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나는 한동안 “설탕만 줄이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커피에 설탕을 안 넣고, 탄산음료를 끊고, 디저트를 줄이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런데도 식사 후 졸리고 집중이 안 되는 날이 반복됐다. 단맛은 거의 없는데 왜 이런 걸까. 그때부터 ‘겉으로 달지 않아 보이는 음식’들을 하나씩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 하루 당류 섭취를 총 섭취 열량의 10% 미만, 가능하면 5% 이하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많은 사람이 이 권고를 설탕이나 단 음료 중심으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문제는 ‘눈에 보이는 설탕’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제부터는 내가 식단을 바꾸며 가장 먼저 줄이게 된 음식들을 이야기해보겠다.
1. 가래떡이 달지 않은데 왜 피로감이 올까
단맛이 거의 없어서 방심하기 쉬운 음식이 바로 가래떡이다. 나도 예전에는 “설탕 안 들어가니까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1) 아침 출근길에 떡 하나 집어 들던 습관
공복에 간단하게 먹기 좋고, 포만감도 금방 느껴진다. 그런데 먹고 나면 1~2시간 뒤 이상하게 힘이 빠졌다.
① 흰쌀 전분이 빠르게 당으로 바뀌는 구조다
- 가래떡은 100% 흰쌀 전분이다.
- 입 안에서 침 속 효소에 의해 분해가 시작되고, 체내에서 빠르게 포도당 형태로 전환된다.
- 단맛이 없어도 혈당은 빠르게 오를 수 있다.
② 쫄깃한 식감이 오래 머무는 느낌을 만든다
- 점성이 높아 위에서 천천히 내려가는 느낌을 준다.
- 하지만 이미 분해는 시작된 상태라 체내 당 부담은 생각보다 빠르게 온다.
- 포만감은 길지만, 이후 피로감도 길게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이후 떡을 먹을 때는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삶은 달걀이나 채소를 곁들였다. 이렇게 조합을 바꾸니 확실히 급격한 컨디션 변화가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떡은 나쁘다”가 아니라, 공복 단독 섭취가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2. 짜장면을 먹고 나면 왜 그렇게 졸릴까
짜장면은 면 요리라서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내가 더 신경 쓰게 된 건 소스였다.
(1) 면보다 더 신경 쓰이는 짜장 소스
밖에서 먹는 짜장면은 대체로 맛이 강하다. 달고 짜고 기름지다. 이 조합이 문제다.
① 탄수화물, 당, 지방이 한 번에 들어온다
- 정제된 밀가루 면
- 소스에 들어가는 전분과 당류
- 기름에 볶은 재료와 지방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들어오면 체내 대사 부담이 커진다. 먹을 때는 만족스럽지만, 이후 무기력감이 오는 경우가 많다.
② 색을 내기 위한 첨가물도 변수다
- 일부 캐러멜 색소는 고온 가열 과정에서 생성된다.
- 해외에서는 특정 유형에 대해 사용 기준을 따로 두고 관리하고 있다.
-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아니더라도, 잦은 선택은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나는 짜장면을 완전히 끊지는 않았다. 대신 양을 줄이고, 면을 남기거나, 함께 나오는 단무지 대신 채소를 더 곁들이는 식으로 조정했다.
40대 이후에는 “먹고 나서 어떤 느낌이 남는가”가 선택 기준이 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맛보다 컨디션을 보는 나이가 된 셈이다.
3. 아침 식빵에 잼 바르는 습관을 바꾸게 된 이유
바쁜 날, 식빵 한 장에 잼을 발라 먹는 아침. 간편하고 익숙하다. 나도 오랫동안 그랬다.
(1) 공복 첫 끼가 하루 리듬을 좌우한다
아침은 공복 이후 첫 식사다. 이때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하루 에너지 흐름이 달라진다.
① 정제 밀가루와 당의 조합이다
- 흰 식빵은 정제된 밀가루 기반이다.
- 잼은 과일 농축액과 당이 주성분이다.
- 둘이 만나면 빠르게 흡수되는 구조가 된다.
② 여기에 지방까지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
- 버터를 함께 바르는 경우가 많다.
- 당과 지방이 동시에 들어오면 체내 처리 부담이 커진다.
-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고 허기가 빨리 오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
나는 식빵 대신 통곡물 기반 빵으로 바꾸고, 잼 대신 견과류나 달걀을 올렸다. 같은 빵이지만 조합을 바꾸니 오전 집중력이 훨씬 안정적이었다.
아침은 가볍게 먹는 게 목적이 아니라, 오전 시간을 버틸 수 있게 먹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
4. 아플 때 먹던 흰죽, 항상 좋은 선택일까
몸이 힘들 때 흰죽을 떠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도 그랬다.
(1) 부드럽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던 음식
넘기기 편하고 소화가 잘될 것 같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조리 과정을 생각해보면 또 다른 면이 보인다.
① 오래 끓인 흰쌀은 더 빠르게 흡수된다
- 전분이 많이 풀어진 상태다.
- 체내에서 비교적 빠르게 에너지원으로 전환된다.
- 공복 상태라면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② 급격한 오르내림이 더 지치게 할 수 있다
- 금방 힘이 나는 듯하지만, 이후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 어지럽고 허기진 느낌이 반복되면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나는 이후 흰죽 대신, 채소와 단백질을 조금 넣은 죽으로 바꿨다. 완전히 다른 음식은 아니지만, 구성은 달라졌다. 몸이 힘들수록 더 단순한 탄수화물만 넣는 선택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내가 식단을 바꾸며 세운 작은 원칙들
- 단맛이 없다고 안심하지 않는다.
- 공복에 정제 탄수화물 단독 섭취를 피한다.
- 탄수화물은 단백질, 채소와 함께 먹는다.
- 먹고 난 뒤의 컨디션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나는 간호학을 공부했던 경험이 있어 기본적인 대사 흐름을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고 거창한 이론을 따르지는 않는다. 결국은 내 몸 반응이 가장 정확한 지표다.
설탕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정제된 탄수화물과 조합이다.
마치며
우리는 달콤한 디저트만 경계한다. 그러나 문제는 “달지 않은데도 빠르게 에너지를 올렸다가 떨어뜨리는 음식”에 있을 수 있다.
가래떡, 짜장면, 식빵잼, 흰죽. 모두 익숙한 음식이다. 완전히 끊기보다는, 언제 어떻게 먹는지를 조정해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다음 식사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조합을 바꿔보길 권한다. 양을 줄이거나, 단백질을 더하거나, 공복에 피하는 것만으로도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건강은 비싼 것을 더하는 일이 아니라, 불필요한 급격함을 줄이는 선택에서 시작된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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