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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어도비를 위협했지만, 결국 어도비가 AI 시장을 삼켰다

by 코스티COSTI 2025. 11. 6.

시작하며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제 어도비의 시대는 끝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2025년 LA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는 그 예측을 단숨에 뒤집었다. 어도비는 자사 AI 플랫폼 ‘파이어플라이(Firefly)’에 경쟁사의 생성형 AI 모델까지 통합하는 과감한 전략으로, 오히려 AI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1. AI에 위협받던 어도비, 왜 반격을 택했나

어도비는 한때 AI 혁신의 ‘피해자’로 불렸다. 생성형 이미지 기술이 등장하면서, 포토샵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의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바나’가 뛰어난 품질을 보여주자, 어도비 주가는 한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어도비는 위기 속에서 방향을 바꿨다. 경쟁을 피하기보다, 경쟁사를 통합하는 플랫폼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번 ‘어도비 맥스 2025’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2.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모든 AI를 다루는 ‘파이어플라이’

파이어플라이는 단순한 이미지 생성 도구가 아니라, 이미지·영상·오디오까지 통합 편집 가능한 AI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로 진화했다.

(1) 구글·오픈AI·일레븐랩스까지 한자리에

기존에는 생성형 AI 플랫폼이 자사 모델만을 지원했지만, 파이어플라이는 경쟁사의 모델까지 선택적으로 불러올 수 있다.

  • 예를 들어, 사용자는 어도비의 파이어플라이뿐 아니라 구글 ‘나노바나’나 오픈AI의 ‘GPT’, 일레븐랩스의 음성 생성 모델을 한 인터페이스 안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곧, 하나의 창에서 AI 간 협업이 가능한 최초의 통합 창작 환경이라는 의미다.

(2) 직접 써본 사람만 느끼는 차이

내가 실제로 테스트해봤을 때, 이미지 편집을 요청하면 파이어플라이가 기본적으로 자사 AI를 사용하지만, 드롭다운에서 구글이나 오픈AI 모델로 바꿔 쓸 수도 있었다.

  • 예를 들어, “조선검을 든 인물로 바꿔줘”라고 입력하면, 나노바나 모델이 놀라울 만큼 빠르게 이미지를 수정한다.
  • 이후 “배경을 해안으로 바꿔줘”라고 요청하면 바로 적용되고, 그 결과물을 포토샵 웹 버전으로 바로 이어서 편집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별도의 변환이나 다운로드가 필요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3. 영상 편집까지 AI로 이어지는 ‘통합 제작 환경’

이번 업데이트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웹 기반 영상 편집기의 등장이다.

(1) 프리미어 프로의 간소화 버전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영상 편집 기능은 프리미어 프로의 라이트 버전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AI 자동화’에 있다.

  • 대화형으로 편집할 수 있고,
  • 오디오를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한 뒤,
  • 불필요한 구간(예: 침묵, 중복 말)을 자동으로 컷 편집해준다.

이 기능은 내가 평소 쓰는 컷 편집 도구보다 훨씬 직관적이었다. 클릭 몇 번만으로 영상의 흐름이 정리된다.

(2) 영상 클립 생성도 AI가 담당

기존에는 전환 효과나 특정 컷을 만들려면 직접 편집해야 했다. 하지만 파이어플라이는 AI 모델이 자동으로 필요한 컷을 생성해주는 구조를 채택했다.

예를 들어, 두 영상 사이 전환 장면을 만들 때, 마지막 프레임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그걸 영상 클립으로 이어 붙이는 식이다.

이때 사용자는 어도비의 자체 모델뿐 아니라 구글의 비디오 생성 모델 ‘뷰(Video 3)’도 선택 가능하다.

즉, 어도비의 생태계 안에서 외부 AI를 부드럽게 연결하는 셈이다.

 

4. 오디오 편집도 웹에서 끝내는 시대

음성 합성 분야에서도 어도비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파이어플라이에는 오디오 생성 기능이 새로 포함되었고, 여기에는 일레븐랩스(11 Labs)의 음성 모델이 직접 통합되었다.

(1) 단순한 인터페이스, 깊은 기능

오디오 편집 화면은 단촐하지만 기능은 강력하다.

  • 사용자는 단어 단위로 음성을 편집할 수 있고,
  • 필요 시 AI가 새로운 톤으로 음성을 다시 생성한다.

기존처럼 여러 프로그램을 거칠 필요 없이, 웹 상에서 바로 음성·음악·나레이션까지 완성할 수 있는 구조다.

 

5. 어도비의 진짜 전략은 ‘워크플로우의 통합’

많은 사용자는 AI 기능의 성능만 보지만, 어도비의 전략은 그보다 한 단계 위다. 그들은 창작의 모든 과정을 ‘어도비 안에서 끝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구분 기존 방식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방식
이미지 생성 AI 플랫폼(예: 미드저니)에서 생성 후 포토샵으로 이동 웹에서 바로 생성·편집·저장
영상 편집 다양한 도구(프리미어, 컷편집기 등) 오가야 함 브라우저 안에서 텍스트 편집 중심으로 완료
오디오 작업 외부 프로그램 필요 일레븐랩스와 통합되어 즉시 생성 가능
협업 구조 각 툴별 파일 변환 필요 클라우드 기반 실시간 편집 가능

결국 어도비는 ‘도구’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의 전환을 완성하고 있다.

 

6. 어도비가 보여준 생존의 방식

어도비는 이제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AI 리테일러, 즉 다양한 AI 모델을 ‘판매하고 연결하는 허브’ 역할로 변모하고 있다.

이 변화는 콘텐츠 제작자의 입장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 AI 모델 간 이동이 불필요해진다.
  • 작업 시간과 리소스가 줄어든다.
  • 어도비 계정을 중심으로 개인 데이터와 설정이 통합된다.

나 역시 영상 작업을 자주 하는 편인데, 이번 파이어플라이 구조라면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브라우저만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다. 결국 어도비는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 전에, 소프트웨어가 AI를 품은 셈”이다.

 

마치며

AI가 어도비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예측은 틀렸다. 오히려 어도비는 AI의 흐름을 적극 받아들여, 경쟁사를 통합한 새로운 플랫폼 전략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중요한 건 ‘누가 더 강한 AI를 만들었느냐’보다, ‘누가 더 매끄럽게 AI를 연결하느냐’가 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그 해답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건 어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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