ‘연방정부 권한’ 사이의 충돌이었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자유와 분권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격렬한 갈등을 낳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였다.
(2) 뉴딜 이후 진영 갈등이 본격화됐다
뉴딜 정책은 미국 민주주의를 분기점으로 갈라놓았다.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 개입이 보수주의자들에겐 ‘자유 시장의 침해’로 보였고, 그 반감은 남부 백인 중심의 정치 지형을 바꿔버렸다. 오늘날까지도 이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싸워왔고, 그걸 통해 진화해 온 나라다.
3.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미국의 모습은 무엇일까?
“자유”보다 더 핵심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김봉중 교수는 미국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다양성’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단일 민족국가가 아니다. 다양한 인종, 종교, 지역, 문화가 얽히고설켜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다양성이 충돌과 융합을 반복하며 미국을 만들어 온 원동력이라고 설명한다.
이게 미국의 힘이자 동시에 미국의 불안 요소라는 것이다.
4. 미국은 원래 자유무역 국가인데, 왜 트럼프는 관세를 자꾸 올릴까?
📌 역사 속 사례를 보면 트럼프가 처음은 아니다
| 시기 | 관세 정책 | 배경 및 영향 |
|---|---|---|
| 1828년 | 고관세 정책 | 북부 제조업 보호, 남부 반발 유발 |
| 1890년 | 매킨리 관세법 | 평균 50% 고관세, 1893년 대공황 유발 |
| 1930년 | 스무트-홀리 법 | 60% 고관세, 대공황 심화, 히틀러 등장 촉진 |
| 트럼프 시대 | 중국·동맹국 대상 관세 강화 | 정치적 지지층 확보, 고립주의 강화 시도 |
즉, 미국은 자유무역을 추구하지만,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보호무역으로 돌아설 수 있는 전력을 갖고 있다.
5. 미국 민주주의, 정말 위기인가?
짧은 대답은 “그렇지만, 아직 아니다”
미국 민주주의가 지금 위기라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트럼프는 민주주의의 제도나 가치보다 ‘지지층 감정’을 더 중시하는 행보를 보였고, 언론, 제도, 상호 존중 같은 전통은 약화됐다.
하지만 김 교수는 미국 민주주의의 복원력에 주목한다.
- 수정헌법 1조로 상징되는 언론의 자유
- 윗슬블로어(내부 고발자) 문화
- 짧지 않은 250년간의 제도 운영 경험
내가 미국을 보며 가장 놀란 건, 대통령조차 내부 고발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제도와 문화였다.
6. 고립주의인가? 제국주의인가? 트럼프 외교의 모순
둘 다 맞고, 둘 다 틀리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외견상 모순돼 보인다. 자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면서도, 유럽이나 한국, 일본 등 동맹국에 제국주의적 압박을 가한다.
김봉중 교수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트럼프는 문화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역공을 추구한다. 고립주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정치 기반을 위한 쇼일 수도 있다."
7. 미국 정치를 지역으로 보면 더 명확해진다
📌 지역마다 정치색이 다르다
| 지역 구분 | 정치 성향 | 대표 주 |
|---|---|---|
| 서해안 | 진보 성향 (민주당) | 캘리포니아, 오레곤 |
| 동북부 | 진보 성향 (민주당) | 뉴욕, 매사추세츠 |
| 남부 | 보수 성향 (공화당) | 텍사스, 조지아 |
| 중서부 | 강한 보수 성향 | 오하이오, 아이오와 |
이 지역 정서는 고정화되는 중이다. 예전엔 스윙스테이트가 많았지만, 지금은 중간 지대가 줄어들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바이마르 독일과는 다르다.
- 독일은 민주주의의 시행 경험이 짧았고
- 언론 자유나 제도적 견제가 미비했다
- 반면 미국은 이 모든 것이 장기적으로 축적돼 왔다
즉, 미국은 위험하지만, 망하지는 않는다.
김 교수는 트럼프가 히틀러가 될 가능성을 낮게 본다. 다만, 증오와 분열의 정치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느냐가 핵심이다.
마치며
2025년의 미국, 그 혼란은 예외가 아니라 오히려 반복의 일부일 수 있다. 김봉중 교수의 ‘위험한 미국사’는 지금 우리가 보는 미국의 현상 뒤에 어떤 구조와 역사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 같은 책이다.
당장 눈앞의 뉴스에만 반응하지 말고, 미국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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