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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티 이야기/생활정보

락스 뿌려도 또 생기는 곰팡이, 화학자가 말한 진짜 원인과 해결법

by 코스티COSTI 2025. 12. 16.

곰팡이라는 건 정말 특이한 생물이다. 화장실 실리콘 틈이나 벽 끝에 하얗게, 혹은 까맣게 자라나는 걸 보면 괜히 마음이 불안해진다. 락스를 뿌리고 문질러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생기고, 심지어 더 번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화학적으로 이해하면 왜 그렇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가 훨씬 명확해진다.

 

곰팡이는 기본적으로 ‘진핵생물’이다. 사람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어서 세포 안에 핵이 있고, 그 바깥은 단단한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문제는 바로 그 ‘벽’이다. 세균의 세포벽보다 훨씬 두꺼운 키틴(Chitin)이라는 물질로 되어 있어서, 웬만한 세제나 락스가 쉽게 침투하지 못한다. 곰팡이는 일종의 갑옷을 두르고 있는 셈이다.

 

습기보다 더 중요한 건 ‘먹을 것’이다

화장실 곰팡이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 “습기가 많아서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습기만으로는 자라지 않는다. 곰팡이에게 필요한 건 습기 + 먹을 수 있는 유기물이다. 샤워할 때 벽면에 튀는 물방울 속에는 미세한 비말과 각질, 변기에서 날아온 유기물까지 섞여 있다. 이게 곰팡이에게는 훌륭한 먹이이다. 실리콘 틈, 배수구, 벽지 끝이 유난히 잘 번식하는 이유가 바로 그 ‘잔여물’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곰팡이가 자꾸 생긴다면, 습기보다 ‘먹을 거리’를 제거하는 청소가 먼저다. 그 자체가 관리의 핵심이다.

 

락스로도 안 죽는 이유

락스는 강력한 산화제다. 곰팡이의 단백질 구조나 세포막을 파괴하지만, 문제는 ‘포자’다. 포자는 곰팡이의 씨앗 같은 존재로, 껍질이 매우 두껍고 활동이 거의 없다. 말 그대로 ‘동면 상태’라 화학물질이 잘 스며들지 않는다. 그래서 락스를 뿌려도 죽지 않고 남아 있다가, 습기가 차는 순간 다시 깨어난다.

 

결국 락스로 한 번 청소해도 며칠 후 다시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죽지 않은 포자가 다시 자라난 것이기 때문이다.

 

화학자가 제안한 현실적인 제거법

락스를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사용법’을 조금 바꿔야 한다. 곰팡이가 생긴 부분에 젤 형태의 락스를 바르고, 그 위를 비닐이나 테이프로 덮어 1~2일 정도 밀폐해 두면 훨씬 효과적이다. 락스의 염소 성분이 천천히 스며들며 곰팡이 벽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후 깨끗이 닦아내고 환기를 충분히 시켜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화학자는 청소 후 ‘예방 폭탄’을 하나 심어두라고 했다. 바로 과탄산소다다.

 

이건 흰색 알갱이 형태로, 물에 닿으면 과산화수소(소독약 성분)가 발생한다. 평소 곰팡이가 잘 생기던 곳에 소금통처럼 소량만 뿌려두면, 다음번에 습기가 닿을 때 산소가 터지며 곰팡이 포자를 산화시킨다. 말 그대로 지뢰를 심어두는 셈이다. 화학자는 “청소 후 조금만 뿌려도 확실히 덜 생긴다”고 했다.

 

곰팡이와 인간이 비슷해서 더 어렵다

곰팡이를 죽이는 약이 사람에게도 부담이 되는 이유는 구조가 닮아 있기 때문이다. 곰팡이도 진핵생물이라, 곰팡이를 공격하는 약이 사람의 세포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무좀약이나 곰팡이 치료제는 간에 부담이 크다. 약을 써도 완전한 ‘방멸’은 힘든 이유다.

 

실제로 무좀은 감기처럼 재발할 수 있다. 몸이 약해지면 다시 나타나고, 건강할 때는 잠잠해진다. 결국 ‘함께 살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얘기다. 다만 청결과 건조한 환경이 그나마의 방패가 된다.

 

곰팡이는 늘 공기 중에 떠 있다

화장실이든 거실 벽이든, 곰팡이가 새로 생긴 게 아니라 공기 중에 있던 포자가 자란 것이다. 항상 존재하지만, 자라날 조건이 될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고, ‘자랄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습기 제거와 통풍, 그리고 표면의 유기물 제거. 이 세 가지가 가장 기본이다.

 

사진으로 보면 깨끗해 보여도, 표면에 남은 비말이나 먼지층이 있으면 그게 곰팡이의 밥이 된다. 그래서 ‘겉보기 깨끗함’보다는 ‘영양분 없는 표면’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결국에는 관리다

곰팡이 청소는 한 번의 전투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락스로 일시적으로 죽이고, 과탄산소다로 지뢰를 심고, 환기와 건조로 환경을 바꿔야 한다. 이 세 단계를 꾸준히 반복하면, 곰팡이는 ‘다시 자라기 힘든 집’을 만나게 된다.

 

곰팡이는 죽는 게 아니라, 단지 살아갈 이유를 잃는 것이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곰팡이는 청소가 아니라, 환경으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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