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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에서 열린 Apple Games Showcase, 애플이 게임에 진심을 보인 기술적 이유

by 코스티COSTI 2025. 12. 11.

서울 성수에서 열린 Apple Games Showcase에 직접 다녀왔다.
애플이 한국에서 이런 형태의 게임 이벤트를 연 건 처음이었다.
행사 이름 그대로 ‘게임’이 주제였지만, 단순히 신작 소개회가 아니었다.
애플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게임 시장에 진입하려는지를
기술적으로 드러내는 무대였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졌던 건 공기 자체가 달랐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그 주변엔 전부 게임이 깔려 있었다.
‘애플 제품으로 게임을 한다’는 말이 낯설던 시절은 이제 끝나가는 것 같았다.

 

처음엔 단순한 쇼케이스인 줄 알았다

이번 쇼케이스는 네 개의 모바일 게임과 맥 버전 inZOI 시연이 중심이었다.
‘아이언2’, ‘도원암기’, ‘쿠키런 오븐스매시’ 같은 고사양 게임들이
아이폰17 프로에서 시연되는 모습은 꽤 인상 깊었다.
특히 인조이 맥 버전은 완전히 새로운 감각이었다.
삼성동 거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실사 그래픽을
M 시리즈 맥에서 부드럽게 돌리는 걸 보며,
‘맥이 이제 진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점이 왔구나’ 싶었다.

 

아이폰17 프로는 이번 세대에서 베이퍼 챔버 구조가 들어갔다.
이게 단순한 발열 개선이 아니라, 게임 지속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설계라는 걸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체감할 수 있었다.
이전 세대 대비 약 40% 정도의 지속 성능 향상이 있었다고 했는데,
실제 시연 중 프레임 유지력이 꽤 안정적이었다.
아이폰이 ‘콘솔형 스마트폰’으로 가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N1 무선 칩이 보여준 저지연 구조

이번 아이폰에 새로 들어간 N1 무선 칩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와이파이7과 블루투스6을 지원하는데,
그보다 중요한 건 레이턴시(지연시간)를 줄이는 구조였다.
쿠키런 오븐스매시 멀티플레이를 시연할 때
실시간 협력전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걸 보며
‘애플이 네트워크까지 직접 설계하기 시작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칩, 모뎀, 무선 프로토콜까지 모두 자체 설계니까 가능한 최적화였다.
이건 단순히 속도 문제가 아니라,
‘게이밍을 위한 시스템 레벨 통제’를 의미한다.

 

아이패드 프로 M5, 모바일과 PC 사이의 다리

아이패드 프로(M5)도 이번 행사에서 중요한 포지션이었다.
10코어 GPU에 울트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
그리고 모바일과 PC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
시연을 지켜보니, 아이패드가 ‘게임용 태블릿’이라기보다
‘포터블 콘솔’로 재정의되고 있었다.
특히 동일한 게임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연동해 플레이하는 구조는
애플이 OS 레벨에서 이미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맥 게이밍의 현실적 가능성

맥에서 구동된 inZOI는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였다.
맥의 유니파이드 메모리 구조가 왜 중요한지
렌더링 데모를 보면 바로 느껴진다.
CPU와 GPU가 동일한 메모리 풀을 공유하니
데이터 이동 지연이 거의 없고, 실시간 연산 효율이 높다.
그래픽 카드를 따로 꽂지 않아도 레이트레이싱이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장에서 봤던 시연은 사실상 실시간 메타버스 환경이었다.
캐릭터의 얼굴 표정이 아이폰 카메라를 통해 즉시 반영되고,
맥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였다.
CPU, GPU, MPU가 통합된 구조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수준의 연동이었다.
이게 ‘통합 메모리’의 실제 체감이었다.

 

게임 포팅 툴킷이 가져올 변화

이제는 기술적인 얘기다.
애플이 내놓은 Game Porting Toolkit은
DirectX 기반 게임을 macOS로 옮길 수 있게 한다.
즉, 기존 윈도우용 대작 게임들이
별도 코드 수정 없이도 애플 환경에서 동작할 수 있는 구조다.
API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메탈 엔진에서 실행시키는 방식인데,
이건 맥 게이밍의 진입장벽을 실질적으로 허문 셈이다.
맥에서 되면,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도 된다.
결국 이 툴킷은 ‘PC 게임이 애플 생태계로 들어오는 입구’다.

 

플랫폼 락인 전략의 또 다른 축

행사 중 언급된 ‘Apple Games’ 앱도 흥미로운 신호였다.
게임 모드, 친구 연동, 도전 과제 시스템이 통합된 플랫폼.
애플이 ‘게임센터’를 넘어서
자체 게임 허브를 다시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이건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락인 구조’에 가깝다.
결국 하드웨어부터 네트워크, 운영체제, 콘텐츠 플랫폼까지
모두 자사 생태계 안으로 묶겠다는 뜻이다.

 

결국엔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이번 Apple Games Showcase는
‘애플이 왜 지금 게임을 다시 건드리기 시작했는가’에 대한 답이었다.
하드웨어는 이미 준비돼 있었고,
이제 그 위에 올릴 생태계의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성수에서 시작된 이 작은 쇼케이스가
앞으로 몇 년 뒤, 애플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다.

 

돌아오며 든 생각은 단순했다.
“맥을 산 이유가 게임이 아니었는데,
이제 그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애플은 드디어 ‘게임을 돌릴 수 있는 회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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