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구매를 미루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요즘 들어 신학기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변에서도 “이번엔 맥북을 한 대 사볼까?” 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나 역시 M2 맥북 에어를 쓰고 있는 입장이라 관심이 없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이상하게도 손이 안 갔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올해는 그럴 만한 이유가 너무나 명확하다.
애플은 2026년, 역대급으로 다양한 맥 라인업을 예고하고 있다.
보통 한 해에 2~3개의 맥 신제품이 등장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엔트리급부터 하이엔드까지 전 라인을 리프레시한다.
그리고 이 변화의 방향이 단순한 ‘스펙 업그레이드’ 수준이 아니다.
칩 구조부터 폼팩터, 디스플레이 방식까지 완전히 재정립되는 시점에 들어섰다.
아이폰 칩을 품은 저가형 맥북, 경계심이 생긴다
가장 먼저 주목한 건 A18 칩을 탑재할 예정이라는 저가형 맥북이다.
아이폰 16에 들어갔던 그 칩이 그대로 들어간다니, 처음엔 의아했다.
스마트폰 프로세서를 노트북에 넣는다는 건, 성능보다는 효율과 가격을 우선한다는 뜻이다.
A18의 연산 능력은 대략 M1 수준, 긱벤치 점수도 비슷하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건 곧, 휴대성에 초점을 맞춘 서브 머신이라는 이야기다.
무게는 1kg 언더까지는 아니겠지만, 현행 13인치 맥북 에어보다 가볍고 얇은 디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전에 나왔던 12인치 뉴맥북이 떠오른다.
당시엔 인텔 듀얼코어, 팬리스 구조로 성능이 처참했지만, A18 정도면 웹서핑이나 문서 작업용으로는 충분할 것이다.
다만 썬더볼트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외장 디스플레이 확장성은 제한된다.
USB-C 단자 하나로 모든 걸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이건 명백한 불편함이다.
성능보다 가벼움을 택한 사용자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나처럼 듀얼 모니터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선택할 수 없는 구성이다.
M5 맥북 에어, 안정적이지만 새로움은 없다
3월쯤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M5 맥북 에어는, 기존 M4 대비 약 10~15%의 성능 향상이 전부다.
M5 칩의 벤치 점수를 기준으로 보면 싱글코어 4,000점 초반, 멀티 17,000점 중반 정도.
아이패드 프로나 14인치 맥북 프로에 먼저 탑재되며 검증된 칩이다.
문제는 이게 ‘눈에 띄게’ 체감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에어 시리즈는 팬이 없기 때문에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가 필연적이다.
즉, 실제 사용자는 이론상 성능의 80% 정도만 누리게 된다.
램 구성은 32GB까지 선택 폭이 늘었고, 배터리도 소폭 개선된다.
그러나 디자인은 4년째 그대로다.
작년에 새로 추가된 스카이블루 컬러 외엔 변화가 없다.
솔직히 말해, M5 에어는 기다릴 만한 제품은 아니다.
오히려 M5가 출시되면 M4 모델이 할인되는 타이밍이 올 것이고, 그때 M4 에어를 구입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맥북 에어는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제품이기 때문이다.
M5 프로와 맥스, 그리고 M6 OLED — 진짜 변화는 그다음에 있다
올봄에는 M5 프로/맥스 칩셋을 탑재한 맥북 프로가 먼저 등장할 예정이다.
성능 향상폭은 확실히 크겠지만, 흥미로운 건 바로 그 다음 세대다.
M6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넘어간다.
애플이 드디어 OLED 디스플레이를 도입하고, 일부 모델에 터치 스크린까지 넣을 가능성이 높다.
맥북이 터치를 지원하지 않은 지 15년이 넘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꽤 큰 사건이다.
이 OLED는 일반 OLED가 아니다.
패널 두께를 줄이면서도 밝기와 명암비를 유지하는 ‘탠덤 OLED’ 구조가 적용된다.
아이패드 프로 13인치 OLED 모델을 써본 입장에서, 색감과 블랙 표현력의 차이는 확실하다.
노치 대신 펀치홀 카메라나 다이나믹 아일랜드 형태가 적용될 거란 이야기도 있다.
디자인 면에서도 큰 변화를 기대할 만하다.
다만 가격은 상상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OLED 패널 단가, 램·SSD 인상, 환율, 거기다 터치 스크린 구조까지 추가된다면 기본가가 300만 원을 넘어갈 수도 있다.
초기 모델 특유의 번인 문제나 힌지 강성도 아직 불확실하다.
즉, M6 OLED 맥북은 분명히 ‘새 시대의 첫 모델’이지만, 동시에 ‘리스크가 큰 1세대 제품’이기도 하다.
맥미니와 맥스튜디오, 숨은 핵심은 가격 방어력
맥북 외에도 맥미니와 맥스튜디오의 업데이트가 예고됐다.
M5 맥미니는 2026년 상반기 공개가 유력하다.
M4 모델이 이미 89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나왔고, 학생 할인까지 받으면 7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데스크톱형 맥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진입 모델이었다.
문제는, 부품 단가가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램과 SSD, 특히 낸드 플래시 가격이 몇 달 사이 두 자릿수 상승세다.
갤럭시 북 신작 가격이 한 달 만에 올라간 것도 같은 이유다.
따라서 M5 맥미니가 등장하는 시점에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맥을 데스크톱용으로 고려 중이라면, 오히려 지금 M4 맥미니를 구입하는 게 합리적이다.
가성비 면에서는 이보다 나은 시점이 오기 힘들다.
고사양 작업용이라면 M5 맥스, 울트라 칩을 탑재한 맥스튜디오를 기다려볼 만하다.
이건 영상 편집, 3D 렌더링, 대규모 그래픽 작업을 하는 전문가용 머신이다.
GPU 성능만 놓고 보면 RTX 4080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일반 사용자에게는 과한 스펙이다.
이건 ‘필요해서 사는’ 기기이지, ‘갖고 싶어서 사는’ 기기가 아니다.
결론, 올해는 기다림이 답이다
맥을 매일 쓰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올해는 구매보다 관망이 현명하다.
M5 세대는 안정적이지만 새로움이 없고, M6 세대는 혁신적이지만 불안하다.
게다가 시장 전체가 가격 상승세다.
환율이 오르면 애플 제품 가격은 거의 예외 없이 따라 오른다.
나는 지금 쓰고 있는 M2 맥북 에어를 최소 1년 더 사용할 생각이다.
M6 OLED 모델이 실제로 나왔을 때, 가격과 안정성이 어느 정도 잡히면 그때 옮겨 탈 것이다.
지금은 기다림이 곧 ‘가성비’다.
새 모델의 윤곽이 완전히 드러날 때까지, 손가락이 아닌 머리로 선택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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