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일산대교는 한강 교량 중 유일한 유료 다리로, 경기도가 2026년부터 통행료의 절반을 보조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무료화를 추진했다가 법원에서 패소한 경기도가 이번엔 세금으로 부담을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과연 이 결정은 공익적 선택일까, 아니면 형평성 논란을 부를 또 다른 불씨일까.
1. 일산대교는 왜 유료인가
1990년대 후반, 일산·파주 신도시가 개발되던 시기였다. 한강 서북부 교통망 확충이 필요했지만, 당시 국가는 IMF 이후 재정 여력이 부족했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이 낮게 평가되며 정부 예산 지원이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
그 결과 민간투자사업(민자 방식)으로 추진되었고, 2008년 개통 후 국민연금이 100%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즉, 일산대교는 정부가 아닌 연금공단이 투자한 민자 교량인 셈이다.
(1) 교량 규모와 위치
- 위치: 김포시 걸포동과 고양시 법곳동을 연결
- 길이: 약 1.6km
- 차로: 왕복 6차선
- 통행료: 승용차 기준 1,200원
다른 한강 다리 대부분이 무료인 것과 달리, 일산대교만 유료라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이어져 왔다.
2. 이재명 지사의 무료화 시도와 법적 패소
2021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일산대교를 무료로 전환하겠다는 ‘공익처분’을 발표했다. 그 근거는 “한강의 유일한 유료 다리로서 시민 교통권을 침해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운영사인 국민연금공단이 즉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민자 계약은 적법하게 체결된 것으로, 경기도가 일방적으로 사업권을 회수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 집행정지: 무료화 시행 20일 만에 효력 중단
- 1·2·3심 결과: 경기도 모두 패소
- 법원 판단: “사회기반시설 운영 질서를 저해할 정도로 과도한 통행료가 아니다”
결국 일산대교는 지금까지도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3. 경기도의 새로운 선택: 통행료 50% 보조
2025년 현재,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또 다른 방안을 내놨다. 2026년 1월 1일부터 통행료의 50%를 경기도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 예산으로 연간 약 150억~2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 경기도의 지원 계획
| 구분 | 내용 |
|---|---|
| 시행 시점 | 2026년 1월 1일 |
| 보조 방식 | 통행료 50% 보조 (승용차 기준 600원 부담) |
| 연간 예산 | 150억~200억원 |
| 사업 기간 | 2037년까지 (민자 계약 만료 시점) |
| 총 예상 지원금 | 1,800억~2,400억원 |
이 금액은 이용량 증가 시 더 커질 수 있다.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김포·고양·파주 지역의 차량 통행이 늘면, 경기도 부담도 함께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논란의 핵심: 형평성과 재정 부담
“경기도민 세금으로 특정 지역 도로를 보조하는 게 맞는가?”
이 질문이 이번 논란의 중심이다.
일산대교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고양·김포·파주 주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도 전역에서 세금을 걷기 때문에, 성남·수원·하남 등 다른 지역 주민들도 사실상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다.
또한 경기도에는 이미 여러 민자도로가 있다.
🚗 다른 주요 민자도로와의 비교
| 구간 | 통행료(승용차) | 무료화 여부 | 비고 |
|---|---|---|---|
| 서수원~의왕 고속화도로 | 1,000원 | 유료 | 일산대교와 동일한 민자 운영 |
| 용인~서울 고속도로 | 2,000원대 | 유료 | 경기도 남부 이용 |
| 일산대교 | 1,200원 | 유료 (보조 예정) | 한강 교량 중 유일한 유료 |
이런 이유로 “일산대교만 세금으로 지원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부에서는 “그럴 예산이면 도내 교통 인프라 전반을 개선하는 게 낫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5. 대안으로 떠오른 ‘선별 감면’ 방식
김포시는 ‘김포시민 하이패스 감면제’를 추진 중이다. 하이패스로 차량 등록지를 확인해, 김포 시민만 50% 감면을 받는 방식이다. 이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지역 주민의 불만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는 인천시가 있다. 2023년 인천공항 영종대교 통행료를 6,600원에서 3,200원으로, 인천대교를 5,500원에서 3,500원으로 인하했다. 이 역시 정부 재정(도로공사 채권 등)을 활용해 전국민이 이용하는 공항 교통망의 공익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즉, 인천 사례는 전국적 편익이 있는 인프라, 일산대교 논의는 지역 편익 중심의 교량이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6. 완전 매입 가능성은 없을까
일부에서는 “차라리 경기도가 완전 매입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계산상 일산대교 연 매출은 약 313억원, 순이익은 약 12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매입 비용은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경기도는 “막대한 예산이 한 번에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점진적 보조 방식을 택했다. 결국 정치적으로 ‘무료화’와 ‘재정 현실’ 사이의 절충안이 이번 50% 보조책이라 볼 수 있다.
7. 앞으로의 쟁점: 공익 vs 형평 vs 지속가능성
현재 경기도의 선택은 단기적으로 주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예산 지속성과 형평성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
이건 어떤가?
만약 일산대교가 아닌 다른 지역 민자도로에서도 유사한 보조 요구가 나온다면, 경기도는 같은 기준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이는 단순한 다리 문제를 넘어, ‘지방정부의 재정 역할과 책임 범위’를 묻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특히 민자사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공성 확보와 계약 존중의 균형이 앞으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마치며
결국 일산대교 통행료 논란은 단순한 요금 문제가 아니다. 공공성·형평성·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축이 얽힌 정책적 시험대다. 경기도의 50% 보조 결정은 현실적인 타협안이지만, 그 이면에는 “누가, 어디까지 공공서비스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더 큰 질문이 남아 있다.
장기적으로는 선별 감면이나 단계적 매입처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공익을 위한 지원이 특정 지역의 특혜로 비치지 않도록, 지방정부는 재정과 공공의 균형을 더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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