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엑시노스 2600의 긱벤치 점수가 애플 M5를 넘어섰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커뮤니티가 뜨거워졌다. 하지만 이 수치가 의미하는 건 단순히 ‘성능의 부활’이 아니다. 진짜 핵심은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GAA 공정이 어디까지 안정화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벤치 점수는 보여줄 수 있어도, 수율과 발열 제어가 동반되지 않으면 실사용 성능은 전혀 달라진다.
1. 엑시노스 2600 점수,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이번 유출의 출발점은 긱벤치에서 포착된 4,200점대 싱글코어 점수였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는 애플 M5 맥북 칩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이다. 하지만 이 점수는 일반 사용자가 접할 수 있는 제품에서 나온 것이 아닌 엔지니어링 샘플(ES) 기반으로 확인됐다.
(1) 테스트 환경의 차이
- 일반적인 스마트폰 폼팩터에서는 발열과 전력 제한이 엄격하게 걸린다.
- 하지만 엔지니어링 보드는 쿨링이 자유롭고 전력 제한도 거의 없다.
- 즉, ‘실제 제품’이 아닌 ‘실험실 환경’의 점수일 가능성이 크다.
(2) 조작 의혹의 확산
커뮤니티에서는 개발자 도구(F12)로 점수를 수정한 ‘가짜 벤치마크’라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긱벤치 공식 데이터베이스에선 3,400점대가 가장 높은 수치로 남아 있다. 이 말은 즉, 4200점 데이터는 조회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3) 벤치 점수의 함정
벤치마크는 순간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유지력’이다. 실제로 스냅드래곤 8 Gen5 Elite도 테스트 환경에서는 4000점대를 찍었지만, 실기기에서는 3600점 수준으로 떨어졌다.
2. 핵심은 칩이 아니라 ‘2나노 GAA 파운드리’
엑시노스 2600 성능 유출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점수’가 아니라 삼성 파운드리 기술이 2나노 공정 단계에 도달했는가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1) GAA(Gate-All-Around)의 구조적 차이
- 기존 핀펫(FinFET) 대비 전류 누설을 줄이고, 면적 효율을 높인다.
- 트랜지스터 하나하나를 입체적으로 감싸는 방식이라 미세화 한계 이후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 하지만 제조 난도가 높고, 수율 확보가 어렵다.
(2) TSMC와의 비교
| 구분 | 삼성 SF2 (2나노) | TSMC N3E (3나노) |
|---|---|---|
| 트랜지스터 구조 | GAA | FinFET |
| 전력 효율 | 최대 25% 개선(추정) | 안정성 우수 |
| 수율 | 미확인 (초기 단계) | 80% 이상 확보 |
| 생산 시점 | 2025년 하반기 | 2024년 상반기 |
이 표만 봐도 알 수 있듯, 성능보다 수율이 중요하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 2나노가 TSMC 3나노 성숙 공정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의견이 많다.
3. 과거의 신뢰 문제, ‘GOS 사태’의 그림자
내가 개인적으로 엑시노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올리는 건 GOS(Game Optimizing Service) 사건이다. 발열을 제어하기 위해 시스템이 강제로 성능을 낮추면서 소비자들이 느낀 배신감이 컸다. 이 사건 이후 ‘엑시노스=발열’이라는 인식이 굳어졌고, 실제로 지금도 벤치 점수가 높으면 “그럼 발열은 괜찮을까?”라는 의심부터 든다.
이번에도 댓글 반응을 보면 “액체질소로 냉각한 거 아니냐”, “스마트폰에서 4.2GHz는 불가능하다” 등 냉소가 지배적이다. 이런 반응은 결국 신뢰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삼성이 이번 세대에서 진짜 회복해야 할 건 ‘점수’가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다.
4. 엔지니어링 샘플과 양산품의 간극
엑시노스 2600이 실제 갤럭시 S26 시리즈에 들어가려면 CSA(Customer Sample Approval)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단계에서 확인되는 점수가 진짜다.
(1) ES(Engineering Sample)
- 연구용 시제품.
- 클럭 제한 해제 가능, 발열 제어 미적용.
- 벤치 점수는 높지만 전성비 불안정.
(2) CS(Customer Sample)
- 실제 양산 환경의 테스트용 칩.
- 발열, 전력 소모, 수율 등을 종합 검증.
- 상용 제품과 거의 동일한 수준.
결국 ES 단계의 점수는 ‘가능성’일 뿐,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성능이 아니다. 스냅드래곤, 디멘시티, 애플 모두 ES 단계에서 고클럭 실험을 한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이번 유출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이제 4GHz대 클럭이 안정적으로 부팅되는 수준까지 왔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5. 소비자 입장에서 봐야 할 현실적 기준
나 역시 여러 세대의 갤럭시를 써 오면서 체감한 건, “벤치마크보다 체감 성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실제로 따져볼 포인트는 다음 세 가지다.
- 발열 제어: 장시간 사용 시 성능 유지율
- 전성비: 배터리 효율과 전력 소비량
- 소프트웨어 최적화: 안드로이드 커널 및 UI 효율
이 세 가지가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엑시노스 2600이 아무리 높은 점수를 찍어도 실사용에선 의미가 없다. 결국 성능보다 ‘유지력’이 승부를 가른다.
6. 이번 유출이 주는 메시지
삼성이 벤치 점수를 의도적으로 흘렸는지, 단순한 테스트 결과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다. 삼성 파운드리가 2나노 시대에 진입했다는 사실 자체는 업계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신호다.
내가 무역업을 할 때 느꼈던 것처럼, 반도체 산업은 ‘성능’보다 ‘수율’이 돈이다. 양품이 안정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설계력보다 공정력이 시장을 지배한다. 이번 엑시노스 논란은 그 시작점에서 나온 소음에 불과할 수도 있다.
마치며
엑시노스 2600의 점수가 진짜이든 조작이든, 중요한 건 삼성의 2나노 공정이 안정적으로 양산될 수 있느냐이다. 벤치마크는 어디까지나 실험의 일부일 뿐, 실사용 성능·발열·배터리 효율이 함께 개선되어야 시장이 반응한다. 이번 세대에서 삼성이 보여줄 건 ‘숫자’가 아니라 신뢰 회복의 증거다.
갤럭시 S26이 출시된 뒤 실제 사용자들의 평가가 엑시노스의 진짜 부활을 결정할 것이다. 그때까지는 숫자보다 수율, 발열, 그리고 꾸준함을 지켜보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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