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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티 이야기/생활정보

을지로3가역 근처 새로 생긴 무료 영화관, 기대 이상이었던 이유

by 코스티COSTI 2025. 12. 7.

처음엔 그냥 지나칠 뻔했다

을지로3가역 9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맞은편 골목 끝에, 유난히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겉으로 보기엔 영화 관련 사무실 정도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서울 도심 속에 새로 생긴 ‘서울영화센터’다. 11월에 막 문을 연 곳이라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나도 우연히 알게 되어 들렀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시설이 제대로였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지금 모든 영화가 ‘무료’라는 점이다. 내년 3월까지는 예매만 하면 누구나 공짜로 관람할 수 있다니,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기회가 흔하진 않다.

 

접근성부터 마음에 들었다

을지로3가역 9번 출구에서 100m 정도만 걸으면 된다. 사거리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금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 일대가 충무로, 한국 영화의 심장 같은 곳이라 위치도 상징적이다.
지상에는 장애인 주차구역 외엔 별도 주차가 어렵지만, 지하철 접근성이 워낙 좋아서 대중교통으로 오는 게 훨씬 편하다.

 

 

들어서는 순간 영화 분위기 그대로

1층은 매표소와 카페가 있다. 아직 공사 중이라 운영은 시작 전이었지만, 천장의 붉은 인테리어가 마치 레드카펫을 상징하는 듯하다. 공간은 넓지 않지만 감각적이다.
티켓은 현장에서 신용카드로 발권할 수도 있고, 서울영화센터 홈페이지에서도 예약이 가능하다. 무료지만 예매를 미리 해두는 게 좋다. 다만 무료라고 해서 예약만 하고 가지 않으면 실제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니, 약속한 시간은 꼭 지키는 게 예의다.

 

영화관은 총 세 곳, 각자 다른 매력

지하 1층에는 1관이 있다. 바닥부터 벽까지 붉은색 계열로 꾸며져 있어 들어서는 순간 묘하게 설레는 느낌이 든다. 좌석도 여유 있고, 35mm 필름 영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행사나 무대 인사도 종종 여기서 열린다.
2층에는 2관과 작은 라운지가 있다. 2관은 규모가 작지만 리클라이너 좌석이 설치돼 있다. 일반 극장에서 보기 힘든 편안한 시트라 몰입감이 훨씬 좋다. 휠체어 전용 좌석도 있어 배려가 느껴졌다.
6층에는 가장 작은 상영관인 3관이 있는데, 조용하게 예술 영화나 인디 영화를 보기엔 딱 알맞았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세계

4층 ‘시네마 라운지’는 영화 전시 공간처럼 꾸며져 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명작들의 세트가 실제로 재현돼 있어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직접 보면 세트의 디테일이 꽤 정교하다. 예전에 봤던 장면들이 그대로 떠올라 잠시 그 시절 감정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한쪽에는 굿즈샵도 있다. 영화 포스터나 기념품이 전시돼 있는데, 여기서만 살 수 있는 디자인이 꽤 많았다.

 

꼭 올라가 봐야 할 곳, 10층 스카이 시네마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꼭대기인 10층으로 올라가면, 탁 트인 공간이 나온다. 벽면 한쪽이 하얗게 비어 있는데 그게 바로 스크린 역할을 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곳에서 야외 영화 상영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심 한가운데서 달빛 아래 영화를 본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낭만적이다.

 

실제로 가보니 느껴진 점들

무료라는 점 때문에 단순히 ‘홍보용 공간’쯤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둘러보니 서울시가 제대로 준비한 느낌이었다. 장애인 접근성, 가족 단위 시설, 상영관의 다양성까지 신경 쓴 흔적이 많았다.
다만 주차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5분 거리라는 접근성을 생각하면 큰 불편은 아니다.

 

지금 가기 딱 좋은 이유

서울영화센터는 3월까지 무료 상영이 진행된다. 특히 예술영화나 오래된 명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흔치 않은 기회다.
티켓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고, 아고다나 Booking.com처럼 별도의 예약 플랫폼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확인 가능하다.
주말 오후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지만, 평일 오전이나 저녁에는 비교적 한산했다. 조용히 영화를 즐기고 싶다면 그 시간을 노려보는 게 좋겠다.

 

돌아보며 느낀 한마디

요즘 상업영화 위주로 극장이 비슷비슷하게 느껴졌는데, 이런 공간이 생겼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무료라는 혜택보다, 영화의 다양성을 지켜보려는 시도가 더 인상적이었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공짜라서가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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