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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티 이야기/생활정보

정일영 교수가 말한 프랑스의 이면,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얼굴

by 코스티COSTI 2025. 12. 4.

프랑스, 그 낭만의 나라라는 말 뒤에

프랑스라고 하면 대부분 머릿속에 그려지는 게 있다. 센강 위를 달리는 유람선, 카페 테라스의 커피잔,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샹송. 하지만 정일영 교수의 말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는 어디까지나 ‘외국인이 바라본 낭만’일 뿐이다.
실제 파리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냉정하고, 조금은 거칠다. 목마르트 언덕을 예로 들면 더 잘 보인다. 그림 속에서는 예술가의 낭만이지만, 그 언덕은 한때 가난과 추위, 그리고 생존이 뒤섞인 현실의 공간이었다. 피카소나 달리가 머물렀던 그 다락방들이 사실은 굶주림과 고독의 상징이었다는 이야기. 그 낭만의 빛은 누군가의 가난 위에서 피어났다는 것이다.

 

센강의 반짝임과 그늘 사이

센강을 따라 걷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린다. 뽕네프 다리, 그 위의 연인들, 그리고 밤하늘에 비치는 불빛들. 하지만 정 교수의 말은 현실 쪽으로 한 걸음 더 내려앉는다.
그 강변에는 밤이면 홈리스들이 줄지어 누워 잠을 청한다. 그들 중엔 추위에 얼어 죽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낭만이 한쪽에 있다면, 그 반대편엔 언제나 현실이 있다는 걸 그는 조용히 짚었다.
“관광객이 보는 파리와 파리 사람들이 사는 파리는 다르다.” 그 문장 하나에 프랑스라는 나라의 모순이 담겨 있다.

 

언어 몰라도 괜찮지만, 마음은 조심해야

여행자의 시선에서 보면 프랑스는 불편하다. 언어 장벽이 높고, 낯선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기술 덕에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 스마트폰 번역기 하나로 대부분의 상황을 넘길 수 있다.
문제는 그런 게 아니다. 정 교수는 프랑스의 ‘친절’이 꼭 믿을 만한 건 아니라고 했다. 사진을 찍어준다며 카메라를 들고 달아나거나, 도움을 주는 척하다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유럽은 지금 너무 힘들어서 모두가 날이 서 있다.” 그 말을 들으면서 괜히 파리의 화려한 거리 사진들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그 안엔 각자의 생존이, 그리고 약간의 냉소가 섞여 있는지도 모른다.

 

프랑스 사람들의 대화는 싸움이 아니다

정일영 교수는 프랑스 사람들의 대화법을 오래 지켜봤다고 했다. 그들은 직설을 피한다.
“키가 작다”가 아니라 “크지 않다”고 말하고, “틀렸다”가 아니라 “너도 맞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건 단순한 언어 습관이 아니라 문화의 깊은 층에 박혀 있는 태도다.
어릴 때부터 질문하는 법을 배운다. “하늘은 왜 파랗지?” 같은 질문을 해도 꾸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상력을 이어가게 만든다. 그런 교육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라서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그게 프랑스 철학의 뿌리이고, 실존주의가 태어난 이유라고 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이 문장이 프랑스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낭만과 이기심 사이의 나라

그는 프랑스 사람들을 한마디로 이기주의자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그건 비난이 아니라 관찰이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나’라는 존재를 중심에 두고 산다. 남이 넘어져도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내가 피해를 입으면 절대 참지 않는다.
그렇기에 프랑스 사회는 늘 시끄럽다. 데모가 잦고, 파업이 일상처럼 이어진다. “왜 내가 더 일해야 하지?”, “왜 내가 더 세금을 내야 해?” 그 물음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철저히 개인 중심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 배운 ‘대를 위해 손을 희생하라’는 가치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 차이 하나가 사회의 풍경을 바꾼다.

 

그래도 프랑스는 여전히 프랑스다

경제는 어렵고, 실업률은 높고, 젊은 세대는 부모 품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사람들은 낙천적이다. “프랑스가 망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 이상하게 설득력을 가진다.
아마 그건, 그들이 여전히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돈이 없어도 카페 한 잔 앞에 앉아 친구와 긴 대화를 나누고, 빵 한 조각에도 자존심을 담는다.
정일영 교수의 말대로라면, “프랑스 빵은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 네 가지로만 만들어야 빵이라 부를 수 있다.” 그 단순함이 프랑스다. 불편하지만 자존심 있고, 어려워도 품격을 잃지 않는 나라.

 

결국 그가 전하고 싶은 한 문장

낭만은 현실 속에서 피어난다.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돌아보면 프랑스는 우리가 상상한 낭만의 나라가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인간적인, 그리고 현실적인 나라였다.
낭만은 그저 겉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서 버텨온 사람들의 방식이었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낭만은 편안함이 아니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또 다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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