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2025년 현재 러시아는 전쟁, 제재, 경제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겹친 상황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러시아 MZ 세대는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새로운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직접 만나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치·경제·문화 전반에 걸친 러시아 청년들의 생각과 생활을 정리했다.
1.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여전히 위험한 나라
러시아 청년과의 대화에서 첫 번째로 느낀 건, 정치 주제는 아직도 조심스럽다는 점이다.
그는 "정권 비판은 곧 자기 인생을 걸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주변에도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1) 대놓고 말 못 하는 이유
정치와 군사 관련 발언은 SNS에서조차 금기다. 예전보다 검열이 강해졌고, '전쟁'이라는 단어 자체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대화할 때도 은어를 쓰거나 아예 다른 주제로 넘어간다고 했다.
(2)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 의지
그렇다고 무관심한 건 아니다.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지만, 그걸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렵다.
그는 "투표는 그냥 형식적인 절차"라며, 참여해도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2. 경제 상황이 일상에 미치는 체감 변화
러시아는 현재 서방 제재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내가 느끼기에도 그의 말 속에는 '사는 게 더 힘들어졌다'는 체감이 확실히 드러났다.
(1) 수입품 가격 폭등과 대체품 등장
그는 예전엔 쉽게 살 수 있었던 전자제품, 화장품, 식품들이 이제는 두세 배 가격이 됐다고 했다.
대신 중국, 터키, 인도산 제품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는데, 품질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2) 일자리와 월급의 불균형
월급은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 생활비는 훌쩍 뛰었다.
특히 IT나 엔지니어링처럼 외국계 프로젝트와 연결된 직종은 그나마 안정적인 편이지만, 소매·서비스업은 힘든 상황이다.
3. 문화와 일상, 그리고 의외의 여유 공간
정치·경제는 답답하지만, 문화생활은 오히려 다양해지고 있었다.
그는 "러시아 사람들은 힘들어도 놀 때는 논다"며 웃었다.
(1) 커피숍과 서점, 새로운 모임 공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대도시에는 여전히 새로운 카페와 서점이 생겨난다.
특히 독립출판 서점과 소규모 공연장은 젊은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가 되고 있었다.
(2) 해외 여행 대신 국내 여행
여행 제약으로 해외 대신 국내 명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는 최근 흑해 연안 소치에 다녀왔다고 하는데, 예전보다 훨씬 붐볐다고 했다.
4. 러시아 MZ 세대가 바라본 미래
마지막으로 그에게 "미래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었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다 이렇게 답했다.
"정치도, 경제도, 전쟁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산다."
(1) 생존 전략으로서의 개인주의
대부분의 또래가 자기 기술, 자기 네트워크를 키우는 데 집중한다고 했다.
언어를 배우거나, 온라인 프리랜스 일을 늘리는 식이다.
(2) 언젠가는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
해외 이주를 꿈꾸는 이들도 많다.
그는 당장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오면 나가고 싶다고 했다.
마치며
러시아 MZ 세대의 삶은 겉으로 보면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정치·경제 상황이 녹아 있다.
그들은 불만이 있어도 조심스럽게 살아가고,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자기만의 생존 전략을 세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어떤 나라든 청년 세대가 느끼는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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