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를 가든 말차가 빠지지 않는다. 빵집, 카페 가릴 것 없이 말차 신제품이 계속 나오고 있고, 성심당도 결국 이 흐름을 피해 가진 못했다. 매년 겨울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딸기시루 대신, 이번에는 말차시루가 먼저 나왔다. 개인적으로 말차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큰 기대는 없었는데, 막상 열어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가격과 첫인상은 생각보다 담백했다
가격은 43,000원. 작년 딸기시루와 같은 수준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나온 패키지는 꽤 단정하다. 과하지 않고, 그렇다고 허전하지도 않다. 상자를 여는 순간 딸기향이 먼저 올라오는데, 말차 케이크라고 해서 풀 향부터 치고 나오지는 않는다. 이 부분에서 일단 한 번 안심했다.
단면을 보니 딸기시루와는 구조가 달랐다
처음 단면을 보기 전까지는 ‘딸기시루에 말차 크림만 살짝 더한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구조를 보면 조금 다르다. 위에는 생딸기가 올라가 있고, 그 아래로 말차 크림과 초코 시트, 생크림이 층층이 쌓여 있다. 겉은 딸기 중심인데, 안쪽은 거의 말차 크림이 채우고 있다. 그래서 칼로 자르려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크림 비중이 높다 보니 형태가 잘 무너진다. 이 케이크는 예쁘게 잘라 먹기보다는 숟가락으로 퍼 먹는 쪽이 훨씬 편하다.
말차 향은 강하지 않고 뒤에서 정리된다
한 입 먹어보면 말차 향이 강하게 튀어나오지는 않는다. 말차 특유의 풋내도 거의 없다. 오히려 먼저 느껴지는 건 딸기의 산뜻함이고, 그 다음에 생크림의 부드러움, 마지막에 말차 향이 아주 약하게 남는다. 말차 가루가 입안에서 거칠게 느껴지거나 이물감이 있는 타입은 아니다. 그냥 생크림 케이크를 먹다가 끝에 살짝 향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초코 시트 덕분에 끝까지 물리지 않는다
초코 시트는 생각보다 존재감이 크다. 브라우니처럼 꾸덕하고 진하다. 이 시트 덕분에 전체가 지나치게 부드럽기만 한 케이크로 흐르지 않는다. 달콤한 딸기, 부드러운 말차 크림, 그리고 중간중간 치고 들어오는 초코 시트가 리듬을 만들어 준다. 딸기시루를 먹다 보면 중후반에 단맛이 조금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었는데, 말차시루는 그 부분이 덜하다. 계속 먹어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말차를 좋아하지 않아도 부담 없는 이유
성심당 생크림 특유의 유지방 많은 고소함은 여전히 느껴지지만, 말차가 들어가면서 그 고소함이 조금 눌린 대신 상큼한 뒷맛이 남는다. 말차 향이 화장품처럼 인위적으로 튀지 않는 것도 이 케이크의 장점이다. 말차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향이 약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말차에 예민한 편이라면 오히려 이 정도가 편하다.
딸기시루의 대체가 아니라 또 다른 선택지
먹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이건 딸기시루의 대체품이라기보다는 다른 방향의 선택지”라는 점이다. 기존 딸기시루가 익숙해서 조금 다른 변주를 원한다면 충분히 선택할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딸기시루보다 이쪽이 더 편하게 먹혔다. 단맛이 과하지 않고, 중간중간 초코 시트가 흐름을 끊어줘서 끝까지 부담이 없다.
다만, 형태가 잘 무너지는 편이라 여럿이 나눠 먹을 때는 접시와 숟가락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칼로 각 잡아 썰어 먹는 케이크는 아니다. 사진으로 보면 예쁜데, 실제로 먹다 보면 결국 자유로운 형태가 된다. 그래도 맛이 받쳐주니 그 정도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말차 유행이라는 말이 떠오르긴 하지만,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은 아니었다. 딸기, 초콜릿, 말차가 서로 튀지 않고 잘 어울린다. 말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쪽에 가깝다. 다음 겨울에 또 나온다면, 딸기시루와 말차시루 중에서 꽤 고민하게 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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