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2월 식탁은 조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름진 겨울 음식에서 벗어나면서도 아직은 찬 기운이 남아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글은 송은이가 준비했던 제철 채소 한상을 바탕으로, 집에서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핵심 재료는 단 세 가지다.
봄동, 겨울 무, 세발나물.
조리법은 복잡하지 않다. 대신 손질과 순서가 맛을 좌우한다. 나 역시 여러 번 해 보면서 “이건 이렇게 해야 덜 번거롭다”는 나름의 흐름이 생겼다. 그 순서대로 정리한다.
1. 소고기 무국은 이렇게 끓이면 맑고 시원하다
이날 한상의 중심은 소고기 무국이었다. 다른 반찬이 산뜻한 만큼, 국은 담백하면서 깊은 맛이 나야 균형이 맞는다.
(1) 고기부터 손보는 이유
① 먼저 데치면 국물이 훨씬 깔끔하다
- 소고기를 끓는 물에 한 번 데친다.
- 거품과 기름기를 제거한다.
- 찬물에 헹궈 불순물을 씻어낸다.
이 과정을 거치면 국물이 탁해질 확률이 줄어든다. 나는 처음에 이 과정을 생략했다가 국물 색이 흐려진 경험이 있다. 그 뒤로는 꼭 데친다.
② 물과 무의 비율은 이렇게 잡는다
- 소고기 200g 기준 물 2L
- 무는 고기와 비슷한 양
무는 두툼하게 썬다. 오래 끓이면 자연스럽게 투명해지고 단맛이 우러난다.
(2) 간은 한 번에 세게 하지 않는다
① 기본 간
- 국간장 2스푼
- 다진 마늘 1스푼
② 마지막 마무리
- 소금으로 세부 간 조절
- 후추 약간
간은 처음부터 강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에서 단맛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무가 투명해졌을 때 맛을 보고 마무리 간을 한다.
40대가 되니 이런 맑은 국이 더 자주 생각난다. 속이 편안한 느낌이 있어 다음 날 아침까지 부담이 없다.
2. 봄동은 두 가지로 나누면 식탁이 살아난다
봄동은 한 가지로만 쓰기 아쉽다. 무침과 주먹밥,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누면 활용도가 높다.
(1) 봄동 겉절이는 기름을 빼는 것이 포인트다
① 양념 기본 구성
- 간장 2스푼
- 매실액 1스푼
- 고춧가루 적당량
- 다진 마늘 약간
- 까나리액젓 소량
여기서 중요한 점은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지 않는 것이다. 봄동 특유의 산뜻함이 가려질 수 있다.
② 무칠 때 힘을 빼야 한다
- 손으로 가볍게 섞는다.
- 오래 치대지 않는다.
- 마지막에 깨를 올린다.
숨을 죽이려고 소금에 절이지 않아도 된다. 신선한 봄동은 그대로 무쳐도 충분히 부드럽다.
(2) 봄동 주먹밥은 물기 제거가 핵심이다
① 데칠 때의 요령
- 끓는 물에 소금 약간
- 짧게 데친 뒤 바로 찬물 헹굼
- 물기를 최대한 짜낸다
이 과정이 덜 되면 밥이 질어지고 모양이 흐트러진다. 나는 처음에 “이 정도면 되겠지” 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완전히 짜낸다.
② 밥과 섞는 재료
- 된장 1/2스푼
- 다진 마늘 약간
- 참치(물기 제거)
- 깨
밥은 뜨거운 상태보다는 한 김 식힌 뒤 섞는다. 손으로 조물조물 섞되, 세게 누르지 않는다. 그래야 식감이 살아 있다.
주먹밥은 크게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한입에 들어가는 크기가 맛의 균형이 좋다.
3. 세발나물은 샐러드처럼 가볍게 간다
세발나물은 자체적으로 은은한 짠맛이 있다. 그래서 양념을 과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 기본 소스는 단순하게
① 간장 베이스
- 간장 2스푼
- 올리고당 1스푼
- 참기름 약간
- 고춧가루 소량
② 섞는 순서
- 소스를 먼저 만든다.
- 세발나물을 넣고 가볍게 뒤적인다.
- 오래 무치지 않는다.
나는 세발나물을 샐러드처럼 생각한다. 숨을 죽이는 음식이 아니라 향을 즐기는 음식이다.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무치고 바로 낸다.
🍽️ 한상으로 차릴 때 이렇게 놓으면 균형이 좋다
- 가운데: 소고기 무국
- 한쪽: 봄동 겉절이
- 다른 쪽: 세발나물
- 앞쪽: 봄동 주먹밥
국이 중심을 잡고, 나머지가 색과 향을 더한다. 푸른색과 붉은색, 맑은 국물이 조화를 이룬다.
나는 이런 한상을 차릴 때 “누군가에게 내어도 괜찮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실제로 사무실에서 바쁜 직원들에게 내놓는다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구성이어야 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양념이 과하지 않고, 먹고 나서 속이 편안한 방향이 좋다.
마치며
송은이가 보여준 제철 한상의 핵심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다. 재료의 시기를 믿고, 과하게 꾸미지 않는 태도다.
봄동은 데쳐서 두 번 활용하고, 무는 국에서 단맛을 끌어내고, 세발나물은 가볍게 살린다.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2월 식탁은 충분히 달라진다.
집에 겨울 무 하나가 있다면, 오늘 저녁은 맑은 국부터 끓여보는 것도 좋다. 거기에 봄동 한 단을 더하면 식탁 분위기가 바뀐다. 제철 재료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한 번 해 보면 다음 해 이맘때 또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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