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폐기’는 오해였다… 실제로 먹어도 되는 식품 7가지

식품 포장에 찍힌 날짜를 보고 버릴지 말지 고민할 때가 있다. 냉장고 문 앞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결국 아깝게 버린 적도 많다. 그런데 알고 보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괜찮은 식품들이 꽤 있다. 실제로는 ‘유통기한’이 아니라 ‘판매 기한’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기준은 우리나라 식품법상 소비자에게 팔 수 있는 마지막 날짜를 의미한다. 즉, 그날이 지나도 일정 기간은 품질과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제품에 표시된 보관 온도나 환경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식빵은 냉동 보관하면 훨씬 오래 간다

식빵은 의외로 오래 버틸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대형 제빵사의 제품은 실온에서 3~5일 정도 괜찮고, 냉동실에 넣으면 최대 1년까지도 무리 없다. 단, 냉동 전 밀봉은 필수다. 공기와 닿으면 냄새가 배거나 수분이 날아가서 질감이 떨어진다.
반대로 수제 식빵은 방부 성분이 거의 없어 하루 이틀만 지나도 곰팡이가 잘 생긴다. 겉에 보이지 않아도 내부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곰팡이가 보이면 전부 버려야 한다.

 

냉동만두는 재냉동만 피하면 오래 간다

냉동만두는 기본적으로 소비기한이 9~12개월로 길다. 하지만 한 번 해동했다가 다시 얼리면 질감이 떨어지고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따라서 한 번 해동한 제품은 가급적 바로 조리해야 한다. 표면 색이 변하거나 반점이 생기면 바로 폐기하는 게 안전하다.

 

우유는 살균 방식에 따라 다르다

멸균우유는 초고온 살균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실온에서도 6~11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냉장우유도 5℃ 이하에서 보관했다면 생각보다 오래간다. 실제 실험에서는 100일 넘게 품질이 유지된 경우도 있었다.
다만 개봉 후에는 반드시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냄새나 맛이 변했다면 그 즉시 버려야 한다.

 

액상커피도 멸균 제품이면 장기 보관 가능

요즘 많이 마시는 액상커피나 컵커피도 멸균 여부에 따라 다르다. 멸균처리된 제품은 1년 가까이 두어도 안전하지만, 프리미엄 컵커피처럼 우유 함량이 높고 저온살균 방식인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다.
향과 풍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기 때문에 기한이 남아 있어도 가능한 한 빨리 마시는 게 좋다.

 

포장두부는 매일 물만 갈아주면 며칠 더 괜찮다

포장두부는 고온 살균과 진공 포장으로 제작돼 상온 두부보다 훨씬 오래 간다. 개봉 전엔 약 2주 정도, 개봉 후엔 매일 물을 갈아주며 냉장 보관하면 2~3일 정도는 더 먹을 수 있다. 반면 즉석 두부나 시장 두부는 하루이틀 내 먹는 게 안전하다.

 

통조림은 3년 가까이 보관 가능하지만 ‘부풀면 폐기’

통조림은 완전히 밀봉된 상태에서 고온 멸균을 거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길다. 일반적으로 3년 전후까지 품질이 유지된다. 하지만 캔이 부풀거나 찌그러졌다면 즉시 버려야 한다. 이는 보툴리눔균 증식 신호일 수 있어서다.
개봉 후에는 밀폐용기에 옮겨 냉장 보관하고, 2~3일 이내에 다 먹는 게 좋다. 이후에는 김치찌개나 찌개용으로 가열해 사용하는 정도가 안전하다.

 

라면은 상태만 괜찮으면 한두 달은 여유 있다

라면은 튀긴 면(유탕면)과 튀기지 않은 면(비유탕면)에 따라 다르다. 유탕면은 6~12개월, 비유탕면은 8개월~1년까지 가능하다. 다만 오일이 산패되면 특유의 기름 냄새가 올라오고, 스프가 굳으면 이미 변질된 상태다. 컵라면은 용기 특성상 습기나 산화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정리하자면

• 냉동 보관 식품은 해동·재냉동만 피하면 대부분 기한이 길다.
• 곰팡이나 팽창, 냄새 변화는 언제나 ‘폐기 신호’로 보면 된다.
• 표시된 유통기한은 절대 기준이 아니라 참고 시점이라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다.

 

결국엔 이렇게 정리된다.
버려야 할 건 변질된 것이지, 날짜 그 자체는 아니다. 보관만 잘하면 ‘기한 지난 음식’도 충분히 안전할 수 있다. 냉장고를 정리할 때마다 괜히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면, 오늘부터는 눈으로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