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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자기기 사용기

필립스 100주년 라디오 더 자넷, 7만원에 데려왔는데 왜 애매했을까

by 코스티COSTI 2026. 2. 10.

시작하며

레트로 디자인 라디오를 찾다 보면 선택지가 의외로 많지 않다. FM 라디오만 되는 제품은 단순하고, 블루투스까지 되는 제품은 가격이 훌쩍 올라간다. 필립스 100주년 기념이라는 말이 붙은 더 자넷은 딱 그 중간 지점에 있어 보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감성이 분명했고, 기능도 과하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직접 써봤다. 기대했던 부분과 그렇지 않았던 부분을 나눠서 정리해 본다.

 

1. 처음 꺼냈을 때 들었던 생각은 기대보다 차분했다

레트로 디자인 제품은 첫인상이 절반을 차지한다. 이 제품도 마찬가지다.

(1) 사진에서 기대했던 질감과 실제 느낌의 차이

① 디자인은 레트로지만 소재는 평범했다

  • 1950년대 라디오를 떠올리게 하는 둥근 형태는 분명하다
  • 다만 플라스틱 마감이 눈에 바로 들어오고 묵직한 인상은 아니다
  • 가격대를 생각하면 손에 닿는 감촉에서 한 번 더 멈칫하게 된다

② 볼륨 노브는 무난하지만 특별하진 않았다

  • 부드럽게 돌아가고 조작감은 안정적이다
  • “좋은 촉감”이라는 설명까지는 아니고, 그냥 무난한 수준이다

③ 고정형 사용에 가까운 제품이라는 점은 위안이 된다

  • 자주 들고 다니는 용도는 아니다
  • 거실, 주방, 방 사이를 옮기는 정도라 마감에 대한 불만이 계속 쌓이진 않는다

이 단계에서 든 생각은 단순했다. 디자인으로 설득하려면 재질이나 디테일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다.

 

2. 배터리 구조는 분명히 장점으로 남는다

이 제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의외로 배터리였다.

(1) 교체 가능한 배터리라는 선택

① 3.65V 2,600mAh 배터리 구조

  • 완충 기준으로 최대 15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 USB-C로 충전하고, 출력은 10W다

② 나사 고정 방식의 배터리 교체

  • 수명이 다했을 때 통째로 버리는 구조가 아니다
  • 분해 난이도도 높지 않아 장기 사용을 전제로 한 설계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③ 요즘 제품에서는 보기 드문 방향성

  • 대부분은 배터리가 닳으면 제품 수명도 함께 끝난다
  • 이 점 하나만 놓고 보면 오래 두고 쓰는 라디오에 어울리는 선택이다

이 부분만큼은 가격에 대한 불만을 조금 누그러뜨려 준다. 모든 면에서 불만족스러운 제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3. 인터페이스에서 가장 먼저 걸린 건 언어 문제였다

전원을 켜고 메뉴를 넘기는 순간, 생각보다 빨리 아쉬움이 온다.

(1) 한국어 지원 부재가 주는 거리감

① 유럽 언어 위주의 메뉴 구성

  •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은 있지만 한국어는 없다
  • 기능이 복잡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② 디스플레이에 한글 표시 불가

  • 블루투스 기기 이름에 한글을 넣으면 깨진다
  • 가격을 생각하면 성의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③ 단순한 사용성을 기대한 사람일수록 더 아쉽다

  • 어르신용 선물로는 특히 부담이 된다
  • 라디오라는 특성상 직관성이 중요한데 여기서 점수가 깎인다

이 지점에서 이 제품의 포지션이 모호해진다. 감성 제품이라기엔 디테일이 부족하고, 실용 제품이라기엔 배려가 모자라다.

 

4. FM 라디오는 무난하지만 표시 방식이 아쉽다

라디오가 중심인 제품이니 FM 성능은 중요하다.

(1) 수신과 조작은 큰 문제 없다

① 자동 스캔과 프리셋 저장

  • 최대 20개까지 저장 가능하다
  • 즐겨찾기 2개를 바로 지정할 수 있는 점은 편하다

② 안테나는 전통적인 방식

  • 길게 뽑히는 외장 안테나다
  • 디자인과는 어울리지만 공간에 따라 거슬릴 수 있다

③ 음질은 환경 영향을 많이 받는다

  • 사무실이나 도심 실내에서는 노이즈가 섞일 수 있다
  • 이건 제품보다는 FM 특성에 가깝다

(2) ‘No RadioText’ 표시는 계속 신경 쓰인다

① 방송국명이 뜨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있다

  • 국내 FM 환경에서는 흔한 일이다

② 굳이 메시지를 띄울 필요는 있었을까

  • 계속 화면에 남아 있어 시선이 간다
  • 깔끔한 감성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마이너스다

라디오만 듣는 용도라면 큰 불만은 없지만, 감성 제품이라는 설명과는 살짝 어긋난다.

 

5. 블루투스 스피커로 쓰기엔 기대 조절이 필요하다

블루투스 기능은 이 제품을 2-in-1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다.

(1) 연결은 쉽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① 코덱 지원의 한계

  • SBC와 AAC만 지원한다
  • 안드로이드에서는 SBC로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② 곡 정보 표시가 없다

  • 아티스트명이나 곡 제목이 표시되지 않는다
  • 블루투스 기기 이름만 뜬다

③ 출력은 충분하지만 인상적인 소리는 아니다

  • 2.5인치 풀레인지 스피커 한 개 구성이다
  • 음량은 생각보다 올라가지만 음색은 평범하다

이 부분에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라디오 겸용 스피커”이지 “스피커 겸용 라디오”는 아니라는 점이다. 음악 감상을 주로 한다면 다른 선택지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6. 알람과 생활 기능은 덤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

알람, 슬립 타이머 같은 기능도 들어 있다.

(1) 있으면 쓰지만 없어도 그만인 수준

① 알람 방식 선택 가능

  • 버저음 또는 FM 라디오로 설정 가능하다

② 버저음의 질감은 호불호가 갈린다

  • 디지털 음원 느낌이 강하다
  • 편안하게 깨어나는 용도로는 애매하다

③ 키친 타이머와 슬립 타이머

  • 기능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 메인 용도로 쓰기보다는 부가 기능에 가깝다

이 제품을 시계나 알람 중심으로 고를 이유는 크지 않다.

 

7. 그래서 이 가격이 납득되느냐고 묻는다면

정가 99,000원, 할인 시 69,000원이라는 가격은 계속 머리에 남는다.

(1) 내가 느낀 가격에 대한 솔직한 판단

① 라디오만 보면 이해는 된다

  • FM 라디오 계열 제품은 생각보다 비싸다

② 블루투스까지 기대하면 고민이 생긴다

  • 같은 가격대에 소리가 더 나은 스피커가 많다

③ 개인적으로는 5만원대가 적당해 보였다

  • 그 정도라면 아쉬움보다 이해가 앞섰을 것 같다

100주년 기념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기대치가 올라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 냉정하게 보게 된다.

 

마치며

필립스 더 자넷은 나쁜 제품은 아니다. 배터리 교체 구조나 USB-C 충전 같은 부분은 분명히 반갑다. 다만 레트로 감성을 기대하고,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겸해서 쓰려는 사람에게는 애매한 선택이 된다. 라디오를 주로 듣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책장 한 켠에 두고 쓸 생각이라면 고민해볼 수 있다. 반대로 음악 감상 비중이 높다면 다른 방향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결국 이 제품은 용도가 명확한 사람에게만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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