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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자기기 사용기

ChatGPT가 SNS가 된다면, 카카오톡은 어디로 갈까

by 코스티COSTI 2025. 11. 25.

오픈AI의 큰 그림, 그리고 카카오톡이 느끼는 불안

요즘 카카오톡을 켜면 묘한 불편함이 남는다.

업데이트를 한 뒤엔 들어가는 게 왠지 귀찮고, 친구 목록도 낯설게 느껴진다.

그동안 ‘다들 쓰니까 어쩔 수 없이’ 머물던 메신저였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이유가 약해지고 있다.

최근 데이터에서도 월평균 사용 시간이 줄었다고 하니, 체감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 타이밍에 오픈AI가 움직였다.

카카오와 협업을 발표한 게 불과 몇 달 전인데,

11월엔 Sora 2그룹채팅 기능까지 내놓으며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표면상으로는 AI 기술 발전이지만, 그 이면에는 ‘메신저 이후의 세상’이 숨어 있는 듯하다.

 

오픈AI가 준비하는 건 단순한 AI가 아니다

오픈AI가 내놓은 새로운 기능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모두 ‘대화’와 ‘콘텐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점이다.

Sora 2는 텍스트를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수준을 넘어, 마치 틱톡이나 인스타 피드처럼 작동한다.

심지어 피드 기반 소셜 네트워크 프로토타입을 테스트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건 단순히 AI의 기능 확장이 아니다.

‘사람이 머무는 시간’을 AI가 대신 차지하겠다는 선언처럼 느껴진다.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콘텐츠형 인터페이스로,

즉 ‘검색하던 사람들’이 이제 ‘머무는 사람들’이 되는 구조 말이다.

예전에 사이월드가 페이스북으로,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으로 바뀌어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 바통을 AI가 이어받은 것 같다.

그날도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진짜 인간 관계의 방식을 바꾸려는 게 아닐까.”

 

카카오톡은 정말 위험한 위치에 있을까

카카오톡이 불안하다는 말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단순한 ‘메신저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경쟁’이라는 점이 다르다.

오픈AI는 이제 단순한 채팅봇이 아니다.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정보를 찾고, 일정을 잡고, 예약을 처리한다.

예를 들어,

친구와 “오늘 어디서 밥 먹을까?” 대화를 나누면,

GPT가 알아서 식당을 찾아주고, 예약까지 끝내버리는 구조다.

그럼 굳이 카카오톡에서 대화를 할 이유가 점점 사라진다.

물론 카카오는 금융·인증·송금 등 한국 생활의 인프라와 얽혀 있어

쉽게 떠나기 어렵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기술보다 ‘습관’이 먼저 바뀐다.

예전 문자 메시지도 그랬다. 어느 날 갑자기 ‘카톡하자’가 당연해졌던 것처럼.

 

오픈AI가 노리는 건 ‘관계 데이터’다

GPT는 이미 인터넷의 거의 모든 공개 텍스트를 학습했다.

이제 남은 건 ‘인간의 실제 관계 데이터’뿐이다.

누가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떤 감정이 오가는지 —

그건 지금까지 AI가 손대지 못한 영역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SNS화된 ChatGPT’는 단순한 기능 확장이 아니라

AI의 생존 전략에 가깝다.

AI가 사람처럼 배우고 성장하려면,

결국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이해해야 하니까.

이건 단순히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의 마지막 원천’을 두고 벌이는 싸움일지도 모른다.

 

결국 남는 건 ‘사람이 어디에 머무는가’이다

카카오톡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솔직히 단정하기 어렵다.

업무·인증·결제 등 한국형 시스템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이라는 건 늘 ‘편리함’보다 ‘자연스러움’을 향한다.

AI와 대화하는 게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보다 덜 어색해지는 순간,

그때는 이미 판이 바뀌어 있을지도 모른다.

한 연구자는 이런 말을 했다.

“AI가 인간의 관계를 흉내내는 순간, 메신저의 정의는 다시 써야 할 것이다.”

그 말이 요즘 들어 자꾸 마음에 남는다.

 

정리하자면,

오픈AI는 지금 ‘AI 기술의 경쟁’을 넘어 ‘인간의 시간과 관계’를 차지하려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여전히 강력한 생활 플랫폼이지만,

AI가 인간관계를 매개하기 시작하면

이 시장의 중심은 완전히 다른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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