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설 연휴는 늘 애매하다. 푹 쉬기엔 길고, 여행을 가자니 교통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나는 해마다 서울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전시를 몇 개 골라두는 편이다. 2026년 설 연휴에도 마찬가지다. 무료 전시부터 사진전까지, 하루 코스로 묶기 좋은 전시 세 곳을 미리 저장해두면 계획 세우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번 글에서는 종로, 덕수궁길, 광진구까지 동선이 크게 겹치지 않으면서도 각각 결이 다른 전시를 소개해보려 한다. 단순한 일정 나열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이런 연휴에 어떻게 움직이는지 기준을 함께 풀어본다.
1. 종로에서 시작하는 공예 전시 한 바퀴
한복과 고궁이 어울리는 종로에서 시작하면 설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오전 시간대에 움직이기 좋은 곳이 바로 서울공예박물관이다.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 특별전>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전시 1동 3층 기획전시실 및 1층 로비
- 운영시간: 화~목 10:00~18:00 / 금 10:00~21:00 (입장마감 17:30, 월요일 휴관, 설 연휴 정상운영)
- 전시기간: 2025.12.23. ~ 2026.3.15.
- 이용요금: 무료
(1) 철망과 비즈로 만든 의상, 생각보다 압도적이었다
처음에는 ‘공예’라는 단어가 다소 차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철망과 비즈로 구성된 의상 작품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고, 조명에 따라 반짝이는 질감이 눈을 붙잡는다.
① 가까이서 볼수록 재료의 힘이 보였다
- 금속망의 구조가 단단하게 형태를 잡고 있다.
- 비즈가 얹히면서 빛을 반사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 멀리서 보면 의상, 가까이서 보면 조형물처럼 느껴진다.
② 설 연휴에 가족과 가기에도 부담이 적다
- 무료 전시라 비용 부담이 없다.
- 공간이 넓고 동선이 편해 어르신과 동행하기 좋다.
- 종로 인근 카페, 한옥 거리와 연계 코스 구성이 쉽다.
나는 부동산 중개 일을 하던 시절, 종로 일대를 자주 걸었다. 오래된 건물과 현대적 공간이 섞여 있는 동네다. 이런 공간에서 열리는 공예 전시는 주변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오전 10시 개관 시간에 맞춰 들어가면 관람객이 많지 않아 훨씬 여유롭다.
2. 덕수궁길에서 천천히 걷다 들어가고 싶을 때
연휴 중 하루는 혼자 걷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 나는 덕수궁 돌담길을 택한다. 걷다가 자연스럽게 들어가기 좋은 곳이 서울시립미술관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최재은: 약속>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덕수궁길 61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운영시간: 화~목 10:00~20:00 / 금 10:00~21:00 (종료 1시간 전 입장, 월요일 휴관, 설 연휴 정상운영)
전시기간: 2025.12.23. ~ 2026.4.5.
이용요금: 무료
(1) 자연과 인간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공간
이 전시는 자연과의 연대를 주제로 한 설치 작업이 중심이다. 단순히 작품을 ‘본다’기보다 공간 안에 서 있는 느낌이 강하다.
① 규모가 커서 천천히 머물게 된다
- 천장 높이를 활용한 설치가 많다.
- 작품 주변을 여러 각도에서 돌아볼 수 있다.
- 사진보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공간감이 더 크다.
② 연휴에 생각 정리하기 좋다
- 조용한 분위기에서 혼자 사색하기 좋다.
- 작품 설명을 읽다 보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 무료라서 부담 없이 재방문 가능하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는 2023년 보고서에서 “박물관은 사회적 대화를 촉진하는 공공 공간”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런 대형 설치 전시를 보고 있으면 그 말이 체감된다.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공간 안에서 나와 사회를 동시에 생각하게 된다.
나는 연휴에 늘 계획을 세운다. 올해 투자 방향, 일의 속도, 생활 리듬을 어떻게 가져갈지. 이런 전시는 생각을 정리하는 배경이 되어준다.
3. 광진구에서 색감 가득한 사진전을 보고 싶다면
연휴 중 하루쯤은 조금 가볍게, 눈이 즐거운 전시를 찾게 된다. 그럴 때는 광진구 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룸 포 원더>
📍주소: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402, NC 이스트폴 2F
운영시간: 10:00~19:00 (입장마감 18:00, 첫째 주 월요일 휴관, 설 연휴 정상운영)
전시기간: 2025.12.19. ~ 2026.2.28.
이용요금: 20,000원
(1) 일상을 낯설게 보는 사진의 힘
사진전은 어렵지 않다. 대신 색감과 구성이 강하게 남는다.
①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 많다
- 벽면 색감이 강렬해 배경으로 활용하기 좋다.
- 작품과 함께 촬영 가능한 구간이 있다.
- 연휴 기념 사진 남기기에 부담 없다.
② 20,000원의 입장료가 아깝지 않으려면
- 관람 시간을 최소 1시간 이상 확보한다.
- 작품 설명을 천천히 읽고 이동한다.
- 동행과 작품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해본다.
나는 디지털 콘텐츠를 오래 다뤄왔다. 사진 한 장이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는 장면을 수없이 봤다. 이런 전시는 단순히 예쁜 사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구도와 색을 관찰하는 시간이 된다. 블로그나 SNS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영감이 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
🎨 설 연휴에 이렇게 묶어보면 동선이 깔끔했다
- 오전: 종로 서울공예박물관
- 점심: 익선동·안국 인근 식사
- 오후: 덕수궁길 산책 후 서울시립미술관
- 다른 날: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관람
이렇게 나누면 하루에 과하게 몰리지 않는다. 연휴라고 무리해서 세 곳을 하루에 다 돌 필요는 없다. 오히려 두 곳 정도가 적당하다.
마치며
설 연휴는 쉬는 날이지만, 동시에 나를 다시 채워 넣는 시간이기도 하다. 종로의 공예, 덕수궁길의 설치미술, 광진구의 사진전은 각각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나는 매년 연휴가 오기 전에 이런 전시를 몇 개 저장해둔다. 막상 당일이 되면 귀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동선을 정해두면 움직이기 훨씬 수월하다.
이번 설에는 하루쯤 집 밖으로 나가보는 것도 괜찮다. 생각보다 서울 안에도 천천히 머물 공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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