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하면 진짜 살만해질까? 실제 경험자들이 말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시작하며

개인회생은 빚을 해결하는 제도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다.

빚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알려진 개인회생 제도. 일단 금지명령이 내려지면 숨통이 트이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저 생계비 기준으로 몇 년간 살아가야 한다는 점, 그리고 폐지 시의 위험성은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글에서는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들이 실제로 힘들어하는 이유와 그 배경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본다.

 

1. 개인회생이 시작될 땐 안도감, 하지만 그 후가 문제다

개인회생을 처음 시작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금지명령’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안도한다. 채권자들의 압박이 멈추고, 통장이 풀리고, 압류가 해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어려움은 개시 결정 이후부터 시작된다.

개인회생은 ‘일정 기간 동안 최저 생계비로 생활하면서 남는 소득을 모두 상환하는 제도’인데, 이게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 개인회생이 힘들어지는 시점별 특징

• 초기 3~6개월: 금지명령으로 숨통이 트이며 심리적 안정감이 생김
• 1년 이후: 고정된 지출과 생활비 부담으로 점점 힘들어짐
• 2년차 이후: 예기치 못한 변수(병원비, 경조사 등)로 생활에 차질 발생
• 중도 폐지 위기: 소득 감소나 미납 사유 발생 시 회생 폐지 위험이 생김

 

2. 최저 생계비로 서울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2025년 기준 1인 가구 최저 생계비는 약 143만원이다. 이 돈으로 서울에서 월세를 내고, 식비·교통비·통신비·의복비를 포함한 생활을 해야 한다.

📑 143만원으로 생활하면서 생기는 실제 어려움

• 주거비: 서울 평균 원룸 월세는 보증금 제외 월 50만~60만원 수준
• 식비: 외식 기준 1끼 1만원 이상, 집밥도 마트 물가 상승으로 최소 40만원 내외
• 교통비: 출퇴근 시 월 약 7만~10만원
• 통신비: 기본요금 및 데이터 포함 월 4만~6만원
• 기타 비용: 옷, 위생용품, 병원비, 경조사 등 비정기 지출

실제로 혼자 사는 성인이 서울에서 이 돈으로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부모님 집에 얹혀 살거나,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가 아니면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

 

3. 가장 큰 위험, 개인회생 ‘폐지’ 시의 후폭풍

개인회생은 3년에서 5년 동안 조건을 지켜야 면책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변제금을 미납하거나, 소득 변동이 발생하면 ‘폐지’될 수 있다.

📑 개인회생 폐지 시 겪게 되는 문제들

• 이자 소급 적용: 신청 시점부터 폐지까지의 이자가 모두 복원됨
• 지연손해금 반영: 최대 연 15~20%까지 이자 가산
• 압류 재개: 판결문 없이도 채권자 목록만으로 즉시 압류 가능
• 변제금 손실: 그동안 납부한 변제금은 되돌려받지 못함
• 신용도 하락: 회복 중이던 신용점수가 다시 급락할 수 있음

한 번 폐지되면 재신청조차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사업자나 프리랜서처럼 소득이 일정치 않은 사람들은 중도 폐지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4. 감정적인 고통도 무시할 수 없다

금전적인 압박만큼이나 정서적인 스트레스도 개인회생 기간 중 큰 부담이 된다.

(1) 꾸준한 절약 생활의 피로감

매달 빡빡한 예산으로 살아가다 보면, 처음엔 가능하던 절약도 점차 한계에 다다른다. 예기치 못한 소비 유혹, 주변과의 비교 심리, 사소한 경조사 등에서 오는 감정 소모가 크다.

(2) 사회적 거리감

친구들 모임을 피하거나, 가족과 갈등이 생기는 일도 생긴다.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는 회의감이 드는 순간이 반복된다.

(3) 자존감 하락

경제적인 실패를 경험한 후 개인회생까지 왔다는 사실이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는 이를 ‘패배감’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5. 그렇다면 개인회생은 정말 답이 될 수 있을까

이 제도는 누구에게나 무조건 좋은 제도는 아니다. 다만 갚을 수 있는 만큼을 갚게 하고, 그 이상은 면책해주자는 철학으로 만들어진 법적 구조다.

📑 개인회생 제도, 장점과 현실의 간극

• 장점: 채무 이자 중단, 채권자 압류 중지, 일정기간 후 채무 면책
• 현실적 한계: 최저생계비 기준 생활의 지속 가능성, 소득 감소 시 리스크, 중도폐지 시 손실 발생
• 주의할 점: 본인의 소득 구조, 가족 도움 가능성, 장기간의 절약 생활 적응 여부

직업 특성상 이런 사연을 자주 듣는 편인데, 실제로 처음에 잘 버티다가도 경조사나 갑작스런 병원비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경기 불황이나 손님 감소로 쉽게 타격을 입기 때문에 개인회생 유지가 어렵다.

 

마치며

개인회생은 ‘면책’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회생’을 전제로 하는 제도다. 단순히 빚을 탕감받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현실적인 생활 구조 안에서 감당 가능한 선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설계된 법적 제도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라톤처럼 긴 시간 꾸준히 버텨야 하는 과정이기에, 감정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쉽지 않다. 특히 생활비와 예산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외부 변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중도 포기의 위험이 크다.

개인회생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제도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본인의 생활 조건에 맞는 선택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