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점심시간에 아이폰 소식을 정리해보다가, 한 가지 흥미로운 내용을 접했다. 단순히 새 모델이 나온다는 수준이 아니라, 애플이 인공지능 전략의 틀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시리가 조금씩 개선은 되었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었다.
애플이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모델과 손을 잡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식이 꽤 낯설게 다가왔다. 워낙 ‘독자 기술주의’가 강한 기업이라, 핵심 시스템을 외부와 협력한다는 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 서로 다른 철학이 만났다
애플은 공식적으로 “구글의 기술이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의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라이선스 계약이 아니라, 차세대 인공지능 플랫폼을 함께 설계하는 수준의 협력이다. 구글은 클라우드와 모델 기술을 제공하고, 애플은 그 위에 프라이버시 중심의 사용자 경험을 구축하는 구조다.
이 변화는 단순히 기술 교체가 아니다. 시리의 성능이 개선되는 건 물론이고, 사용자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앞으로의 시리는 일정과 메시지를 조합해 “오늘 미팅 장소까지 이동 시간은 25분 정도니까 지금 출발하면 좋겠어요” 같은 식으로 상황을 제안할 수 있다.
iOS 26.4 업데이트 이후 달라질 일상
현재 iOS 26.3 베타가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정식 버전은 1월 말쯤, 그리고 26.4 버전은 3월 전후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 시점부터 더욱 개인화된 시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미나이 기반의 완전한 통합은 올해 말쯤 순차적으로 진행될 거라고 한다.
이 시리는 기존과는 다르게 앱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회의 끝나면 바로 송금해줘”라고 말했을 때, 달력·메신저·은행 앱을 순차적으로 연결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상상만으로도 지금의 아이폰 사용 방식이 꽤 달라질 것 같다.
프라이버시와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식
AI가 고도화될수록 사용자 데이터의 중요성은 커진다. 그런데 애플은 이 민감한 영역에서 늘 철저하게 선을 그어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Private Cloud Computing)’을 강조했다.
이 기술은 구글의 대형 모델을 활용하되,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는 외부로 전송되지 않도록 설계된 구조다. 즉, 클라우드의 연산력은 빌리지만 데이터의 주권은 여전히 애플이 지키는 셈이다.
나 역시 오랜 기간 아이폰을 써오면서, 애플이 가장 잘하는 일이 ‘기술을 인간적인 방향으로 조율하는 것’이라는 걸 자주 느꼈다. 단순히 빠르거나 똑똑한 것보다,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드는 게 이들의 목표에 더 가깝다.
결국 중요한 건 사용자의 감정이다
나는 매일 아침 시리에게 날씨를 묻고, 퇴근길엔 “집 도착하면 불 꺼줘”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은 그 대화가 자연스럽다기보다, 정해진 명령어에 가까운 느낌이다. 만약 제미나이의 언어 이해력이 더해진다면, 그 대화가 진짜 ‘대화’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애플의 AI 전략은 결국 인간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데 초점이 있다. 스마트폰을 더 잘 쓰게 만드는 게 아니라, 기술이 사용자의 삶에 맞춰 변하도록 하는 방향이다. 이번 협력이 단순히 기술 제휴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조금은 낯설지만 분명 흥미로운 변화
구글과의 협력은 분명 이례적이다. 하지만 애플이 이렇게까지 움직인 건, 이제 AI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기기의 가치’를 결정짓는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중심의 시대가 저물고, AI 경험 중심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앞으로의 아이폰은 디자인이나 카메라보다, 얼마나 나를 이해하느냐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 변화의 첫 단계가 바로 이번 ‘제미나이 시리’다.
아직 직접 써보진 못했지만, 왠지 이번엔 꽤 큰 전환점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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