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EQ가 참 어렵게 느껴졌다.
주파수 숫자만 잔뜩 보이고, 어디를 손대야 할지 몰라서 막막했다.
하지만 보컬 톤을 잡을 때 결국 자주 만지게 되는 구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늘은 로직 프로 X를 기준으로, 소리를 정리할 때 꼭 손이 가는 세 가지 구간을 중심으로 정리해봤다.
70~80Hz 이하, 불필요한 저역의 정리
녹음된 보컬에는 마이크가 잡은 ‘공기 진동’ 같은 초저음이 섞여 있다.
이건 음악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믹스 전체를 탁하게 만든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하이패스 필터를 이용해 70~80Hz 아래를 부드럽게 잘라준다.
너무 급하게 자르면 목소리가 얇아지고, 완만하게 자르면 베이스 영역이 조금 남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필터 기울기’다.
6dB나 12dB 슬로프로 살짝 깎아내리듯 정리하면, 목소리의 기초 톤은 그대로 두고 탁한 저역만 덜어낼 수 있다.
200Hz, 무게감과 답답함의 경계
이 부분은 참 애매하다.
살짝만 올리면 따뜻하고, 살짝만 깎으면 갑자기 가벼워진다.
보컬 EQ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구간이기도 하다.
200Hz 부근은 목소리의 ‘몸통’이 자리한 영역이라,
이걸 얼마나 정리하느냐에 따라 노래의 질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내가 자주 하는 방법은 이렇게다.
먼저 전체를 들어보며, 목소리가 조금 뭉쳐 들린다면 200Hz 근처를 약간 깎는다.
다만 너무 과하게 빼면 입체감이 사라져서 얇은 목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특히 여성 보컬은 180Hz 안팎, 남성 보컬은 220Hz 근처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편이다.
EQ를 건드리기 전에 컴프레서로 다듬어두면 훨씬 컨트롤이 쉽다.
3kHz, 존재감의 중심
보컬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느낌’은 대부분 3kHz 근처에서 만들어진다.
이 부분이 부족하면 노래가 뒤로 물러나고, 너무 많으면 귀가 금방 피로해진다.
그래서 3kHz는 ‘존재감의 중심’이라 부를 만하다.
보컬이 다른 악기 속에 묻히는 것 같다면, 살짝만 올려본다.
다만 이때는 Q값을 너무 좁히지 말고, 2kHz부터 5kHz 사이를 부드럽게 감싸듯 조정하는 게 낫다.
특히 락이나 팝 장르처럼 보컬이 전면에 서야 하는 곡일수록 이 구간의 미세한 변화가 크다.
결국엔 귀로 확인해야 한다
EQ 수치나 주파수 그래프보다 중요한 건 귀다.
모니터 환경에 따라, 또 녹음된 톤에 따라 필요한 보정이 다르다.
로직 프로 X에서 EQ를 조정할 때는 시각적인 곡선보다, 소리를 실제로 들어보며 판단하는 게 좋다.
그래프가 예뻐도 귀에 거슬리면 그건 잘못된 셋팅이다.
정리하자면,
- 70~80Hz 이하는 불필요한 저역 제거
- 200Hz 부근은 보컬의 두께를 결정
- 3kHz는 존재감을 만드는 포인트
이 세 구간만 익숙해지면, 보컬 EQ는 훨씬 단순해진다.
처음엔 숫자에 신경이 쓰이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귀가 먼저 반응하기 시작한다.
결국 EQ는 감각의 문제다.
내 귀에 자연스럽게 들린다면, 그게 가장 좋은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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