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요즘처럼 물가가 빠르게 오르는 시기에는 술 한잔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통계청이 2025년 말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외식 물가가 전년 대비 4%대 상승 흐름을 보였다고 한다. 체감으로는 그 이상이다. 그래서 나는 동네에서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들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부천 송내동에 있는 치키펍 송내2호점이다.
📍주소: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 363-12
영업시간: 오후4시~밤12시 (일요일 휴무)
혼술 가능, 카드 가능, 가게 옆 공터에 주차는 상황 따라 가능
1. 중동역에서 걸어가니 금방이었다
퇴근 후 가볍게 들를 수 있는 접근성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1호선 중동역 1번 출구에서 나와 방향만 잘 잡으면 도보 3분 정도 거리다. 번화가 중심보다는 살짝 비켜 있어 동네 단골들이 편하게 모이는 분위기다. 이런 입지는 소란스럽지 않아서 좋고, 혼자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다.
(1) 안으로 들어가니 딱 그 시절 호프집 느낌이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감 있는 구조다. 어항 하나, 화분 몇 개, 벽에 붙은 메뉴판. 이런 요소들이 괜히 마음을 풀어준다.
① 내부 분위기에서 느낀 점
- 테이블 간격이 넓지는 않지만 답답하지는 않다
- 동네 단골이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가는 구조다
- 혼자 와도 부담 없는 조명과 소음 수준이다
나는 40대 중반이라 그런지 이런 공간이 더 편하다. 요란한 인테리어보다 의자가 조금 낡아도 오래된 집이 더 믿음이 간다.
2. 가격표를 보고 먼저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요즘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곳은 메뉴판을 보는 순간 ‘아직 이런 집이 남아 있구나’ 싶었다.
(1) 치킨 가격에서 먼저 멈췄다
반반 치킨을 주문했는데, 양부터 다르다. 요즘 프랜차이즈 두 마리 세트와 비교하면 체감상 크게 밀리지 않는다.
① 치킨에서 인상 깊었던 점
-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옛 호프집 스타일이다
- 양념은 겉만 묻히는 수준이 아니라 고르게 발라져 있다
- 닭 크기가 생각보다 크다
튀김이 얇으니 속살이 부드럽게 느껴지고, 맥주랑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건 젊을 때 먹던 그 감각에 가깝다.
(2) 기본 안주에서 이미 마음이 기울었다
맥주를 시키자 기본으로 나오는 양배추 샐러드 양이 심상치 않다. 보통은 작은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여기는 그릇이 크다.
① 기본 안주가 넉넉하다고 느낀 이유
- 양배추가 수북하게 올라가 있다
- 소스가 아끼지 않고 올라가 있다
- 땅콩과 멸치, 과자까지 곁들여진다
이 정도면 사실 안주 하나는 덜 시켜도 될 정도다. 혼술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어준다.
3. 7,000원 어묵탕에서 고개를 다시 들었다
내가 이날 가장 놀란 메뉴는 얼큰 어묵탕이다.
요즘 이런 전골 냄비 사이즈로 7,000원 받는 곳이 흔치 않다. 게다가 안에 소면까지 들어 있다. 먼저 건져 먹지 않으면 불어버릴 만큼 양이 넉넉하다.
(1) 어묵탕이 인상적이었던 이유
국물은 살짝 떡볶이 국물 향이 느껴지는데, 먹어보면 또 다르다. 매콤함이 있고, 은근히 깊다.
① 이 가격이 가능한가 싶었던 순간
- 전골 냄비 자체가 큼직하다
- 어묵 종류가 단조롭지 않다
- 소면 양이 넉넉하다
둘이 먹어도 충분하고, 넷이 나눠도 될 정도다. 이건 솔직히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가격이다.
(2) 수제 소시지도 한 접시 주문해봤다
1만원 이하 안주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세 종류 소시지가 나왔고, 옥수수 알갱이가 들어간 것, 초록색 허브 느낌이 도는 것 등 구성이 다양하다.
① 소시지에서 느낀 소소한 만족
- 겉은 탱탱하고 속은 촉촉하다
- 맥주와 잘 어울리는 간이다
- 양이 적지 않다
나는 평소 안주가 부실하면 술맛도 덜하다고 느끼는 편이다. 그런데 이날은 안주 때문에 술을 더 시키게 되는 구조였다.
4.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집의 장단점
이 집은 사장님이 거의 혼자 운영하는 구조다. 그래서 손님이 몰리면 조리가 밀릴 수 있다.
(1) 기다림을 감수할 수 있는가
나는 이런 집에 갈 때 마음가짐을 바꾼다. 빨리 먹고 나가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머무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① 방문 전에 생각해둘 점
- 피크 시간에는 음식이 늦게 나올 수 있다
- 기본 안주가 넉넉하니 그걸 먼저 즐기면 된다
- 여유 있는 날 방문하는 게 낫다
이건 단순히 가격만 보고 평가할 집은 아니다. 동네에서 오래 버틴 이유를 생각해보면, 결국 사람 냄새와 인심이다.
5. 이런 사람에게는 잘 맞겠다
나는 여러 업종 자영업 매장을 분석해본 경험이 있는데, 오래 가는 가게는 대개 공통점이 있다. ‘이윤을 극단적으로 남기기보다 단골을 남긴다’는 태도다. 치키펍도 그런 결이 느껴졌다.
🍺 이런 상황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 퇴근 후 1~2잔 가볍게 하고 싶은 날
- 혼자 조용히 맥주 마시고 싶은 날
- 2~3명이서 부담 없이 안주 여러 개 시켜보고 싶은 날
- 요즘 치킨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날
반대로 빠른 회전과 세련된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다른 선택이 나을 수도 있다. 이 집은 속도가 아니라 온기 쪽에 가깝다.
마치며
나는 요즘 동네 가게들을 다시 보게 된다. 화려하지 않아도, 가격표를 보고 잠깐 미소 짓게 만드는 곳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송내동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 생각날 때, 치키펍 송내2호점은 목록에 넣어둘 만하다.
다음에 중동역 근처를 지날 일이 있다면, 프랜차이즈 대신 이런 동네 집 하나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결국 오래 가는 가게는 우리가 한 번 더 발걸음을 옮길 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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