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게이밍 키보드와 커스텀 키보드 중 어떤 게 더 빠를까? 둘 다 8,000Hz 지원 제품을 비교해봤고, 실제 지연 시간과 타건감 차이를 확인해 본 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1. 기성품 키보드와 커스텀 키보드,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성품은 게임용, 커스텀은 취향용이라는 구분이 뚜렷했다.
하지만 요즘은 기성품도 커스텀의 요소를 받아들이고 있고, 커스텀도 게이밍을 고려하는 시점까지 왔다. 이제는 두 시장이 서로를 침범하고 있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 역시 예전에는 커스텀 키보드를 ‘조립 취미’ 정도로만 여겼지만, 최근 들어서는 게이밍 퍼포먼스까지 감안해보게 되었다.
2. 이번에 비교한 키보드는 어떤 제품일까?
이번 비교는 레이저 블랙위도우 V4 75%와 Venom 60 HE 두 모델을 기준으로 진행되었다. 기성품과 커스텀의 ‘경계선’에 있는 모델들이라서 선택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 스펙만 봐서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앞서 있다고 하기 어렵다.
아래는 두 제품의 주요 특징이다.
🧩 두 키보드의 핵심 스펙은 이랬다
| 항목 | 레이저 블랙위도우 V4 75% | Venom 60 HE |
|---|---|---|
| 배열 | 81키 (75%) | 61키 (60%) |
| 프레임 | 플라스틱 + 알루미늄 | CNC 알루미늄 통 하우징 |
| 스위치 | 기계식 택타일(넌클릭) | 리니어 자석축 |
| 스위치 브랜드 | Razer 오렌지 스위치 | GEON Raw HE |
| 입력 지점 | 2.0 mm | 0.1~3.3 mm (가변) |
| 키압 | 50g | 40gf |
| 폴링 레이트 | 최대 8,000 Hz | 최대 8,000 Hz |
| 마운트 방식 | 개스킷 마운트 | 트레이 마운트 |
| 소프트웨어 | Razer Synapse 4 | Venom HE 전용 툴 |
3. 실제 지연 시간, 누가 더 빨랐을까?
두 제품 모두 8,000Hz를 지원하므로, 테스트는 해당 조건에서 진행되었다.
(1) 입력 지연 시간
- 블랙위도우 V4: 평균 15~16ms
- 베놈 60 HE: 기본값 기준으로 블랙위도우보다 느리지만, 입력 지점 설정을 0.1mm로 조절 시 훨씬 빨라짐
→ 정리하자면, 기본 상태에서는 블랙위도우가 더 빠르지만, 자석축 설정에 따라 베놈이 더 빨라질 수 있다.
(2) 해제 지연 시간
- 블랙위도우 V4: 예상보다 느림
- 베놈 60 HE: 래피드 트리거 기능 덕분에 훨씬 빠름
→ 해제 시점에서 커스텀 키보드인 베놈이 확실히 더 유리했다.
⚡ 실제 지연 시간은 이렇게 차이 났다
| 구분 | 블랙위도우 V4 75% | 베놈 60 HE |
|---|---|---|
| 입력 지연 시간 | 평균 15~16ms | 기본값 약 17~19ms, 설정값에 따라 10ms 이하도 가능 |
| 해제 지연 시간 | 평균 20ms 이상 | 래피드 트리거 설정 시 10ms 내외 |
| 입력 지점 조정 | 불가능 | 0.1~3.3mm 조절 가능 |
| 래피드 트리거 | 없음 | 있음 |
한 줄 요약: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설정을 조정하면 커스텀 키보드가 확실히 더 빠를 수 있다.
4. 타건감도 꽤 중요한 기준이다
지연 시간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타건 경험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하루 중 키보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키보드를 고를 때 단순 성능보다는 ‘타건감’이 더 결정적이었다.
이건 어떤가? 게임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타이핑은 어떨까?
- 블랙위도우 V4는 PORON 개스킷을 사용해 커스텀 느낌이 강하게 났고, 보강판도 FR4를 사용해서 무른 타건감이 있었다.
- 베놈 60 HE는 트레이 마운트에 알루미늄 보강판이라 단단한 타건감이 느껴졌고, 자석축 특유의 정숙함도 꽤 마음에 들었다.
🎧 두 키보드 타건 느낌은 이렇게 다르다
| 항목 | 블랙위도우 V4 75% | 베놈 60 HE |
|---|---|---|
| 타건 소리 | 약간 통울림 있음, 넌클릭 감촉 | 정숙함, 리니어 느낌 강함 |
| 키감 | 명확한 걸림감 | 부드럽고 빠름 |
| 키캡 재질 | ABS 이중사출 | PBT 이중사출 |
나의 선택 기준: 장시간 타이핑하거나 문서 작업이 많다면 블랙위도우, 짧은 반응과 조용한 환경이 우선이라면 베놈이 더 적합했다.
5. 커스텀 vs 기성품, 누가 이겼다고 보나?
둘 다 8,000Hz 제품이고, 성능은 종이 한 장 차이였다.
결론적으로는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는 게 맞다.
- 정교한 커스터마이징과 빠른 반응이 필요하다면 → Venom 60 HE
- 안정된 품질과 다기능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면 → BlackWidow V4 75%
마치며
지금 키보드 시장은 단순히 ‘커스텀 vs 기성품’으로 나뉘기 어려운 시대다. 커스텀의 기술을 흡수한 기성품, 대량 생산을 고려한 커스텀 제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건 ‘누가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내가 뭘 원하느냐’이다.
성능만 보고 판단하는 것도 좋지만, 손에 직접 닿는 느낌, 소프트웨어 사용 편의성, 배열 등 전체적인 밸런스를 고려하는 게 훨씬 현명하다.
문서 작업 위주라면 기성품이 낫고, 빠른 피드백이 필요한 FPS 게임 위주라면 커스텀 자석축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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