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단순한 반찬이라 생각했다
배추볶음은 솔직히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배추 데치고, 마늘 넣고 볶으면 끝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그 단순한 과정 속에서도 맛의 차이가 확실히 난다. 특히 ‘언제 데치고, 어떤 간으로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 나는 처음에 그냥 배추를 바로 볶았다. 하지만 숨이 죽지 않아 질기고, 간도 겉돌았다. 그날 이후로는 꼭 한 번 데쳐서 볶는다. 오늘 소개할 레시피도 그런 기본기 하나로 맛이 확 달라지는 경우다.
살짝 데치기, 이게 생각보다 중요했다
한 요리 전문가의 말처럼 배추는 그냥 볶는 것보다 소금물에 한 번 데치는 과정이 중요하다. 소금물에서 살짝 익히면 배추가 부드러워지고 간이 속까지 배어든다. 또 색도 선명하게 유지된다.
데칠 때는 흰 줄기부터 넣고, 잎은 나중에 넣는 게 좋다. 잎 부분은 금방 익기 때문에 잠깐만 담갔다가 바로 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미 은근한 단맛이 배추 속에 생긴다. 이때 “조금 덜 익었나?” 싶을 정도로 건져내야 한다. 나중에 팬에서 볶을 때 더 익기 때문이다.
볶음의 향을 잡아주는 건 결국 파와 마늘이다
데친 배추를 팬에 넣기 전,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파와 마늘을 먼저 볶는다. 이 향이 올라와야 뒤에 넣는 건새우와 배추가 맛있어진다. 건새우는 한 줌 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오래 볶으면 탈 수 있으니 향만 올라올 정도로만 볶는다.
그 순간 팬에서 퍼지는 향이 정말 좋다. 그 냄새가 배추에 스며들면, 단순한 채소볶음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한 끼 반찬’이 된다. 그날은 이상하게 그 향만으로도 식욕이 확 올라왔다.
간은 한 번에 하지 말고 조금씩 잡아야 한다
이 요리에서 가장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 간이다. 이미 소금물에서 데쳤기 때문에 소금과 치킨스톡을 너무 많이 넣으면 금방 짜진다. 처음엔 소금 한 꼬집, 치킨스톡 한 스푼 정도로 시작해서 맛을 본다.
밥반찬으로 먹을 거면 치킨스톡을 반 스푼 정도 더 넣어도 좋다. 나는 이걸 술안주로 먹을 땐 덜 짜게, 밥반찬으로 먹을 땐 조금 더 간을 세게 한다. 조리 중간중간 맛을 보면서 간을 조절하는 게 결국 요리의 포인트다.
완성 후 느껴지는 단순한데 깊은 맛
완성된 배추볶음은 색이 맑고 향이 담백하다. 건새우의 감칠맛이 배추의 단맛과 만나서 생각보다 훨씬 깊은 맛이 난다. 한 숟갈 떠서 밥 위에 올려 먹으면 짠맛보다 고소함이 먼저 느껴진다.
이런 반찬은 별다른 재료 없이도 금방 만들 수 있고, 냉장고에 남은 알배추 처리에도 좋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이런 단순한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마 손이 덜 간 대신 마음이 편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지금 만들려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
배추볶음은 정말 쉬운 요리지만,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건 아니다. 소금물에 살짝 데치기, 파기름의 향, 간 조절.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너무 완벽하게 만들려 하지 않아도 된다. 약간 덜 익은 부분이 있어도, 간이 살짝 달라도, 그게 오히려 집밥의 맛이다. 내 경험상 이런 반찬은 “딱 이 정도면 좋겠다” 싶은 순간에 불을 꺼야 가장 맛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배추볶음은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요리의 기본이 다 들어 있다. 오늘 저녁엔 알배추 한 통으로 이 간단한 볶음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특별할 건 없지만, 그게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 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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