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기능을 접했을 때는 단순히 또 하나의 AI 영상 도구겠거니 했다. 그런데 직접 써보니, 이건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실험적인 플랫폼이었다. 이름은 ‘OPAL’. 구글에서 공개한 실험형 워크플로우 자동화 도구인데, 겉으로 보기엔 노드형 구조를 가진 단순한 인터페이스지만, 안쪽엔 놀라울 만큼 치밀한 흐름이 숨어 있다.
처음엔 조금 낯설다. 화면 안에서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이 서로 연결돼 있는 걸 보면 ‘이걸 내가 다 구성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다. OPAL의 본질은 코딩을 몰라도 흐름을 ‘느낌’으로 조립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
자동화라고 해서 다 같은 자동화는 아니다
이 도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풀 자동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Veo처럼 음악부터 영상 렌더링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형태가 아니라, 과정 중심의 자동화에 가깝다.
즉,
- 우리가 입력한 음악(MP3)이나 이미지, 텍스트를 AI가 분석하고
-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적절한 프롬프트를 생성하고
- 다시 그 결과를 영상처럼 연결해 출력하는 구조다.
실제로 영상을 만들어보면, AI가 작곡이나 편집을 대신해주는 게 아니라 “창의적 사고를 빠르게 정리해주는 조력자”에 가깝다는 걸 느낀다. 한마디로 ‘생각의 시간을 줄여주는 도구’다.
막상 써보면 느껴지는 OPAL의 리듬
사용법 자체는 단순하다.
노란색 노드는 내가 입력해야 하는 부분, 파란색 노드는 AI가 작업하는 구간, 초록색은 최종 출력이다.
음악 파일을 넣고, 주인공 이미지를 올리고, “이 음악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OPAL은 그 문장을 해석해 일련의 작업 노드를 자동으로 만든다.
이 과정을 ‘Vibe Coding’이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느낌 코딩’이다. 코드 한 줄 없이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줘”라는 감각적인 요청만으로 시스템이 구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워크플로우를 실행하면, OPAL은 음악을 분석하고 가사와 분위기를 파악한 뒤, 20장 안팎의 시네마틱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 이미지들이 순서대로 연결돼 하나의 슬라이드형 뮤직비디오가 완성된다.
슬라이드가 영상이 되는 순간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 동영상이라기보다는 이미지 슬라이드에 가깝다.
하지만 그 안에는 ‘AI가 음악을 들으며 그린 감정의 프레임’이 들어 있다.
가사의 리듬에 맞춰 조명이 바뀌고, 인물의 표정이 변하며, 장면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특수 효과는 거의 없지만, 오히려 그 단조로움이 묘하게 리얼하다.
다만 영상 길이에 비해 이미지 수가 적으면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한계는 있다.
3분짜리 노래를 자연스럽게 만들려면 최소 40~50장은 필요하다.
Veo 없이 가능한 이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게 Veo처럼 자동 영상 생성이냐?”인데,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Veo는 영상 자체를 생성하지만, OPAL은 ‘이미지의 흐름을 영상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식’이다.
직접 써본 결과, 이 방식의 장점은 다음 세 가지였다.
- 생성 속도가 빠르고, 리소스 소모가 적다.
- 원하는 이미지 스타일(K-드라마풍, 다큐, 애니메이션 등)을 직접 지정할 수 있다.
- 실패 확률이 낮고, 결과를 수정하기가 쉽다.
반면 한계도 분명하다.
비디오 클립처럼 완전한 동작은 만들지 못하고, 화면 전환이 단조로울 때가 있다.
그래서 진짜 뮤직비디오라기보다는 ‘플레이리스트용 영상’에 더 가깝다.
결국 중요한 건 ‘활용 방식’이다
OPAL을 써보며 느낀 건, 이건 도구 그 자체보다 ‘응용력’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AI가 대신 생각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생각을 던져주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
“가사의 핵심 장면을 중심으로 30장의 드라마틱한 컷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했을 때와
“음악을 들으며 어울리는 감정적 장면을 만들어줘”라고 했을 때의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결국 OPAL은 ‘명령’이 아니라 ‘의도’를 이해하는 시스템이다.
처음엔 단순한 실험이었는데
영상을 완성하고 나면 묘하게 뿌듯하다.
특히 직접 만든 노래나 수노AI에서 생성한 음원을 이 영상에 입히면
하나의 독립적인 플레이리스트 콘텐츠가 된다.
손품은 조금 들지만, 결과물은 예상보다 훨씬 세련됐다.
오히려 완벽하게 다듬은 영상보다 이 불완전한 흐름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 OPAL은 구글이 만든 ‘프로세스 자동화 실험실’이다.
- 영상 자동화가 아니라 ‘아이디어 자동화’에 가깝다.
- Veo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하는 데는 탁월하다.
- 이미지 기반이기 때문에 결과물을 영상화하려면 녹화나 후편집 과정이 필요하다.
- 플레이리스트, AI음악 채널, 실험형 콘텐츠 제작에 특히 적합하다.
AI가 음악을 ‘이해한다’는 말은 아직 과장이지만,
OPAL을 써보면 분명히 어떤 감각을 읽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복잡한 설명 대신 “이 느낌으로 만들어줘” 한마디면 움직이는 시스템,
그게 지금의 OPAL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실험은 이미 충분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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