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평범한 배추 나물인 줄 알았다
겨울이면 알배추 한 통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겉으론 작고 단단해 보이지만 막상 손질해보면 속이 꽉 차 있다. 예전엔 늘 데치거나 살짝 삶아서 무쳤는데, 어느 날은 문득 ‘이게 진짜 배추맛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따라 배추 향이 밋밋했고, 달큰한 맛도 묻혀버린 느낌이었다. 그러다 알게 된 게 ‘삶지 말고 찌는 방법’이었다. 별것 아닌 차이 같지만 결과는 꽤 달랐다.
끓는 물에 넣지 말고, 찜기로 7분만
먼저 알배추는 밑동을 세모 모양으로 잘라주면 결이 자연스럽게 갈라진다. 그 상태로 흐르는 물에 살살 씻고, 물기만 털어낸다.
찜기에는 물을 팔팔 끓이고, 알배추를 통째로 올린다. 강불 기준 7분이면 충분하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찬물에 헹구지 않는 것이다.
헹구는 순간 배추 속에 있던 달큰한 단맛이 다 빠져버린다. 그래서 살짝 식힌 뒤 그대로 두는 게 포인트다.
찜기 뚜껑을 열 때 올라오는 향이 꽤 인상적이다. 삶을 때는 없던 고소한 향이 난다. 줄기는 부드럽지만 잎 부분은 여전히 아삭하다.
배추는 써는 것보다 ‘찢는’ 게 낫다
배추를 도마 위에 놓고 칼로 썰면 섬유질이 끊어져 양념이 겉돌게 된다. 손으로 찢으면 결이 살아 있어 양념이 훨씬 잘 배인다.
그 위에 썰어둔 대파 흰대, 멸치액젓 한 스푼, 된장 한 스푼, 갈은 깨 한 스푼, 생들기름 한 스푼을 넣고 살살 버무린다.
이 조합은 자극적이지 않고, 배추 본연의 단맛을 더 끌어올린다.
사진으로 보면 그저 평범한 나물처럼 보이지만, 먹어보면 전혀 다르다. 찐 배추의 달큰함이 씹을수록 퍼지고, 된장의 구수함이 뒤따른다.
짠맛보다 단맛이 먼저 느껴지는 이유
겨울배추는 원래 당도가 높지만, 삶으면 그 당분이 물로 빠져나간다. 찌면 수분 손실이 적어 단맛이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양념이 조금만 들어가도 맛이 깊게 느껴진다.
다만 너무 오래 찌면 숨이 죽어버리니 시간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7분, 그게 이 레시피의 핵심이다.
결국엔 단순한 게 오래 남는다
대단한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삶지 말고 찌는 것’, ‘찬물에 헹구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그날 만들어 먹은 찐 배추무침은 이상하게도 밥 한 공기를 다 비우게 했다.
요란한 양념도, 복잡한 조리도 없는데 묘하게 손이 간다.
결국엔 이런 게 진짜 겨울 반찬의 맛 아닐까 싶다. 돌아보면, 단순한 게 제일 오래 남는다.
'코스티 이야기 > 요리 레시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달큰한 애호박짜글이 레시피, 고기 밑간 한 번으로 밥 한 그릇 뚝딱한 저녁 (0) | 2025.12.08 |
|---|---|
| 된장찌개에서 나물무침까지, 화미 사골분말 활용 레시피 (1) | 2025.11.28 |
| 후라이팬 하나로 끝내는 원팬 김밥 레시피,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 (0) | 2025.11.25 |
| 냉장고 속 재료로 만든 이자카야 한 그릇, 된장삼겹술찜 (1) | 2025.11.25 |
| 해산물 듬뿍 넣은 잡탕밥 레시피, 한 그릇이면 저녁 해결 (0) | 202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