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2024년 12월, 54년간 이어졌던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무너졌다. 그러나 정권 교체는 희망이 아닌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 새 정권은 IS, 알카에다 등과 관련된 극단주의 세력으로, 종교 박해와 소수민족 학살이 현실화되며 중동 전체를 다시 위기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1. 아사드 정권의 몰락, ‘쓰레기차를 밀어냈더니 똥차가 왔다’
정권은 무너졌지만, 자유는 오지 않았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1970년 하페즈 알 아사드가 집권한 이후, 그의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로 이어지며 무려 54년간 독재 체제를 유지해왔다.
분명 민주주의는 없었고, 정치적 탄압도 존재했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만큼은 상대적으로 보장됐던 사회였다. 종교나 부족에 따른 갈등은 어느 정도 억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사드 이후 들어선 세력이었다.
새로 들어선 정권은 알카에다, IS 등과 연결된 극단적 수니파 이슬람주의 집단. 이들은 기존의 다종교 사회 질서를 거부하며, ‘자신들과 다르면 이단’이라는 태도로 대규모 종교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2. 이스라엘의 공습, 단순한 정치적 계산이 아니다
내부 갈등이 외부 충돌로 번진 구조
2025년 1월, 이스라엘은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 지역을 공습했다. 언뜻 보기엔 뜬금없는 공격이었지만, 그 배경에는 시리아 내 드루즈 소수민족의 집단 학살이 있었다.
📌 이스라엘이 움직인 진짜 이유
- 이스라엘 내 드루즈 인구: 약 12만 명
- 이들은 군 복무도 충실히 수행하며, 이스라엘 사회 내에서 충성도 높은 소수민족으로 분류됨
- 시리아 드루즈인들과는 혈연·지연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음
- 최근 드루즈 공동체는 시리아에서 수천 명이 학살당하고 있음
- 이스라엘 내 드루즈 사회가 ‘우리 형제를 도와달라’며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 것
즉, 단순한 외교적 판단이 아닌, 이스라엘 내부의 결속력과 정치적 명분이 함께 작용한 결정이었다.
3. 시리아 새 정권이 얼마나 위험한가
극단주의 이슬람 정권의 실체
현재 시리아를 장악한 정권은 HTS(하야트 타흐리르 알샴) 계열로 알려진 이슬람 원리주의 집단이다. 이들의 특징은 단 하나:
“이슬람 순니파 이외는 모두 적”
📌 실제로 벌어진 일들
- 알라위파(전 아사드 정권 기반 종파): 1,700명 이상 학살
- 드루즈 민간인들: 스웨이다 지역에서 1,000명 이상 피살
- 크리스천 공동체: 린치와 추방, 종교 박해 본격화
- 여성 인권: 히잡 강요, 공공장소 남녀 분리, 손잡고 다니는 것도 금지
이들이 주장하는 ‘이슬람 국가 건설’은 곧 종교 독재 체제이며, 타 종교를 ‘동물’로 보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들의 행위는 이미 탈레반, IS가 보여줬던 폭력성과 다르지 않다.
4. 미국과 이란, 그리고 이스라엘의 복잡한 셈법
모두가 불편한 정권, 그러나 손을 놓을 수도 없는 현실
이란은 아사드 정권을 오랜 시간 후원해온 핵심 우방이었다.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며,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공급선이 끊긴 것은 이란 입장에선 큰 타격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영향력이 줄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새 정권이 너무 극단적이라 마냥 환영할 수도 없다.
📌 미국의 입장은 어떨까?
- 정권 교체 자체는 반겼지만 그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게 미국 내부 판단
- 인도주의 위기가 국제 여론을 자극할 수 있어 우려
- 사우디·튀르키예 등 우방국과의 외교 균형 문제로 개입도 조심스러움
한 마디로 말하면, ‘아사드가 싫었지만 이건 더 싫다’는 입장이다.
5. 앞으로 시리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
단순한 종교 분쟁이 아니라, 중동 전체를 흔드는 구조
시리아는 단지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중동 지정학의 중심에 있다. 이 나라가 혼란에 빠지면, 그 여파는 주변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 시리아 내 위험에 처한 집단들
- 알라위파: 약 200만 명
- 드루즈: 약 70만 명
- 크리스천: 약 100만 명
- 쿠르드족: 약 250만 명
이들의 존재는 시리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금은 생존 그 자체가 위협받는 현실이기도 하다.
국제사회는 이들을 보호하려는 노력보다는, ‘정치적 안정’만을 우선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치며
시리아 정국은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정권이 들어섰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종교적 관용이 있던 독재가 무너지고, 종교를 무기로 삼는 폭력 정권이 등장한 지금, 국제사회가 눈 감는 사이 수많은 소수민족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이 사태를 ‘내전’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신념을 빌미로 한 집단 학살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학살은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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