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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및 부동산/경제 관련

일본 소비시장을 바꾼 '소령화' 시대, 우리는 준비됐을까

by 코스티COSTI 2025. 10. 30.

시작하며

출산율은 줄고 있지만, 일본의 소비는 오히려 젊어지고 있다.

단순한 고령화를 넘어선 ‘소령화’(消齡化)라는 흐름은 세대 구분을 무너뜨리고, 취향 중심의 시장으로 소비 구조를 바꿔가고 있다. 디지털과 레트로, 그리고 ‘재생’이라는 키워드로 이어지는 이 변화는 저출산 이후의 한국이 직면할 미래와도 닮아 있다.

 

1. 일본의 저출산이 시장을 바꿨다는 말, 실감이 갔다

아이를 한 명만 낳는 시대. 소비도 그에 맞춰 바뀌기 시작했다.

한때 여러 명의 아이를 키우던 가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한 명’에게 집중하는 소비가 당연해졌다. 내가 일본 관련 사업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도 이 변화였다.

 

🌱 한 명에게 집중하다 보니 생긴 변화들

  • 육아용품의 고급화: 예전엔 내구성과 가성비를 따졌다면, 지금은 "좋은 걸 한 번에" 쓰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유모차부터 아기 침대까지 브랜드 제품 선호도가 높다.
  • 디지털 장난감 시장 확대: 예전 장난감 회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디지토이먼트(Digitoyment)’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고 있다. 실제 부모 목소리를 학습한 AI 그림책 장난감도 등장했다.
  • 육아 플랫폼으로의 전환: 기저귀 회사 ‘메리즈’는 단순히 기저귀만 파는 것이 아니라, 출산부터 육아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출산율만 보는 건 이제 무의미하다. 누가 아이를 낳고, 언제 낳고, 어떻게 키우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2. 고령화가 아니라 ‘소령화’, 이 개념이 뭐길래?

세대가 아니라 ‘취향’으로 소비를 묶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소령화(消齡化)’라는 개념이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 이것은 고령화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흐름이다.

 

🧠 “이건 어떤 세대가 쓸까?”가 의미 없는 이유

  • 슬램덩크의 재개봉 사례: 원작 세대인 40~50대는 물론이고, 이제 막 만화를 접한 10대까지 영화관에 갔다. 소비층이 나이로 구분되지 않고, ‘슬램덩크를 좋아하느냐’로 묶인다.
  • 햄버거를 좋아하는 60대?: 1992년엔 햄버거를 좋아한다고 답한 60대가 20%였지만, 2022년에는 50%를 넘는다. 취향이 연령대를 가로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 편의점 주 이용층의 변화: 예전엔 20대가 주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40~50대가 메인이 되었다. ‘젊은이의 공간’이던 편의점이 중년의 생활 플랫폼으로 바뀐 것이다.

세대 간 소비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소령화는 바로 이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나이가 아니라 가치관과 취향이 소비를 이끄는 시대라는 뜻이다.

 

3. 이게 궁금했다: 그럼 전통 브랜드들은 어떻게 됐을까?

기존의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일본을 대표하던 브랜드들도 이 새로운 흐름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왜 시세이도와 와코루는 고전하고 있을까?

구분 기존 전략 실패 요인
시세이도 백화점 중심 고급 화장품 젊은 세대는 한국 화장품 선호, 유통망도 달라짐
와코루 각선미 강조 속옷 젊은 세대는 기능성, 심플한 속옷 선호
공통점 오프라인 고가 전략 온라인/모바일 기반 쇼핑 트렌드에 뒤처짐

이 브랜드들이 내놓는 상품은 여전히 좋지만, 더 이상 백화점에 가지 않는 소비자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4. 소비자는 줄었는데, 시장은 더 다양해졌다?

아이 수는 줄었지만, 인형 시장은 2배가 됐다. 2022년 일본 인형 시장은 약 3,200억원 규모로, 10년 전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 인형을 사는 사람은 ‘아이’가 아니다

  • 인형 여행 서비스 ‘우기우기’: 고령자나 1인 가구가 인형을 여행 보내고, SNS로 인증샷을 받는다. ‘여행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마음’을 인형이 대신 풀어주는 것이다.
  • 소비자는 연령이 아니라 ‘마음’이다: 외로운 마음, 정서적 위로, 일상 속 취향... 소비의 이유는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인구가 줄면 시장도 작아진다’는 말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5. 일본 유통 시장, 누가 살아남았을까?

취향 중심 시장에서는 ‘누구를 위한 가게냐’가 중요하다. 일본의 유통 구조도 이 흐름을 따라 빠르게 바뀌고 있다.

 

🏪 연령 무시, 지역 특화... 이게 통했다

  • 동키호테, 로피아, 오케이: 모든 연령대가 만족할 만한 상품 구성을 갖추고, 가격도 싸고, 다양성도 확보한 매장으로 인기.
  • 지역 밀착형 슈퍼마켓들: 전국 체인보다 지역 취향에 맞춘 슈퍼마켓이 오히려 성장 중. 군마현처럼 인구 7,000명인 지역에서도 그 지역 음식만 집중해 매출 초과 달성 사례 다수.
  • PB제품도 이제는 ‘싼 맛’만으로는 안 통한다: 품질과 디자인을 포함한 ‘취향형 PB’로 진화 중이다.

지금 일본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덩치’보다 ‘센스’가 좋다. 이건 한국 유통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6. '리코노미' 시대, 우리도 준비해야 할 때다

다시 쓰고, 다시 사고, 다시 연결되는 소비. 일본에선 이제 ‘중고’가 더는 부끄러운 소비가 아니다. 오히려 트렌드에 가까워졌다.

 

♻️ 일본이 보여준 ‘다시 쓰는 경제’ 흐름

  • 유니클로, 중고 리유즈 사업 본격화: 브랜드 자체적으로 중고 플랫폼에 진입했다.
  • 야마다덴키, 중고 가전 판매 시작: 중고제품도 품질 보증을 포함한 ‘합리적 소비’로 포지셔닝.
  • 중고가 패스트패션보다 두 배 커질 전망: 글로벌 조사기관에 따르면, 2030년엔 중고 의류 시장이 패스트패션의 2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취향과 윤리의식이 소비를 재정의하고 있다. 한국도 머지않아 이 흐름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마치며

나이와 세대 중심의 소비는 끝났다. 이제는 ‘누가 몇 살인가’보다 ‘무엇을 좋아하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다. 일본이 먼저 겪은 이 소령화 흐름은 한국 사회와 시장에도 곧 도착할 시그널이 될 것이다.

취향이 중심이 되는 시대, 우리는 어떤 상품을 만들고, 어떤 소비를 할 것인가. 이제는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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