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크림 케이크를 만들다 보면 이상하게 내 것만 울퉁불퉁하게 굳거나, 표면이 매끄럽게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초반엔 이유를 몰라서 여러 번 버리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샌딩용 크림과 아이싱용 크림의 휘핑 상태가 달라야 했다. 그걸 깨닫고 나서야 케이크 옆면이 반듯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단순히 오래 돌리냐, 덜 돌리냐의 문제가 아니다. 크림의 텍스처, 즉 얼마나 조밀하고 단단한지가 전체 모양을 결정한다.
생크림은 어떤 걸 써야 할까
나는 항상 동물성 생크림을 사용한다. 사실 브랜드보다는 유통기한이 중요하다. 홈베이커라면 마트에서 임박 할인 제품을 사도 전혀 상관없다. 다만, 마스카포네를 섞을 경우 공기와 닿지 않게 랩을 밀착시켜 두는 게 좋다. 유통기한이 남아도 공기에 닿으면 쉽게 상한다.
내 기본 배합은 이렇게 쓴다.
- 생크림 500g
- 마스카포네 112g
- 설탕 65g
먼저 마스카포네에 설탕과 생크림 100g을 넣고 부드럽게 섞는다. 이 과정을 거쳐야 덩어리가 지지 않는다. 그다음 나머지 생크림을 모두 넣고 다시 섞어준다.
휘핑 속도는 ‘중간’이 정답이었다
믹서기로 생크림을 돌릴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속도’다. 너무 빠르게 돌리면 큰 기공이 생기고, 너무 느리면 시간이 지나 분리된다. 내 기준으로는 10단계 중 4~5단계가 적당했다.
시간은 약 3분 정도. 이때의 크림은 흘러내리지만 기포가 균일하고 매끈하다. 손으로 들면 뿔이 서지만 살짝 흔들면 밑이 천천히 내려앉는 정도. 그게 바로 아이싱용 크림의 텍스처다.
만약 이 상태에서 30초만 더 돌리면 단단해지는데, 그게 바로 샌딩용 크림이다. 이 짧은 시간 차이가 케이크의 완성도를 완전히 바꾼다.
아이싱 크림과 샌딩 크림은 이렇게 다르다
아이싱용은 말 그대로 겉을 마감하는 크림이다. 그래서 부드러워야 하고, 스패출라로 쓸 때 흘러내리듯 움직이면 된다. 반면 샌딩용은 케이크 속에 들어가 무게를 받치는 역할을 하므로 단단해야 한다.
쉽게 구분하려면 이렇게 보면 된다.
- 아이싱 크림은 푸딩처럼 살짝 가라앉는다.
- 샌딩 크림은 숟가락으로 떠도 모양이 그대로 유지된다.
샌딩 크림이 너무 묽으면 숙성 후 케이크 옆면이 울퉁불퉁해진다. 반대로 너무 단단하면 먹을 때 뻣뻣한 질감이 남는다. 그래서 아이싱용보다 30초~1분 정도 더 돌리는 게 적당했다.
케이크를 안정적으로 쌓는 순서
사각 케이크를 만들 땐 이음새를 번갈아가며 쌓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는다. 작은 조각과 큰 조각을 교차로 배치하고, 사이사이에 샌딩 크림을 단단히 채워야 한다.
모서리는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그 부분이 비면 숙성 후 꺼지기 쉽다. 스패출라로 꾹꾹 눌러 채우고 평평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위에 올라갈 시트는 항상 반대쪽 크기로 맞춰준다. 이 작은 습관이 케이크의 직각을 살려준다.
숙성과 마무리
나는 보통 전날 샌딩 작업을 마치고, 반나절 정도 숙성시킨 뒤 다음날 디자인을 한다. 이렇게 하면 크림이 안정화돼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표면이 마르지 않게 랩으로 전체를 감싸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아이싱할 때 스패출라를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중요하다. 끝부분을 안쪽으로 밀듯이 써야 모서리가 깔끔하게 정리된다. 반대로 당기면 크림이 밖으로 튀어나온다. 밀면서 쓸어주는 감각을 익히면 옆면이 훨씬 정돈된다.
직접 해보니 느낀 점
생크림은 정말 10초 차이로 결과가 달라진다. 처음엔 감이 안 오겠지만 몇 번 해보면 휘핑 중간에 크림이 변하는 순간이 보인다. 그때 손을 멈추면 된다.
케이크를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정도면 괜찮겠다’는 감이 생긴다. 그 감이 쌓여서 자신만의 텍스처 기준이 된다. 나 역시 여러 번 실패하면서 그 타이밍을 배웠다.
생크림 케이크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도구나 브랜드보다 손끝의 감각이다. 그 작은 차이가 케이크의 모양과 맛을 바꾼다.
지금 이 글을 보고 휘핑 볼을 잡는다면, 너무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말고 일단 눈으로, 손으로 크림의 변화를 느껴보면 좋겠다. 그게 진짜 케이크 만드는 재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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