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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과 먹방

서울 가성비 맛집, 4,000원 이하로도 한 끼가 되더라

by 코스티COSTI 2025. 12. 17.

요즘 서울에서 “그냥 밥 먹자”가 예전만큼 가볍지 않다. 메뉴판을 보다가 한 번, 계산할 때 한 번, 괜히 숨이 길어지는 날이 있다. 그래서 이번엔 애초에 목표를 정했다. 싸기만 한 게 아니라, 먹고 나서 “그래도 한 끼 했네”가 남는 곳.

 

사진으로 보면 더 황당하게 느껴지는 집들도 있다. 가격이 먼저 눈에 박히니까. 근데 직접 가보면, 그 가격이 유지되는 이유가 다 보인다. 셀프가 많거나, 메뉴가 단출하거나, 공간을 딱 식사에만 맞춰두거나. 불편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그 정도는 납득이 되는 흐름이었다.

 

 

처음에 신촌에서 4,000원을 내고 돈까스를 받았을 때

꼬숑돈까스는 신촌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4~5분 정도 거리다. 주소는 서울 서대문구 명물1길2. 골목 안쪽이라 처음엔 “여기 맞나?” 싶은데, 한 번만 들어가 보면 다음부터는 길이 단순해진다.

 

여긴 메뉴 고민이 길지 않다. 기본 꼬숑돈까스가 4,000원이고, 트루 꼬숑돈까스 6,000원(2장), 레알 꼬숑돈까스 8,000원(3장)처럼 장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주문은 선결제 느낌이 강했고, 현금 결제가 기본인 분위기라 지갑은 챙기는 게 편하다. 물이 기본으로 나오지 않고 1,000원에 따로 사는 방식도 이 집의 “가격 유지 장치” 중 하나로 보였다.

 

돈까스가 나왔을 때 구성이 생각보다 단단했다. 돈까스, 밥, 샐러드가 딱 정식처럼 나온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속살은 퍽퍽하게 무너지지 않는 쪽이라, “싸니까 그냥 먹는 맛”이 아니라는 게 바로 느껴졌다. 매장이 좁아서 타이밍이 겹치면 합석도 생기는데, 그건 이 동네에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3,900원 초밥은 의심부터 하고 들어가게 된다

오늘은초밥먹는날은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이고, 주소는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108 뉴T캐슬 지하1층 쪽으로 잡히는 곳이다. 직장인 점심 동선에 붙어 있어서 낮 시간대에 사람이 몰리는 게 이해가 갔다.

 

여긴 운영이 꽤 단순하다.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셀프 비중이 높다. 영업시간도 점심에 집중돼 있는 편이라(내가 확인한 기준으로는 평일 11:00~15:00 운영으로 안내가 걸려 있었다), 퇴근 후에 느긋하게 가는 타입은 아니다. 대신 점심 한 끼를 깔끔하게 끊기엔 오히려 그게 장점이었다.

 

모둠초밥 10개가 3,900원. 숫자로만 보면 장난 같지만, 실제 구성은 “가격 대비 빈약하다”로 끝나지 않았다. 밥이 과하게 크지 않고, 회도 너무 얇게 얹은 느낌이 아니라 균형이 있었다. 우동 1,900원, 냉모밀 2,900원 같은 사이드도 붙일 수 있는데, 나는 냉모밀 쪽이 더 만족스러웠다. 면이 시원하게 넘어가면서 초밥의 빈틈을 메워준다. 결과적으로 6,000원대 후반에 한 끼가 마무리된다.

 

 

3,000원 김치찌개가 밥값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때

따뜻한밥상(홍제)은 홍제 쪽 골목에 있고, 주소는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40길9다. 홍제역에서 걸어가는 동선이 나쁘지 않았고, 동네 분위기 자체가 “밥 먹으러 가는 길” 같았다.

 

여기 핵심은 단순하다. 김치찌개 1인분 3,000원, 그리고 밥이 무한으로 돌아간다. 혼자 먹는 사람도 자연스럽고, 학생이나 직장인처럼 가격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한테는 이 구조가 꽤 직접적으로 와닿는다. 운영시간은 평일 10:30~20:00, 토요일 10:30~14:00처럼 안내되어 있었고, 중간에 브레이크타임이 걸려 있는 날도 있으니 애매한 시간대는 한 번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덜 헛걸음이다.

 

맛은 의외로 “집에서 끓인 듯한 시원함” 쪽이었다. 기본 구성만으로도 김치, 돼지고기, 두부 쪽이 잘 어울리고, 라면이나 햄 같은 사리를 추가하면 국물이 더 진해진다. 요즘 3,000원으로 이 정도 국물과 밥을 반복해서 먹을 수 있다는 게, 먹는 동안 계속 현실감이 떨어졌다.

 

 

동묘에서 3,000원 국수 한 그릇이 주는 안정감

동묘홍두깨국수는 동묘앞역 근처고, 주소는 서울 종로구 종로370-1 2층으로 안내되어 있다. 역에서 2~3분이면 닿는 느낌이라, 동묘 구경하다가 “뭐라도 따뜻한 거”가 생각날 때 동선에 넣기 쉽다.

 

여긴 오픈 주방 형태라 조리하는 게 눈에 들어온다. 괜히 마음이 편해지는 지점이 있다. 잔치국수 3,000원, 오뎅밥 4,000원, 제육밥 5,000원, 미니족발 1인 정식 6,000원처럼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게 잡혀 있다.

 

내가 먹은 잔치국수는 국물이 엄청 진한 스타일은 아니고 담백하고 깔끔했다. 면도 부드럽게 넘어가서 부담이 적다. 그리고 여긴 리필이 가능해서(면과 육수를 더 가져올 수 있게 코너가 따로 있다), 배가 고픈 날엔 만족감이 꽤 올라간다. 안내문 기준으로 65세 이상은 더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는 내용도 보였는데, 이 동네 분위기랑 잘 맞는 운영 방식이었다.

 

 

마지막은 구의역 근처에서 만난 200원꼴 만두, 그리고 시장의 온도

소문난만두는 자양전통시장 안쪽, 주소는 서울 광진구 자양로13나길5로 잡힌다. 구의역 4번 출구 기준으로 걸어서 5~10분 사이였고, 시장 남문 쪽을 기준점으로 잡으면 찾기가 훨씬 쉽다. 주차는 시장 주차장을 이용하는 흐름이라, 차로 가는 사람도 동선이 아주 꼬이진 않는다.

 

여긴 가격표를 보는 순간 잠깐 멈칫한다. 찐만두 10개 2,000원이라 한 개로 치면 200원꼴이고, 꽈배기 4개 1,000원, 찹쌀도넛 4개 1,000원, 고로케 2개 1,000원, 옛날 찐빵 2개 1,000원 같은 식으로 단위가 계속 내려간다. 영업시간도 새벽부터 저녁까지로 적혀 있었고(내가 갔을 땐 오후 늦게도 장사가 이어졌다), 시장 가게답게 타이밍에 따라 나오는 품목이 조금씩 달라진다.

 

만두는 피가 얇고 속이 적당히 꽉 차 있다. 고기랑 김치를 반반으로 섞어 사면 번갈아 먹는 재미가 생긴다. 개인적으로는 갓 나온 고로케를 받았을 때가 제일 좋았다. 겉이 바삭한데 속 감자와 야채가 부드럽게 붙어 있어서, 그게 딱 시장에서만 나는 맛이다. 옛날 찐빵도 지나치게 달지 않고 팥이 넉넉해서 은근히 계속 손이 갔다.

 

 

정리해보면, 나는 이런 기준으로 다시 고를 것 같다

  • 꼬숑돈까스는 신촌에서 “4,000원으로 정식처럼 먹고 싶다”는 날에 제일 먼저 떠오른다. 다만 현금, 물 구매, 합석 가능성은 감안하는 게 편하다.
  • 오늘은초밥먹는날은 점심에 빠르게 끊는 타입이다. 3,900원 초밥에 사이드까지 붙이면 그제야 한 끼가 완성되는 느낌이 난다.
  • 따뜻한밥상(홍제)은 국물+밥으로 든든하게 채우고 싶은 날에 강하다. 밥 무한이 생각보다 체감이 크다.
  • 동묘홍두깨국수는 구경하다가 들르기 좋다. 담백한 국수에 리필까지 가능하니 “가볍게” 들어갔다가 “제대로” 나오게 된다.
  • 소문난만두는 목적이 조금 다르다. 한 끼라기보단 시장 간식인데, 가격과 온도 때문에 이상하게 기억이 오래 남는다.

 

다섯 곳을 다 돌아보고 나면, 결국 남는 건 “싸게 먹었다”보다 “이 방식으로 버티는 집들이 아직 있네” 같은 감정이다. 불편이 아예 없는 집은 없었다. 대신 그 불편이 가격으로 환산되는 구조가 투명하게 보이면, 오히려 마음이 덜 찜찜해진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나는 한 날에 다 몰아치기보단 일정에 맞춰 한 곳씩 끼워 넣을 것 같다. 신촌이면 돈까스, 가산이면 초밥, 홍제면 김치찌개, 동묘면 국수, 구의역이면 시장 간식. 그렇게만 해도 요즘 물가에서 하루가 조금 덜 빡빡해진다. 이상하게 그런 날이 필요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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