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정말 설렜다.
국내 3,000대 한정이라는 트라이폴드를 손에 넣었을 때, ‘이제 진짜 나만의 메인폰을 찾았다’ 싶었다. 359만원이라는 가격표를 붙인 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느꼈던 그 묘한 자부심이랄까. 하지만 그 기분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딱 2주였다.
유심까지 옮겨 완전히 메인폰으로 사용했던 시간 동안, 나는 다시 폴드7으로 돌아갔다. 단순히 “불편했다”라는 한마디로 설명하기에는 그 사이 느꼈던 감정이 꽤 복잡했다.
무게는 숫자보다 훨씬 크게 다가왔다
트라이폴드를 손에 처음 올렸을 땐, 300g 초반대라는 무게가 크게 부담되지 않았다.
‘태블릿 치고는 정말 가볍다’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건 하루 몇 번 만져볼 때 이야기다.
실제 사용은 달랐다. 하루에도 수십 번 폰을 꺼내고 다시 넣고, 들었다가 내려놓는다. 그 매 순간 손바닥이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이 쌓여갔다.
펼쳐서 10인치 화면을 즐기는 시간은 하루 전체 사용 중 10%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 90%는 접은 상태로, 일반 스마트폰보다 두껍고 무거운 형태로 들고 다녔다. 10%의 시원한 화면을 위해 90%의 무거움을 감내하는 구조였다.
겨울엔 두꺼운 코트 주머니가 그나마 버텨줬다. 하지만 봄·여름을 생각하니 막막했다. 얇은 티셔츠와 청바지 조합에서는 어디에도 넣기 애매했다. 결국 ‘손에 들고 다니는 기기’가 되어버렸다.
디자인의 예쁨과 손의 통증은 별개였다
펼쳤을 때의 얇고 매끈한 형태는 정말 예술이었다.
하지만 그 각진 모서리가 손바닥을 파고드는 순간부터 그 감탄은 사라졌다.
각이 살아 있는 모서리가 손에 닿을 때마다 은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오래 쥐고 있으면 손바닥에 자국이 남았다. 특히 자기 전 침대에서 폰을 들고 있을 때, 팔이 점점 저릿해졌다. 100g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느껴질 줄 몰랐다.
누워서 양손으로 보려 해도 결국 손 한쪽에 무게가 쏠렸다. 나중엔 아예 베개에 기대놓고 사용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다 폴드7을 다시 집어드는 순간, “이렇게 가벼웠나?” 싶을 정도로 해방감이 왔다.
두 번 접는 일, 생각보다 큰 피로였다
트라이폴드는 구조상 두 번 접힌다. 처음엔 재미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쓰다 보면 ‘한 번 더 접는 동작’이 의외로 심리적인 장벽이 된다.
길거리에서 잠깐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카페에서 검색 한 번 할 때마다 두 손으로 폰을 잡고 두 번 펼쳐야 한다.
‘조금 있다가 해야지’ 하며 미루는 일이 늘어났다.
결국, 폰을 펼칠 때마다 마음속에서 ‘각 잡고 써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편하게 꺼내 쓰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뭔가 준비하고 다뤄야 하는 기계로 바뀐 느낌이었다.
3분할 화면, 현실에서는 거의 쓰지 않았다
트라이폴드의 상징처럼 이야기되는 ‘3분할 멀티태스킹’.
처음엔 기대가 컸다. 왼쪽엔 유튜브, 가운데엔 검색창, 오른쪽엔 메모 앱.
이론상으론 완벽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그렇게 쓰지 않았다.
두 개의 앱을 띄워놓는 건 자주 했지만, 세 개까지 열면 화면이 너무 쪼개져 집중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키보드를 띄우는 순간, “이럴 거면 노트북 켜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결국 이 3분할 기능은 기술력 과시용에 가까웠다.
일상에서는 오히려 폴드7의 단순한 2분할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지원되지 않는 앱과 불안한 수리비
트라이폴드를 쓰면서 가장 불안했던 건 앱보다 ‘보험’이었다.
삼성케어플러스 가입이 안 된다는 사실이 제일 컸다.
359만원짜리 기기를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생각해보면 된다.
수리비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힌지가 두 개인 구조라 교체비는 160만원 수준이라고 들었다.
이걸 알고 나니까 폰을 쥐는 손이 더 조심스러워졌다.
테이블에 놓을 때도 살짝 내려놓게 된다.
‘도구’라기보다 ‘모셔야 하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이건 내가 원하는 관계가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다시 폴드7으로 돌아왔다
두 번 접히는 구조, 묵직한 무게, 각진 모서리, 비싼 수리비.
이 네 가지가 하루하루 누적되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반면 폴드7은 가벼웠다.
손에 익숙했고, 화면 비율도 적당했다. 내년 폴드8이 조금만 더 가로로 넓어진다면, 영상 비율도 더 좋아질 것이다.
트라이폴드는 분명 대단한 기술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그 기술을 ‘매일’ 손에 쥘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결국 나는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그리고 조금은 편안해졌다.
이 2주간의 경험 덕분에, 기술의 진보와 실생활의 간극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아마도 폴드7은 그런 현실의 균형점에 가장 가까운 기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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