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레트로 디자인 라디오를 찾다 보면 선택지가 의외로 많지 않다. FM 라디오만 되는 제품은 단순하고, 블루투스까지 되는 제품은 가격이 훌쩍 올라간다. 필립스 100주년 기념이라는 말이 붙은 더 자넷은 딱 그 중간 지점에 있어 보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감성이 분명했고, 기능도 과하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직접 써봤다. 기대했던 부분과 그렇지 않았던 부분을 나눠서 정리해 본다.
1. 처음 꺼냈을 때 들었던 생각은 기대보다 차분했다
레트로 디자인 제품은 첫인상이 절반을 차지한다. 이 제품도 마찬가지다.
(1) 사진에서 기대했던 질감과 실제 느낌의 차이
① 디자인은 레트로지만 소재는 평범했다
- 1950년대 라디오를 떠올리게 하는 둥근 형태는 분명하다
- 다만 플라스틱 마감이 눈에 바로 들어오고 묵직한 인상은 아니다
- 가격대를 생각하면 손에 닿는 감촉에서 한 번 더 멈칫하게 된다
② 볼륨 노브는 무난하지만 특별하진 않았다
- 부드럽게 돌아가고 조작감은 안정적이다
- “좋은 촉감”이라는 설명까지는 아니고, 그냥 무난한 수준이다
③ 고정형 사용에 가까운 제품이라는 점은 위안이 된다
- 자주 들고 다니는 용도는 아니다
- 거실, 주방, 방 사이를 옮기는 정도라 마감에 대한 불만이 계속 쌓이진 않는다
이 단계에서 든 생각은 단순했다. 디자인으로 설득하려면 재질이나 디테일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다.
2. 배터리 구조는 분명히 장점으로 남는다
이 제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의외로 배터리였다.
(1) 교체 가능한 배터리라는 선택
① 3.65V 2,600mAh 배터리 구조
- 완충 기준으로 최대 15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 USB-C로 충전하고, 출력은 10W다
② 나사 고정 방식의 배터리 교체
- 수명이 다했을 때 통째로 버리는 구조가 아니다
- 분해 난이도도 높지 않아 장기 사용을 전제로 한 설계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③ 요즘 제품에서는 보기 드문 방향성
- 대부분은 배터리가 닳으면 제품 수명도 함께 끝난다
- 이 점 하나만 놓고 보면 오래 두고 쓰는 라디오에 어울리는 선택이다
이 부분만큼은 가격에 대한 불만을 조금 누그러뜨려 준다. 모든 면에서 불만족스러운 제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3. 인터페이스에서 가장 먼저 걸린 건 언어 문제였다
전원을 켜고 메뉴를 넘기는 순간, 생각보다 빨리 아쉬움이 온다.
(1) 한국어 지원 부재가 주는 거리감
① 유럽 언어 위주의 메뉴 구성
-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은 있지만 한국어는 없다
- 기능이 복잡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② 디스플레이에 한글 표시 불가
- 블루투스 기기 이름에 한글을 넣으면 깨진다
- 가격을 생각하면 성의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③ 단순한 사용성을 기대한 사람일수록 더 아쉽다
- 어르신용 선물로는 특히 부담이 된다
- 라디오라는 특성상 직관성이 중요한데 여기서 점수가 깎인다
이 지점에서 이 제품의 포지션이 모호해진다. 감성 제품이라기엔 디테일이 부족하고, 실용 제품이라기엔 배려가 모자라다.
4. FM 라디오는 무난하지만 표시 방식이 아쉽다
라디오가 중심인 제품이니 FM 성능은 중요하다.
(1) 수신과 조작은 큰 문제 없다
① 자동 스캔과 프리셋 저장
- 최대 20개까지 저장 가능하다
- 즐겨찾기 2개를 바로 지정할 수 있는 점은 편하다
② 안테나는 전통적인 방식
- 길게 뽑히는 외장 안테나다
- 디자인과는 어울리지만 공간에 따라 거슬릴 수 있다
③ 음질은 환경 영향을 많이 받는다
- 사무실이나 도심 실내에서는 노이즈가 섞일 수 있다
- 이건 제품보다는 FM 특성에 가깝다
(2) ‘No RadioText’ 표시는 계속 신경 쓰인다
① 방송국명이 뜨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있다
- 국내 FM 환경에서는 흔한 일이다
② 굳이 메시지를 띄울 필요는 있었을까
- 계속 화면에 남아 있어 시선이 간다
- 깔끔한 감성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마이너스다
라디오만 듣는 용도라면 큰 불만은 없지만, 감성 제품이라는 설명과는 살짝 어긋난다.
5. 블루투스 스피커로 쓰기엔 기대 조절이 필요하다
블루투스 기능은 이 제품을 2-in-1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다.
(1) 연결은 쉽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① 코덱 지원의 한계
- SBC와 AAC만 지원한다
- 안드로이드에서는 SBC로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② 곡 정보 표시가 없다
- 아티스트명이나 곡 제목이 표시되지 않는다
- 블루투스 기기 이름만 뜬다
③ 출력은 충분하지만 인상적인 소리는 아니다
- 2.5인치 풀레인지 스피커 한 개 구성이다
- 음량은 생각보다 올라가지만 음색은 평범하다
이 부분에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라디오 겸용 스피커”이지 “스피커 겸용 라디오”는 아니라는 점이다. 음악 감상을 주로 한다면 다른 선택지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6. 알람과 생활 기능은 덤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
알람, 슬립 타이머 같은 기능도 들어 있다.
(1) 있으면 쓰지만 없어도 그만인 수준
① 알람 방식 선택 가능
- 버저음 또는 FM 라디오로 설정 가능하다
② 버저음의 질감은 호불호가 갈린다
- 디지털 음원 느낌이 강하다
- 편안하게 깨어나는 용도로는 애매하다
③ 키친 타이머와 슬립 타이머
- 기능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 메인 용도로 쓰기보다는 부가 기능에 가깝다
이 제품을 시계나 알람 중심으로 고를 이유는 크지 않다.
7. 그래서 이 가격이 납득되느냐고 묻는다면
정가 99,000원, 할인 시 69,000원이라는 가격은 계속 머리에 남는다.
(1) 내가 느낀 가격에 대한 솔직한 판단
① 라디오만 보면 이해는 된다
- FM 라디오 계열 제품은 생각보다 비싸다
② 블루투스까지 기대하면 고민이 생긴다
- 같은 가격대에 소리가 더 나은 스피커가 많다
③ 개인적으로는 5만원대가 적당해 보였다
- 그 정도라면 아쉬움보다 이해가 앞섰을 것 같다
100주년 기념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기대치가 올라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 냉정하게 보게 된다.
마치며
필립스 더 자넷은 나쁜 제품은 아니다. 배터리 교체 구조나 USB-C 충전 같은 부분은 분명히 반갑다. 다만 레트로 감성을 기대하고,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겸해서 쓰려는 사람에게는 애매한 선택이 된다. 라디오를 주로 듣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책장 한 켠에 두고 쓸 생각이라면 고민해볼 수 있다. 반대로 음악 감상 비중이 높다면 다른 방향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결국 이 제품은 용도가 명확한 사람에게만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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