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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사회와 역사 관련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일본에서 예상보다 반응이 저조했던 이유

by 코스티COSTI 2025. 7. 30.

시작하며

한국과 글로벌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일본에서는 유독 힘을 못 쓴 이유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비슷한 콘텐츠에 열광하는 일본에서 왜 이 작품만 외면받았을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일본 콘텐츠 시장 특유의 구조와 정서가 보인다.

 

1. 일본에서 반응이 미적지근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에서는 ‘1일 1골든’, 일본은 순위 5위권 머물러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는 OST ‘골든’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탄 케데헌. 나도 이 노래 때문에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을 접하게 됐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넷플릭스 순위가 5~6위권에 머무르며 반응이 확연히 달랐다. 단순히 ‘취향 차이’로 보기엔 아쉬운 지점이 많다.

 

2. 일본 시장이 음악 중심 애니메이션에 취약한 이유

(1) 일본은 ‘더빙 문화’가 철저하게 자리 잡은 시장이다

일본에서는 외국 작품을 대부분 자국어 더빙으로 소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리 포터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까지, 성우가 모든 캐릭터의 연기와 노래까지 소화하는 체계가 있다.

특히 디즈니의 <겨울왕국>은 ‘Let it go’가 아닌 ‘아리노마마데(ありのままで)’라는 일본어 버전으로 히트했다. 노래까지 일본 배우가 직접 부르면서 정서적으로 강하게 연결됐던 사례다.

(2) 케데헌은 노래 성우와 연기 성우가 분리된 시스템

문제는 케데헌이 이런 일본식 더빙 문법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성우는 유명 인물을 섭외했지만, OST는 무명 가수들이 대역으로 불렀다. 이 간극은 일본 시청자에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3. 일본판 OST가 기대에 못 미친 이유

(1) 일본어 버전 ‘골든’을 부른 이는 무명 가수

한국판의 ‘골든’은 OST를 들은 뒤 애니메이션을 보게 만드는 강력한 흡입력이 있었다. 나도 처음엔 노래만 듣고 관심을 가졌을 정도다. 그런데 일본판에서는 ‘이쿠코’라는 무명 가수가 부른 골든이 중심에 있었다. 구독자 수나 커리어로 보면, 일본 주류 음악 시장에서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2) 진우의 노래도 마찬가지로 대역 가수가 불렀다

진우 역할의 일본 성우는 유명한 이시카와 카이토지만, OST는 ‘후지마사’라는 무명의 남성 가수가 부르면서 반응이 미적지근했다. 정작 ‘소다팝’은 영어로만 나와서 전체 톤이 일관되지 않은 점도 의문을 남겼다.

 

4. 일본 시청자의 시선에서 본 아쉬운 점들

(1) “끝까지 더빙하지 않을 거면 아예 하지 말지”

일본 시청자 사이에서는 “왜 어떤 노래는 일본어고, 어떤 노래는 영어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안에서 언어가 뒤섞이다 보니 작품의 정체성이 흐릿하게 느껴졌다는 평이 많았다. 나 역시 일본어판으로 바꿔 봤을 때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곧 몰입이 끊기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2) “좋은 성우 써 놓고 왜 노래를 따로 불렀지?”

일본은 애초부터 ‘성우가 곧 캐릭터’라는 인식이 강한 시장이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연기하는 사람이 노래도 부르지 않으면 정서적 연결감이 떨어지는 구조다. 이런 면에서 ‘성우 따로, 노래 따로’라는 전략은 일본 시장에는 맞지 않았다.

 

5. 비교되는 사례: 겨울왕국은 왜 성공했을까?

(1) 마츠 타카코가 직접 연기와 노래를 모두 소화

<겨울왕국> 일본판에서 엘사를 연기한 마츠 타카코는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로, 연기와 가창력 모두 인정받는 인물이다. 그녀가 부른 ‘아리노마마데’는 일본 내에서만 수백만 명이 따라 부를 정도로 문화 코드에 정착했다.

(2) 케데헌은 ‘글로벌 전략’만 의식한 듯한 느낌

반면 케데헌은 영어권 중심으로 노래를 제작한 후, 일본어는 후속 작업처럼 느껴졌다. 이런 성의 부족한 전략이 결국 일본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6. 일본 외 지역에서의 성공 포인트는?

(1) 한국과 글로벌 시장은 노래의 완성도가 관건

한국에서는 OST만으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충분한 매력을 주었다. 실제로 나도 넷플릭스 공개 당일 바로 시청했고, 사운드트랙만 따로 찾아 들을 만큼 음악 중심의 감상이 많았다.

(2) 일본만의 시청 문화와 기대치의 차이

일본은 ‘애니메이션을 볼 때 성우의 가창력까지 기대하는 시장’이다. 즉, 단순히 스토리나 작화만으로는 흥행하기 어렵고, 더빙 품질과 가창력까지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 이 차이가 케데헌의 일본 내 정체된 반응을 설명해 준다.

 

마치며

케데헌이 일본에서 기대만큼 반응을 얻지 못한 이유는 단순한 취향 차이가 아니다. 일본 시청자들이 갖고 있는 더빙에 대한 기대치와 문화적인 정서, 그리고 노래와 성우 간의 이질감이 주요 요인이다. 한국과 글로벌에서 성공했던 그 ‘음악 중심의 감동’이 일본어판에서는 와닿지 않았던 것, 결국 이 차이가 케데헌의 ‘지역별 성적’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나도 처음에는 왜 일본에서 이게 안 뜨는지 의아했지만, 일본어판 OST를 직접 들어본 순간 어느 정도 납득이 됐다. 앞으로 한국 콘텐츠가 일본에 진출할 때, 이런 문화적 맥락까지 고민하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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